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처음을 수집하는 사람이다.
무언가를 배우기로 결심한 전날 밤, 괜히 설레고 괜히 겁이 나는 그 기묘한 온도를 사랑한다. 아직 아무것도 해내지 않았지만, 이미 조금 달라진 나를 느끼는 순간. 나는 그 미세한 변화를 오래 붙들어 두는 편이다.
한 가지 일을 1년 이상 반복하면 어느 정도 익숙해질 수 있다는 걸 안다. 어쩌면 그 시간을 하나의 일에 바쳤다면 중수쯤은 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 시간을 하나의 완성 대신 열 개의 시작으로 흘려 보내는 사람이다.
나의 처음은 늘 서툴고 실수 투성이다. 모든 행동이 어색하고, 손은 자주 멈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버티며 작은 깨달음을 얻어내는 나의 모습이 애틋하다. 잘해서가 아니라, 배우고 있어서다.
‘처음’이라는 감정은 사람마다 다르게 다가온다. 어떤 이에게는 두려움이고, 어떤 이에게는 설렘일 것이다. 나에게 처음은 가능성이다. 아직 설명되지 않은 나, 아직 굳어지지 않은 나를 만나는 시간.
나는 무언가를 완벽히 터득한 사람이기보다, 늘 배워가는 사람에 가깝다. 배우는 것을 취미로 삼은 사람은 인생을 사랑할 수 밖에 없다. 어쩌면 그것이 내가 나와 나의 인생을 사랑하는 방식일지도 모르겠다.
일단 시작하기가 취미인 사람의 나의 모든 ‘처음’ 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