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영웅 Aug 20. 2017

넷플릭스를 읽다

콘텐츠가 왕인가 플랫폼이 왕인가

넷플릭스를 읽다.


페이스북이 싸이월드를 뒤집었다.

인스타그램 필터는 카메라 화질 경쟁을 일축시켰다.

스타벅스는 엔젤리너스와 카페베네를 떨어트렸다.

그리고 현재 지점 하나 없는 카카오 뱅크가 판을 흔들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이런 현상을 "Netflixed" (넷플릭스 하다)라고 표현한다. 새로운 혁신 서비스 탄생으로 기존 정통의 비즈니스 모델이 붕괴되는 현상을 뜻한다. 오프라인 비디오 대여점을 운영하는 블록버스터를 온라인 DVD 우편 대여라는 서비스로 넘어섰고 미국 최대 케이블 TV 컴캐스트 고객들은 넷플릭스의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로 옮겨왔다. 


2016년 1월 7일 넷플릭스가 한국에 진출했다. 국내의 미디어&콘텐츠 그룹은 긴장했고 대책 마련에 우왕좌왕했다. 그들은 생각보다 잔잔하게 입성했다. 발 빠른 얼리어답터와 미드를 즐기는 일부 팬들이 넷플릭스에 옮겨갔을 뿐 국내 OTT 서비스에 비해 가입자 수는 한참 모자랐다. 모두 안심하는 분위기였다. 그리고 넷플릭스가 한국에 진출한 지 1년이 지나고 개봉한 옥자는 결코 잔잔하지 않았다. (개봉일 : 2017년 6월 29일) 앞으로 세 번 남았다. 국내 유료채널 서비스 가입자의 코드커팅(cord cutting, 유료방송 가입 해지)을 일으키는데 필요한 횟수다.


넷플릭스 1세대 서비스 "DVD 우편 대여 서비스"

온라인 스토어에서 원하는 영화를 선택하면 원하는 장소로 배송을 해준다. 배송은 우체국을 통해 진행했다. 영화를 다 보고 배송받았던 봉투에 다시 담아서 우편을 보내면 리스트에 넣어놨던 다음 영화가 배송된다. 당시 블록버스터는 비디오 대여점 체인 사업을 운영하고 있었다. 넷플릭스가 나타기전까지 온라인 스토어도 없었고 무조건 매장에 가서 신작을 빌리기 위한 전쟁을 치러야 했다.

넷플릭스 2세대 서비스 "온라인 스트리밍 OTT 서비스"

OTT (Over the Top) = "Top" 은 셋톱박스를 의미 

콘텐츠 사업자가 직접 인터넷을 통해 TV, 모바일 가리지 않고 모든 디바이스에서 보고 싶은 영상을 소비할 수 있는 N스크린 기반 서비스 제공 

(N스크린 : 하나의 콘텐츠를 N개 즉 사용자가 원하는 모든 기기에서 연속적으로 즐길 수 있는 기술이다. 동영상이나 음악 그리고 전자책 등은 이미 표준화된 포맷을 가지고 있음으로 화면의 크기에 상관없이 스크리닝 된다.)



넷플릭스의 창업자 헤이스팅스는 이렇게 말했다.

“넷플릭스는 두 가지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이용자에게 넷플릭스가 할 수 있는 모든 기술적인 편리함을 제공하여 동영상을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고 둘째는 흥행할 콘텐츠에 투자하여 고객에게 재미로 돌려주는 것입니다.”


헤이스팅스가 말하는 첫째는 그 누구도 쫓아올 수 없는 기술로 소비자를 젖게 만든다는 것이다. 해당 서비스의 편리함과 뛰어남을 경험한 소비자는 쉽게 다른 서비스로 이동하지 못한다. 둘째는 바로 그 기술에 흠뻑 젖어볼 수 있도록 흥미로운 콘텐츠 쏟아붓는 것이다. DVD 대여 업체에 불과했던 넷플릭스는 설립 10년 만에 미국 유료방송의 코드커팅(cord cutting, 유료방송 가입 해지)을 이룬다.


