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앵콜이 끝난 밤

[프롤로그] 거품이 사라진 뒤, 남은 따뜻함

by 소소연

공연이 끝났다.

마지막 심벌의 잔향이 공기 속으로 흩어졌다.

조명은 천천히 꺼지고, 사람들의 목소리가 여운처럼 남았다.

드럼 스틱을 내려놓자, 손끝이 아직도 진동했다.


“오늘은 진짜 마셔야지.”

누군가의 말에 웃으며 잔을 들었다.

우리 밴드의 올해 마지막 무대, 수고했어의 의미로.

거품이 넘치고, 잔이 부딪히고, 웃음이 터졌다.


그 밤은 늘 그랬다.

웃고 떠들다 보면 어느새 비워진 캔,

익숙한 취기, 무거워진 몸, 가벼워진 마음.

그리고 돌아와 어둠 속에 누우면 남는 건 이상한 공허뿐이었다.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나는 왜 매번 이 상태로 하루를 끝내는 걸까.


음악은 여전히 좋고, 사람도 좋다.

그런데도 매번 맥주로 위로받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가 뭘까.

그건 단지 술이 아니라,

누군가의 온기, 따뜻한 관계, 혹은 나 자신에게 닿지 못한 마음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날 새벽, 불을 끄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

머릿속에서 아직도 드럼의 리듬이 희미하게 돌고 있었다.

맥주의 거품이 사라진 자리엔

이상하게도 조용한 따뜻함이 남았다.


그리고 나는 속으로 말했다.

이제, 맥주 없는 하루를 살아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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