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그렇게 어른이 되어가는 이야기 005
가을, 돗자리, 한강.
남편과 사귀기 시작한 지 얼마 안되었을 때다. 아마 그랬다.
비밀연애 중인 그와 소그룹 모임을 한강에서 하게 된다. 오호라, '그'라고 쓰니 제법 연애소설 같구나. 날이 참 좋다. 남녀가 함께 모여 게임을 한다. 연애할 때 제법 준비성이 철저했던 남편은 이런저런 게임과 놀거리들을 많이 준비해왔다.
오랜 시간이 흘러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누군가 남편에게 질문을 했다. 게임을 하다가 였는지 아니면 대화 중이었는지 아무튼 그랬다. 정확한 건 '서른'에 대한 이야기였다. 키워드는 나이, 서른, 여자.
글쎄, 어려서부터 서른 살이 되면
더 많은 걸 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
여자 나이 서른도 좋은 것 같아.
매력적이잖아.
그때부터다. 서른이라는 숫자가 제법 좋아졌다. 덕분에 나이 먹는 서러움이 아닌 조금 더 성장하길 기대하는 서른을 맞이할 수 있었다. 나이가 들고 삶을 살아내는 만큼 그렇게 어른이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