넷플릭스 제1의 목표는 끊임없는 신규가입을 통한 수익 창출이다. 고객이 왕이고 고객이 마법이다. 그들은 가지고 올 수 없는 콘텐츠를 가지 오게 하고 만들 수 없을 것 같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한다. 이들의 화려한 성적을 보기 전에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넷플릭스의 역사를 한번 짚어 나가보고 싶었다. 하나하나 음미하다 보면 이와 같은 질문들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현재 우리들의 기업은 충분히 혁신적인가? 넷플릭스와 비교하면 어떤 단계에 와있을까? 고객을 하나의 알고리즘으로만 보고 있지는 않을까? 블록버스터와 같은 훌륭한 경쟁자가 있는가? 오리지널 콘텐츠는 답인가? 문화는 어떻게 만드는가?




넷플릭스의 창업 배경

1997년 헤이스팅스와 랜돌프는 서로를 마주 본다. 랜돌프는 자신이 받은 우편인 빨간 봉투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둘은 긴장하며 맥가이버칼로 봉투를 갈랐고 반짝이는 DVD를 확인했다. 상태는 완벽했고 영화는 문제없이 재생되었다. 둘은 마주 보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해볼 만하겠는데? 비디오 데이프는 개당 재고비용이 65~80달러가 들고 부피가 커서 배송비가 너무 높았다. 하지만 DVD는 이러한 리스크들을 대폭 줄여줬다.

이 둘은 아직 젊었고 기존 기업을 매각하면서 어느 정도 자본금도 있었다. 그들에게 필요한 건 반짝 반짝이는 아이디어였다. 스코츠벨리의 주차장에서 그 둘은 항상 하는 인사가 있었다. " 이봐,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랐어"

비디오 서비스도 결국 온라인 서점 아마존이 지배하는 도서 시장과 같은 길을 걸으리라 판단했다. 미국에서 가장 큰 비디오 대여 업체인 블록 버스터와 할리우드 비디오는 기존 매장의 수익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걱정에 온라인 사업에는 관심조차 없었다. 이 둘은 탁월한 사업가였고 시대가 기회를 만들어줬다.

(아폴로 13호라는 영화를 빌려보다가 연체를 했는데 빌린 금액보다 연체료를 더 비싸게 물고 화가 나서 창업했다는 이야기는 회사가 만들어낸 루머일 뿐이니 웃고 넘어가자)


넷플릭스와 블록버스터의 싸움

블록버스터는 미국 대부분의 오프라인 비디오 대여점을 진두지휘하는 영화산업의 거대 서비스 기업이었다. 우리가 흔히 불렀던 비디오테이프(VHS : Video Home System)를 빌려주는 대여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넷플릭스가 97년 창업할 당시 블록버스터는 2,000만 회원을 보유하고 있었고 6500개의 매장을 거느리고 있었으며 기업 시가 총액은 26억 달러에 이르렀다. 이때까지만 해도 청바지에 티셔츠를 입고 피자로 식사를 때우는 열몇 명의 넷플릭스가 블록버스터를 때릴 거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넷플릭스가 아마존과 같이 몸이 가지 않아도 내가 원하는 품목이 집 앞으로 배송되는 서비스를 구현하자.  자연스럽게 고객이 몰리게 되었다. 당시 DVD의 효용성은 비디오테이프를 뛰어넘어 빠르게 보급되고 있었다. 


블록버스터는 잠시 고민한다. VHS -> DVD로 넘어가려면 그들이 가지고 있는 어마어마한 재고를 모두 DVD로 변환하는데 큰 비용이 들었고 기존 VHS플레이어 사용자들을 위해 일정량의 재고까지 감당해야 했다. 게다가 서비스 중심을 온라인으로 옮기게 되면 메인 비즈니스인 오프라인을 다 죽여야 했다. 하지만 시장은 크기는 여전히 오프라인 비디오 시장이 컸고 시장분석 자료를 보면 DVD 대여 시장은 성장에 한계가 있을 거라는 예측이 속속히 나오고 있었다. 오프라인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조금씩 온라인 사업을 시도해도 늦지 않을 거라는 판단이었다. 오판이었다. 그들은 계산에서 넷플릭스의 존재를 철저히 무시했다. 


