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주 산문집, 소중했던 것들 중에서
한 때, 사람에게 받는 위로가 이것보다 더 클 수 있을까 생각할 만큼 큰 위안이 되었던 사람이 있다.
휴대전화 너머로 들려오던 단어의 조합들은 귀에 내려앉아 마음으로 자리 잡았다.
나는 네 옆에 있어야 하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어
네 편이 되어줄게, 언제나 네 삶을 응원할게 라는 책에서 흔히 책들에서 보이던 말들과 달랐다.
그 사람이 흔히 나에게 하던 말들과도 달랐었지.
옆에 있겠다고 하지 않고 스스로는 그런 사람이라고 내게 말해서,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다가 그러지 않을 수는 없다고 믿게 되어 버렸고.
지금 생각하면 재미있게도, 의심도 하지 않을 만큼,
나는 저 말이 너무 좋아서 그러려고 하지 않았는데도 마음의 빗장을 스스로 내려걸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사람은 내게 선배도, 연인도, 그냥 그 어떻게 정의할 존재가 아니었지만
그 당시 나에겐 나침반 같은 사람이었다.
그리고
내가 가장 그 사람이 필요했을 때에
그 사람은 내 옆에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 그때부터 그 사람은 내 옆에 없었다, 지금까지.
그래서 모두가 날 외면해도 무조건 내 편이 되어줄 어떤 사람이 어딘가에 있을 거라고 난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그 말의 힘은 믿는다.
이 많은 시간이 지나 더 이상은 그 사람이 내게 크나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이 순간에조차, 저 말을 듣던 그때의, 찰나의, 순간의 기억은 온전히 내 것이다.
적어도 그 말을 할 때의 그 사람이 내게 전달하려고 했던 그 순간, 그 단어들의 온도는 따뜻하였다고 믿는다.
그리고 이제는 말은 힘을 가지지만
사람은 그 말을 지키기엔 연약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지.
(회사 동료분이 공유해준 이기주 산문집 글귀를 듣고 떠오른 잔상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