욕심내지 않기
좋아하던 드라마 여주인공의 대사가 생각납니다.
“미련하게도 그에게 너무 많은 역할을 주었다. 그게 잘못이다.
그는 나의 애인이었고, 내 인생의 멘토였고, 내가 가야 할 길을 먼저 가는 선배였고, 우상이었고, 삶의 지표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이 욕조에 떨어지는 물보다 더 따뜻했다.
이건 분명한 배신이다.
…
이렇게 외로울 때 친구를 불러 도움을 받는 것조차 그에게서 배웠는데,
친구 앞에선 한없이 초라해지고, 작아져도, 된다는 것도 그에게 배웠는데,
날 이렇게 작고 약하게 만들어놓고, 그가 잔인하게 떠났다.”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 중에서)
마음속에서 내가 완전히 가는 방향이 다를 때,
그게 아니라고 싸울 때,
갈 길을 알면서도
그래도 이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헤어진 연인이지만 이 정도는 친구로서 잘 지낼 수 있지도 않을까,
친구 사이에 이 정도는 부탁할 수 있지 않을까,
일할 때 이 정도는 내가 눈감아도 되지 않을까,
내 마음이 외로운데 사랑하지 않아도 이 정도는 곁에 두어도 되지 않을까,
그런 이상한 타협점이 늘 내 곁을 맴돌 때,
둘 다 욕심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싶어요.
헤어진 연인이지만, 익숙하기에 더 아플 것이므로 멈춰야 하고
가장 친할수록 선을 지켜야 하고
내가 눈을 감았기에 큰 일을 막지 못하고,
마음이 외로워 누군가를 곁에 두는 건 나중에 꼭 후회할 일
그렇지만 답을 알기에 끊어내는 게 더 힘들어요.
하나를 유지하기에 다른 하나도 욕심난다면
그냥 놓아버리는 게 답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