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라고 생각될 때.
일이 바쁘고 마음에 여유가 없어 늘 오시겠다는 엄마의 약속을 계속 미뤄왔다.
내내 마음이 쓰여 시간을 내었다.
온전한 하루를 비우고 나의 인생을 주신 엄마를 만나러 서울로 향했다. 우와. 앞이 빵 뚫린 모습이 마냥 신기하여 찰칵! 30분도 안돼 사라질 앵글 안의 나는 대단히 대단한 사람이 된 듯한 신기한 기분이었다.
기사님~ 달려요~~!!
예약한 식당에 가서 오랫동안 술과 밥을 먹으며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사는 게 머야?"
엄마는 고민을 하시다 말씀하셨다.
"음… 즐겁게 살기 위해 자기의 환경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아닐까?"
"하지만… 내가 목표한 대로 잘 안 만들어질 땐 조바심도 많이 나고, 나를 자꾸 의심하게 돼. 엄마도 그래?"
"그렇지... 엄만 그땐 시간을 벌어.. 좋아하는 거 하고 좋아하는 사람 만나면서…
그러다 보면 또 만들 수 있는 힘도 나고 기회도 오고 그렇더라."
두리뭉실하지만 지금 나에겐 명쾌했다.
" 엄마가 생각할 때 나는 어떤 사람인 것 같아?"
당황한 엄마는 잠시 생각해 보신다고 하셨다.
"엄마가 어떤 사람이라고 하면 난 진짜 그런 사람 일 것 같아! 말 해조~~"
(용기가 필요한 요즘이라 이렇게라도 절대적인 사람에게서 힘을 얻고 싶었다.)
넌 꿈이 많은 애지…
네 꿈만큼 하고 싶은 거 다하고 살아.
원하는 거 다 이뤄가며 기쁘고 재밌고 예쁘게 살아 막내야~
——
오늘도 찾아간 나에게 엄마는 내 달걀 껍질을 콱 한번 쪼아주셨다.
끝을 맺을 땐 정리하듯 엄마에게 말하는 습관의 기회가 적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 무척 두렵다.
엄마는 그 끝에 다시 시작이 있으니 아무 염려 말라하신다. 애끓지 말라는 엄마.
네!
엄마!
생명 가득히 하고 싶은 거 꼼꼼히 다 이루며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