넷플릭스는 그 당시 수천만 달러의 마이너스 성장에도 불고하고 시장의 성장에 자본을 퍼부었다. 당신 출시되는 모든 DVD 플레이어에 넷플릭스 1개월 무료 이용권을 필수항목으로 첨부하였다. 2000년 넷플릭스는 무료 이용권으로 인해 5,000만 달러의 부채에 시달리며 가입자를 늘려왔다. 미친 스타트업은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시장을 가속화시킨다. 누구도 계산할 수 없는 스타트업 가속의 법칙이다.


2000년도에 진입하자 DVD 플레이어는 이미 1000만 대가 보급되었고 영화사들은 모든 영화를 DVD에 담기 시작했다. 블록버스터는 결국 2004년이 되어서야 블록버스터 온라인을 출범한다. 최대한 넷플릭스와 똑같게 가격은 더 낮게를 지향했다. 하지만 이미 고객은 넷플릭스의 서비스에 취해있었고 그에 비해 노하우 없이 따라 하기 급급한 블록버스터 온라인에서는 무료쿠폰만 이용할 뿐이었다.


2006년 블록버스터는 결국 오프라인을 희생시키는 온오프라인 통합 회원제 서비스를 오픈한다. 기업을 갈아엎겠다는 의지였고 오프라인이 없는 넷플릭스에게는 치명적인 한방이었다. 고객들은 온라인으로 받은 영화를 근처 대여점에서 편리하게 반납할 수 있었고 온라인에서 고른 영화를 근처 대여점으로 손쉽게 빌릴 수 있었다. 이때 넷플릭스는 바람 앞의 등불이었고 블록버스터에 찾아가 치밀한 협상을 벌 일정도로 절박했다.


블록버스터로 승기가 거의 기울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치명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온오프라인 서비스를 진두지휘하는 CEO 존 안티오코가 이익에 눈이 먼 대주주와의 싸움으로 회사를 갑자기 떠나게 된 것이다. 사실 블록버스터의 통합 회원제는 한 명의 고객을 유치할 때마다 매장의 수익을 2달러씩 갉아먹는 위험한 거래였다. 장기간 수익성을 관리하며 완급을 조절해줘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전략을 실행 중에 CEO가 떠나버린 것이다. 위태로운 블록버스터에 새로 부임한 CEO 짐 키스는 오프라인 매장 전문가였다. 그는 적자 경영을 종료시키겠다고 큰 소리를 친 후 다시 오프라인 중심 서비스로 회귀한다. 하지만 이미 오프라인 시장의 해는 저물고 있었고 어떤 극약을 처방해도 떨어지는 매출은 살릴 수 없었다. 2010년 그들은 결국 파산한다.


블록버스터는 넷플릭스와 싸우는데 5억 달러의 비용을 들였고 그 결과 1000만 명에 달하는 DVD 대여 고객을 형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블록버스터의 파산으로 그들이 모은 대부분의 고객이 넷플릭스로 이동하게 된다. 넷플릭스는 시장 확대에 필요한 마케팅 자본을 경쟁사로부터 획득했고 고객이라는 날개를 단 넷플릭스는 이때부터 고속 성장을 이루게 된다.


