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른 놈이 우물을 판다고, 이거라도 하면 마음이 좀 편해질까 해서 드디어 시작하게 된 명상. 그동안은 목이 덜 말랐던 탓일까. 이대로 당할 수만은 없어서, 이 기분을 이겨내야겠어서 결국 파낸 우물이었다. 오래전, 하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몇 권인가 책을 읽었었지만 좀처럼 실천이 되진 않았다.
코로나 시기, 사람을 만나지 못해 생긴 우울을 코로나 블루라고 하던데 그럼 이걸 비문증 블루라고 해야 하나. 명상이라도 하면 도움이 될 줄 알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굉장한 효과는 보지 못했다. 목이 말라 우물을 팠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끔 내리던 비 덕분에 이미 조금은 목을 축인 상태랄까. 광시증이 반복되자 두려움의 크기는 조금씩 작아졌고, 시력이 좋아지고 있다고 믿으면서 우울을 희망으로 바꿔나갔다.
그럼에도 여전히 매일 어설픈 명상을 하고 있는 건, 어둠 속 고요한 시간이 좋아서다. 눈을 감고 호흡하며 유리체 속 덩어리들이 뭉쳐지기 전 원래의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상상한다. 가까이 볼 때는 수정체가 두꺼워지고, 밀리 볼 때는 수정체가 얇아질 수 있기를 기도한다. 이런 걸 치유 명상이라고 하던데, 약 20여 분의 시간 동안 이렇게 뇌에게 말을 걸고 부탁한다.
"얘는 벌씨 자나?" 명상을 한 지가 벌써 몇 달 째인데, 아직도 엄마는 불 꺼진 방을 넘어다보며 같은 말을 내뱉는다. 그러고는 대체론 말없이 사라지지만, 때로는 "불 끄고 뭐 하냐?" 하는 물음을 남기기도 한다. 물론 나는 대답할 의지가 없고, 물은 엄마 역시 대답을 들을 생각은 없다. 질문을 던짐과 동시에 그녀의 모습은 이미 보이지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