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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기농 후추 Mar 13. 2023

강원도의 시간은 조금 느리게 흐른다

서울쥐 시골쥐 되다




* 이 글은 작년에 쓰여진 글입니다 *



나는 잠실에서 한참 오래 산 서울 토박이이다.


잠실에서 초등학생 때부터 성인이 되고도 한참 동안 살았으니 꽤 오랜 기간이다.


그런 내가 최근 강원도로 이사를 왔다.


올해 4월부터 이곳에서 직장생활을 했으니 벌써 약 한 해 정도는 강원도에서 보낸 것이다.


내가 사는 이곳은 카페가 저녁 7시 혹은 늦어도 9시 즈음엔 영업종료이다. 본래 24시간 카페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정말 지구 종말 수준의 벌칙이 아닐 수 없다.


이곳은 밤도 빨리 찾아오는 느낌이다.


조용해서 좋지만 한동안 나는 적응하기 어려웠다.


버스를 타고 한창 더 시골스러운 곳에 갈 때면 약간의 현타가 왔다.


‘나 지금 여기서 뭐하는 거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집보다 같은 가격 대비 훨씬 퀄리티 좋은 곳에 살면서 이전보다 마음의 안정을 찾은 것 같다. 이렇게나 개인 공간은 누구에게나 중요하다.






좋아하는 카페에서 카페라떼도 마시고 뱅쇼도 마시고 하면서 시간 보내는 것을 즐겨한다.


나름 내가 강원도에서 살아가는 방식이다.


카페는 원래 좋아했지만 이곳은 차를 타고 나가면 좀 더 이색적인 카페도 많기 때문에 요즘은 운전 연습도 하고 있다.






언젠가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처음 갔던 카페는 우리 집에서 꽤나 먼 곳이었지만 동네 프랜차이즈 카페와는 달라서 또 좋았다.


가격은 좀 사악했지만 커피 맛도 나름 괜찮았다.






그 카페에서 마셨던 커피다.







최근에는 김장도 했는데, 정말 내가 시골쥐가 다 되었구나 생각도 들었다.


이모네 개와 산책하고 뛰어놀고 힐링 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강원도다.


솔직히 이따금씩 내가 좋아하고 자주 갔던 잠실 교보문고와 화려한 백화점, 사람들의 왁자지껄한 분위기 등이 그립지만... 왠지 지금의 나는 시골쥐가 다 되어서 오래간만에 서울을 가면 또 정신없을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하나둘씩 내가 사는 지역이 발전하는 것을 보다보면 이곳이 조금씩 더 좋아진다.


나의 강원도 살이는 이렇게 계속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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