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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진다, 시력!

 

by 소소산 Dec 28. 2024

숫자 두세 개를 물어보는 건강검진에서의 시력은 R 0.5, L 0.7이었다. 그러나 부등시로 인해 안경점을 찾았을 때, 듣게 된 시력은 R 0.1, L 0.4라는 전혀 다른 숫자. 0.1이라는 숫자는 두려움이 되어 내 마음을 짓누르기 시작했다. 마치 물을 맛있게 마셔 놓고 다음 날 토악질을 해대던 원효대사처럼, 시력을 0.5로 알고 있던 때는 느끼지 못했던 공포와 걱정이 밀려들었다.


라식으로 끔찍한 고생을 하고 있으니, 재수술은 꿈꾸지 못했다. 도서관에 존재하는 시력회복에 관한 책을 몽땅 읽었다. 읽은 책에 관한 서칭도 했다. 시력이 회복될 수 있다고 말하는 저자들은 대부분 일본 의사들이었다. 번역되어 나온 책이 이 정도라면, 실제로는 더 많은 책이 있을 수도 있었다.


신기한 것은 한국인 의사들은 극소수를 제외하고 입을 모아 말했다. 시력이 회복되는 방법 같은 것은 '시력 교정술' 말고는 없다고. 어쩌다 시력이 회복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의사가 아닌, 자신의 힘으로 시력을 회복했다고 말하는 '시력 회복 사업'에 뛰어든 사람들이었다. 내게는 수술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의사들보다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그들이 더 의사 같았다.


나는, 믿고 싶었다. 그리고 정말 믿고 있다. 세상에는 분명히 시력을 회복한 이들이 존재하니까. 무슨 일인가를 도모하려 할 때, 중요한 것은 믿음이라 했다. 나도 그들처럼 할 수 있다고, 시력이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나는 아직 노력해 보지 않은 거라고. 이제부터 부단히 애써 볼 요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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