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에 당첨되고 기쁜 춘아재는 브런치 과거를 떠올린다
택배 박스가 온다는 알람을 받았다. 제목부터 누가 보낸 줄 알았기에 기다린 것은 비단결의 속도 작가님이 이벤트를 하신 와중에 당첨된 선물이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내 입장에서도 그리고 새로운 작가의 등장을 보면서 응원과 바라는 마음은 최근 유독 강했던 것 같다.
일단 우선 좋은 선물을 보내주신 작가님께 감사의 말씀을 보내면서 ~
"비단결의 속도 작가님 감사합니다. 보내주신 이벤트 선물은 잘 쓰도록 하겠습니다."
볼수록 귀여운 선물을 보면서 나의 브런치 일상이 떠올랐다. 정확히는 나와 함께 글을 올리던 작가님들은 어디 계실지. 생각이 많아졌다.
나의 브런치의 시작은 2020년 12월로 거슬러 간다. 비매품으로 만든 책을 관련해서 유튜브 인터뷰를 호기롭게 하고는 잠시 내가 글을 얼마나 썼는지? 간혹 보는 브런치라는 곳에서 수천 명의 구독자를 갖고, 얼마 되지 않아서 책을 출판하는 모습을 보고는 미리 써둔 원고 세 편을 올려서 어렵지 않게 브런치 작가 등록을 했다.
여러 번 도전해서 떨어지셨다는 분도 있지만, 사실 나는 이미 책 한 권 분량의 글을 내가 썼고, 퇴고하고, 비매품이라도 책을 만들었던 아마추어 습작생이었다. 또 휴직을 하면서 그 정도의 분량을 미리 원고를 써뒀기에 당시에 브런치 작가 등록이 어렵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내 첫 구독자는 날 인터뷰해 주신 낭송가 님이시고, 두 번째는 친구와 지인들이 줄 이어 구독해 줬다. 그렇다고 해도 10명을 넘기기 힘든 시기였다. '혹시 몇 달 만에 구독자가 1,000명이 되어서 책도 출판하고, 브런치 북이 되어서 연락이 올까?' 내심 그런 기대로 브런치를 올렸다.
그때 알았던 브런치 동기 작가들. 함께 댓글을 달면서 격려해 주던 분들은 뜸하게 올리시던지.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래도 김선 작가님은 책도 출판하시고, 내가 종종 조언도 구하는 듬직한 글동무시다. 그리고 내가 복서원을 하며 알게 된 글동무님들도 브런치에 몇 분 작가가 되셨다.
한 5년이 되었나? 이곳에 글을 올리기 시작한 것이. 그 사이에 관심이 가는 여러 작가분들이 있었고, 실제로 책을 출판하신 분들이나 좋은 글로 인연을 쌓인 분도 있지만, 차츰 글이 뜸해지는 것을 보면 솔직히 마음이 좀 허전하다. 그래도 내가 글을 올리면 좋아요를 눌러주시는 여러 작가님 글은 꼬박꼬박 읽고 있지만, 사실 내가 브런치를 계속할 수 있을지. 회의감이 드는 시기였다. 작년에는 실제로 접으려고 마음도 먹었으니까. 이런 마음은 좀 오래된 고민이지만, 1주에 1편은 올리겠다는 다짐으로 여태 버티는 중이었다.
아마 다른 작가님들도 오랜 기다림과 현실에 고충이 있기에 글이 밀리고, 브런치에서 격려 안내문이 오는 것이겠지. 그리고 차츰 브런치를 떠나는 것은 아닐지. 다른 사람들이 몰라서 그렇지 나의 글을 보면 금방 알아줄 거라는 오만 섞인 자신감. 또 나만의 글 스타일을 고집하는 것도 새로운 작가들 글에서 보이긴 하지만, 나는 또 그러지 않았나 싶은 마음에 뜨끔했다.
오늘도 내 글을 좋아해 주는 작가분들의 글도 읽지만, 새로운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나도 바뀌어야 하는지를 생각했다. 그래서 제법 많은 변화를 주었고, 주로 나는 이 작가라는 캐릭터와 춘아재라는 분위기로 이춘노라는 본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다시금 2020년 12월 23일에 생각했던 내가 글을 쓰는 이유를 생각했다. 단순하게 유명해지고 싶어서 글을 쓴 것은 아니지만, 나는 왜 이렇게 갈등하는지. 깊은 고민 하다 아침에 결심하듯이 생각한다.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글을 써서 나은 작품으로 진짜 작가가 되겠다고 말이다.
물론 그러기에는 혼자는 힘들다. 브런치는 아마 그런 나를 위한 아니, 우리들의 공간 아닐지? 그리고 그 나약한 나를 지탱해 주는 것은 내 글을 읽는 독자이자. 작가님들 아닐까? 크리스마스 날 새롭게 다짐해 본다.
"작가님들 힘내시고, 더 열심히 글을 써봅니다. 우린 그러려고 존재하는 어쩔 수 없는 사람들이니까요."
그렇게 오늘은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