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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크 Feb 18. 2020

카오스인가 아니면 적절한 타협의 결과인가

인도 도로에 대한 고찰

Chaos 혹은 negotiable?
인도의 도로는 카오스 같다는 말을 많이 한다. 차선도 신호도 소용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차선 도로에서 3대의 차량이 나란히 운전하는 경우도 많고, 여기저기서 1-2초 간격으로 경적을 울려댄다. 도로에는 갑자기 튀어나오는 소, 오토바이, 삼륜차, 사이클 릭샤까지 모든 교통수단이 뒤엉켜서 얼핏 보면 정말 혼돈 그 자체로 보인다.
나도 오랫동안 그렇게 생각했다. '아니 어떻게 이렇게 엉망진창일 수 있지?'


그 생각이 바뀐 건 테드 톡에서 한 사회학자의 강연을 듣고 나서부터다.
연사는 말한다, 사실 인도에서 자동차 중심의 차선은 무의미하다고. 자동차가 주요 교통수단인 선진국에게는 자동차 전용도로가 적합하겠지만, 인도처럼 차, 이륜차, 오토릭샤, 사이클 릭샤, 가끔은 소가 끄는 달구지까지 다양한 교통수단이 함께 공존하는 곳에서는 자동차 중심으로 만들어진 도로가 선진국처럼 이용되기란 좀처럼 어려운 일이라고 말이다. 경적소리는 내가 여기 있고 곧 거기로 갈 거라는 의사소통의 수단이 된다. 오토릭샤는 앞서가는 사이클 릭샤와의 속도 차이로 차선을 넘나들며 운전을 할 수밖에 없다. 사실 인도의 도로는 카오스가 아니라 다양한 교통수단들이 합의와 조율로 만들어낸 인도만의 독특한 공간인 것이다.  


사진은 오늘 또 없는 차선 만들어 달리시던 우리 오토릭샤 아저씨. 또 그 앞에는 보행자들.

사족. 인도의 도로가 안전하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다. 인도의 교통사고 발생률과 사망률은 매우 높다. 특히 보행자 통행로가 매우 드물고, 안전에 대한 의식도 낮은 편(택시 한 500번타봤는데 500번 다 안전벨트가 없음. 2번은 사이드미러도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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