<위기의 넷플릭스>

기업의 체질을 변화시킨 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기회가 왔을 때 빠르게 변화하지 않으면 결국 파국이 찾아온다는 것을 블록버스터와의 경쟁을 통해 빠르게 깨닫는다. 넷플릭스는 2007년 스트리밍 서비스에 전력투구를 하게 된다. 시장의 네트워크 환경이 무르익을 때까지 최적화를 진행했고 꾸준히 작품들을 계약하여 라이브러리를 채워나갔다. 초기 DVD회원들에게 스트리밍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며 자연스럽게 서비스 이민을 장려했고 고객의 만족도는 나날이 높아져갔다. 그리고 2011년 넷플릭스는 결국 DVD 사업부는 퀵스터라는 회사로 분리하고 넷플릭스는 스트리밍 사업을 장려하겠다고 선언한다. 그 과정에서 서비스에 젖어있던 고객들이 애용하는 기능들을 예고 없이 삭제했고 DVD 대여 가격 또한 인상하게 된다. 고객들은 가장 친한 친구에게 배신당한 고통을 느끼며 빠르게 서비스에서 이탈해나갔다. 넷플릭스의 빨간 봉투는 그들의 손때 묻은 추억이었다. 수많은 서비스가 그들을 회유했지만 넷플릭스를 가족이라고 생각하며 버리지 않았던 고객들이었다. 그런 넷플릭스가 사소한? 이익을 위해 자신들을 내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배신감은 더욱 컸다. 넷플릭스는 빠르게 위기를 수습해 나갔지만 예전과 같은 모습을 찾기에는 이미 너무 장성한 자식이 되어있었다.


고객들의 반발은 있었지만 당시 넷플릭스가 빠르게 스트리밍으로 옮겨오지 못했다면 지금 우리는 옥자를 볼 수 있었을까? 블록버스터와 같은 절차를 밟았을지도 모른다. VHS는 30년을 영위했지만 DVD는 10년도 안되어 스트리밍에 자리를 내주어야 했다. 당시 디즈니, 파라마운트, 월마트, 아마존, 애플 등이 스트리밍 시장에 뛰어들며 시장을 막 집어삼키려고 준비하고 있던 춘추전국 시기였다. 기술혁신은 느린 기업을 용서하지 않았다. 넷플릭스의 결단은 부드럽지 못했지만 적중한 시기의 옳은 결정이었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 프로젝트는 2000년도 초반부터 진행되어왔다. 

넷플릭스가 대규모 사용자를 모집해 몸집을 부풀리고 수익률이 개선되자 초기에 저렴한 값에 방송권을 주던 저작권자들이 무리한 계약금과 각종 옵션을 제시했다. 콘텐츠 공급자에게만 의존 하기에는 위험부담비용이 커지고 있고 그들의 콘텐츠 효율이 항상 좋은 것도 아니었다. 넷플릭스는 드라마와 영화, 애니메이션에서 자체 제작에 투자하기 시작한다. 2010년 릴리 해머를 비롯해 각종 시도를 해오던 넷플릭스는 2013년 하우스 오브 카드를 흥행 시킴으로 그 방점을 찍는다. 하우스 오브 카드를 통해 큰 이익을 얻은 넷플릭스는 2017년 콘텐츠 수급비용 60억 달러에서 20억 달러를 자체 콘텐츠 제작에 투자하기로 한다. 한화로 약 2조 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하우스 오브 카드

하우스 오브 카드는 철저한 빅데이터 분석에 따라 탄생한 성공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었다. BBC원작인 하우스 오브 카드의 시청자 성향과 반응을 분석했다. 300만 건의 동영상 재생 기록과 400만 건의 이용자 평가 그리고 수만 건이 넘는 검색 정보와 위치 정보 등 분석하여 유용한 정보를 모았다. 이용자 분석 결과 데이비드 핀처 감독과 배우 케빈 스페이시를 특히 좋아한다는 사실을 확한 넷플릭스는 바로 그들을 섭외하였고 그들이 원하는 배우들로 최상의 팀을 만든다. 하우스 오브 카드의 편당 제작비는 한화로 약 90억 원이고 총제작비로는 약 1억 달러에 달한다. 하우스 오브 카드는 13편에 달하는 시리즈를 통으로 오픈하여 수많은 넷플릭스 폐인을 만들어냈다. 사람들이 시리즈물을 시청하게 되면 몰아서 완결까지 본다는 데이터에 따른 결정이었다. 

이미지 출처 : http://bit.ly/2ihiDSn

옥자

봉준호 감독의 신작인 "옥자"는 2017년 6월 29일 개봉했다. 영화 옥자는 넷플릭스 출시뿐만 아니라 극장 상영을 동시 오픈하도록 준비했지만 대형 멀티플렉스를(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제외한 독립 극장에서만 개봉할 수 있었다. 아무 로열티 없이 인터넷으로 동시 스트리밍 되는 영화를 개봉할 수 없고 국내 영화 생태계를 파괴하는 행위에 동참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한다.

