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락보다 용서가 쉽다네

우리 집에 들어온 낯선 오토바이의 이야기

by 소소연

결혼한 사람이 오토바이를 산다는 건,

한국에서 쉽지 않은 일이다.

위험하다는 이유로, 가족의 반대가 먼저 돌아온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인가 혁짱이

오토바이 사진과 영상을 슬쩍슬쩍 보여주기 시작했다.

겉으로 보기엔 “멋있어 보였나 보다” 하고 넘겼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건 조용한 예고편이었다.

우리 일상에 새로운 장면이 곧 들어올 거라는 신호.


그리고 정말로,

어느 날 갑자기 낯선 번호판 하나가

우리 집에 먼저 들어와 있었다.

기계보다 번호판이 먼저 도착한 이상한 하루.


‘성동0777.’


숫자만 달린 차갑고 낯선 금속 조각이

그날따라 유난히 크게 보였다.

나는 멍하니 번호판을 바라보다가

뒤늦게 혁짱의 한 마디를 들었다.


“출퇴근용이야.”


혁짱의 말은 짧았지만,

그 뒤에 담겨 있는 24시간의 리듬을 알고 있었다.


언론사 보도국은 언제나 새벽과 밤이 겹쳐 있는 곳.

새벽 조와 오후 조가 나뉘는 근무표,

대중교통과는 맞지 않는 출근길.


혁짱에게는

언제나 주차할 수 있고,

언제든 달릴 수 있는 이동수단이 필요했다.

그게 오토바이였던 거다.


하지만 세상은 말했다.

“그걸 어떻게 허락해? 제정신이야?”


나는 잠시 멈춰 생각해 보았다.

허락…?

그런 건 이미 지나간 뒤였다.


주차장 한편에 자리 잡고 있는 오토바이를

이제 와서 내보낼 수도 없었다.


그때 떠오른 말.

“허락보다 용서가 쉽다네.”


그렇다.

혁짱은 이미 사서 왔고,

나는 이미 함께 살고 있었다.


오토바이는 그렇게 조용히,

우리의 일상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어느새 노래가 되었다.


이 글은 단순한 오토바이의 기록이 아니다.

혁짱과 나의 생활,

우리가 마주한 세상,

그리고 그 속에서 흘러나온

작은 용기와 웃음의 조각들이다.


오늘도 광화문으로 향하는 혁짱,

그 길을 함께 하고 있는 공칠삼씨,

그리고 그 둘 사이를 잇는 노래.


이제 우리는 이 노래와 함께

조금 더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우리만의 길을 달려간다.







� 하단 OST 연결 : 공칠삼씨 - 공칠삼밴드

https://www.youtube.com/watch?v=2xJK-P_BxBI

공칠삼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