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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크 Feb 18. 2020

어쩌다, 델리

나는 어쩌다 델리에 살게 되었나.


스물둘, 55L짜리 배낭을 메고 처음 만났던 인크레더블 인디아. 스물일곱에 이삿짐을 들고 다시 찾아왔다. 이번에는 여행이 아니라 살러왔다. 더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델리에서 나는 직장인이 되었다.


“오래 보아야 예쁘다. 너도 그렇다.”

인도를 여행하는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델리를 시끄럽고, 혼란스럽고, 사기꾼들이 많은 악명 높은 도시로 기억한다. 그래서일까, 많은 여행자들에게 델리는 북인도를 여행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들려야 하는 도시일 뿐이다. 하지만 이게 진짜 델리의 전부일까?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델리는 인도 전역의 문화를 만날 수 있는, 수천 년의 역사와 현재가 공존하는 매력적인 도시이다.


수백 년 된 이슬람 사원과 힌두 사원, 시크 사원이 서로 이웃하고 있는 도시이자, 길거리 짜이에서부터 고급스러운 프리미엄 수제 맥주, 20루피짜리 탈리 정식에서부터 미슐랭 스타의 고급 레스토랑까지 다양한 음식을 만나볼 수 있는 매력적인 도시이다. 건축은 또 어떻고. 오래된 무굴 양식의 고성과 함께 영국식 주택까지 다양한 건축양식이 함께 공존한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델리는 한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는 도시이다. 델리는 계절에 따라, 지역에 따라 매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지긋지긋하다가도 다시 뒤돌아보게 만드는 묘한 매력의 도시. 이런 델리의 숨겨진 매력을 제대로 알려주고 싶다.  


이 매거진은 생활자와 여행자 그 사이 어디에선가 쓰인 글들로 이루어져 있다. 델리에서 일하는 직장인으로 남들과 다르지 않은 단짠단짠의 회사생활을 했고, 퇴근하고는 델리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델리의 숨겨진 매력을 찾았다. 한 달에 한 번은 월간 여행이라는 이름으로 인도 곳곳을 여행했다. 델리에서 인도 사람들과 함께 인도가 마주하고 있는 사회, 경제,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하던 20대 여성의 델리 살이. 델리의 숨겨진 매력에 대해 써 내려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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