옥자는 2017년 8월 20일 현재 31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옥자의 제작비는 한화로 약 570억에 달한다. 한국영화로 비교해보면 대략 800만 명의 관객이 들어야 손익분기점인 것이다. 왓챠의 분석에 따르면 정상 개봉 시 700만 명을 동원할 수 있는 영화로 평가했다. 옥자는 실패일까 성공일까? 아직 어떤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지만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와 넷플릭스라는 존재감을 나타내는 데에는 확실히 성공했다. 넷플릭스는 극장 수익을 목표로 하는 곳이 아니다. 그들에게 극장은 오프라인 프로모션의 일부일 뿐이다. 옥자를 통해 국내 가입자가 10만에서 20만으로 늘었다고 한다. 9500원 요금제로 환산하면 10억 밖에 되지 않지만 넷플릭스가 이들을 잘 잡아만 둘 수 있다면 3년 안에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이후로는 모조리 수익으로 연결된다. 넷플릭스는 정액제 서비스다. 넷플릭스가 해당 나라의 오리지널 4개 정도를 만들 때면 코드컷팅이 일어난다고 한다.


현재 만들어지고 있는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천계영 작가의 웹툰 <좋아하면 울리는>, 조선시대 배경인 좀비 드라마 <킹덤>


<넷플릭스의 기술 저력>

2017년 넷플릭스는 기술 부문에 1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술과 콘텐츠의 결합을 통해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새로운 근육을 만드는 것을 목표포 한다. 왕좌의 게임을 흥행시킨 HBO는 콘텐츠가 시장을 장악한다고 정의하지만 넷플릭스는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적절한 콘텐츠와 기술이 맞닿아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머지않아 혁신적인 기술기반 아래 수많은 콘텐츠들이 탄생할 것이다. 10년 후 극장에 가면 헤드기어를 하나씩 나눠줄지도 모른다. 머리에 쓰고 눈을 뜨면 360도 영상을 관람할 수 있을 것이다. 영상과 음성과 후각이 모두 영화 감상에 쓰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콘텐츠는 누가 먼저 들고 나올 것인가?


-플랫폼 기업의 미래 "빅데이터"

빅데이터의 권위자인 옥스퍼드대 빅토르 마이어 쇤베르거 교수에 따르면 "빅데이터에 관한 엄밀한 정의는 없으며, 빅데이터란 큰 규모를 활용해 더 작은 규모에서는 불가능했던 신선한 통찰이나 새로운 형태의 가치를 추출해 내는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넷플릭스는 매일 1억만 시간의 영상 콘텐츠 고객 데이터가 쏟아지고 있다. 넷플릭스는 가입자의 방대한 소비 자료를 분석해 경영의 근간으로 활용해 왔다. 넷플릭스는 이렇게 수집된 정보를 통해 고객 편의주의 서비스를 다듬었고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 때 성공할 수밖에 없도록 데이터를 활용했다. 


특히 외부 콘텐츠를 수급할 때 빅데이터는 큰 힘이 되었다. '잠재 매출보다 높은 비용을 요구하는 콘텐츠는 수급하지 않는다.' 넷플릭스의 콘텐츠 구매 원칙이다. 월정액제 특성상 가입자가 증가할수록 콘텐츠 별 효율이 올라가는 전형적인 데이터 기업이다. 넷플릭스는 과감하게 돈이 되지 않는 콘텐츠는 솎아 내고 돈이 되는 콘텐츠가 빠져나갈 경우 대체할 수 있는 콘텐츠를 재빠르게 수급한다.


철저한 데이터 기반 만능 계산기를 만들어 콘텐츠 구매 예산을 최적화하고 있다.(계약기간 별 예상 시청 시간과 만족도를 측정하여 비용을 계산) 구매 계약을 체결할 때는 빅데이터로 분석된 예상 사용자 패턴과 수치를 저작권자에게 제시함으로 합리적인 계약이 진행될 수 있도록 가이드한다.


