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건, 따오기가 아니다. 애석하게도 잡힐 듯 잡힐 듯 그러나 결국 읽어낼 수 없는 글씨들이지. 그리 멀지 않음에도, 그렇게 흐릿하지 않은데도 식별할 수 없는 여러 간판들. 얼마나 더 노력하면 될까, 되긴 되는 걸까. 믿음 속에 피어오르곤 하는 의심과 불안. 하지만 멈출 수 없는 노력.
여러 가지를 시도했고, 어떤 것은 그만두었고 또 어떤 것은 지속하고 있다. 그중에서 미약하나마 시력에 도움이 된다고 느낀 방법은 딱 세 가지가 있다.
첫째, 몇 주만에 즉각적으로 효과를 느낀 것은 '가보르아이'다. 흐릿한 검은색 무늬 보기를 연습해서, 뇌가 흐릿한 부분을 보정해 주게 하여 또렷이 보는 원리라고 한다. 작은 글씨에는 효과가 있었고, 노안인 친구 또한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
둘째, 가급적 작은 글씨로 보는 것이다. 어떤 한의사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절판)을 어렵게 구해서 알게 된 방법이다. 이 책을 읽어보기 전까지는 보이지 않으면 오히려 모니터 글씨를 크게 해서 보곤 했는데, 반대로 볼 수 있는 가장 작은 크기로 설정하고 나니 눈이 편해짐을 느꼈다. 무엇보다 작은 크기로 근거리를 보다가 원거리로 초점을 바꾸었을 때, 크게 볼 때보다 덜 흐릿하게 보였다.
셋째, 가장 더딘 방법으로 시력회복 운동 기구가 있다. 이 기구를 선택한 것은 시력회복교실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사용하고 있는 기기라는 것과 아이의 시력회복에 효과를 보고 추천을 받아서 구입하게 되었다는 후기 때문이었다. 비록 그들처럼 드라마틱한 효과는 보지 못했으나, 미미하게 조금씩 더 잘 보인다고 느낄 때가 있다.
물론 하도 여러 가지 방법을 동시에 시도했기 때문에 어떤 방법의 덕택으로 조금이나마 더 잘 보게 된 것인지 확신할 수는 없다. 분명한 것은 안경을 쓸 뻔했던 위기를 넘기고, 집에서 쓰던 핀홀 안경마저도 집어던지고, 이제는 조금 편해졌다는 것이다. 이 적응이 그저 시간의 흐름 때문이 아닌 명백한 시력 향상 때문임을, 반드시 수치로써 증명해 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