-넷플릭스 시네 매치

사용자의 행위를 분석하는 것으로 어떤 영화를 봤고 몇 개의 별점을 줬으며 리뷰에 어떤 피드백을 남기는지 분석 한 뒤 이런 행동과 유사한 서향을 보이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개인 맞춤형 추천을 위해 가입자의 평점 외에도 디바이스 정보, 플레이 버튼 클릭 수, 평일과 주말에 따른 선호도, 위치정보 등등을 고려한다.

이를 넷플릭스 내부에서는 "넷플릭스 양자이론 (Netflix quantum theory)"이라 부른다. 한 편의 영화를 쪼갤 수 있는 최소의 수준까지 나눠 정밀하게 분석한다는 뜻이다. 이는 고객을 만족시킴과 동시에 값비싼 최신작보다 마진율이 높은 구간 명작으로 시선을 이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진정한 의미의 롱테일 마케팅을 수립한 것이다. 2015년 매출 69억 달러 중 롱테일 큐레이션을 통한 기여 매출이 약 10억 달러에 달한다.


<넷플릭스의 한국 진출 그리고...>

초기 시장 진출 시 국내 이동통신사와 먼저 거래를 트려고 했지만 과도한 수익배분율로 거절당한다. 이미 통신사들은 올레 TV와 같은 IPTV사업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넷플릭스는 성가신 경쟁자에 불과했다. 결국 넷플릭스는 케이블 TV 업체인 딜 라이브와 제휴하여 넷플릭스 전용 셋톱박스를 판매한다. 넷플릭스 국내 가입자는 2016년 10만 명에서 옥자를 통해 20만 명을 확보했다.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인 옥수수 950만 명, 티빙 60만 명,  푹 52만 명으로 숫자로 보면 한참 뒤처지는 수준이다.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힘을 못쓰고 있는 이유는 국내 저작권자자들과 협상이 어려워 충분한 콘텐츠가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출시 1년밖에 되지 않아 오리지널 콘텐츠도 이제 한편이 개봉했고 나머지 콘텐츠는 제작 중에 있다. 다른 문제로는 넷플릭스와 유사 비즈니스를 하는 국내 IPTV 서비스 구조다. 국내에서 강력한 힘을 행사하는 통신사가 직접 주관하며 인터넷 결합 요금제를 필두로 2~3년의 장기 약정에 소비자가 묶여있기 때문이다. IPTV는 해지하려는 순간 갖가지 협박과 위약금이 선고된다. 앞으로 넷플릭스는 IPTV에 속하지 않는 고객을 위주로 개성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로 무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미디어 기업들은 이런 정보에 마음을 놓아선 안될 것이다. 오리지널 한편에 10만 명의 월정액 고객이 생기는 넷플릭스는 보통 4번째 오리지널 콘텐츠부터 코드컷팅을 발휘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Why Netflix?>

고객주의 서비스가 바로 답이다.

우리는 항상 고객이 왕이라는 표어를 사용하곤 하지만 실제 어떤 특별한 서비스를 받아 본 적은 없다. 기업들이 노력을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만큼 절대다수의 고객을 감동시킨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그러한 간극을 메우기 위해 다양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캠페인으로 한 번 유입된 고객에게는 영상을 보는 가장 편리하고 재밌는 곳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과거 명작 영화의 주인공과 그들의 상징을 불러들여 콘서트와 행사를 벌인다. 그리고 그들을 사랑했던 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놀이문화를 만들어 주었다. 브루스 윌리스를 나사에 초대하여 아마겟돈을 시청했고 케빈 코스트너의 꿈의 구장 개봉 20주년 축하행사를 하며 피크닉을 즐겼다. 넷플릭스는 이렇게 영화와 영화를 사랑한 팬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그들의 추억을 소중하게 생각해주었고 또한 낡고 촌스러운 느낌이 아니라 소중하고 세련된 느낌으로 풀어냈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현대 카드의 뮤직 페스티벌 마케팅과 유사하다.


넷플릭스는 마틴 스콜세이지 감독에게 넷플릭스의 특별 배송 봉투를 디자인해달라고 요청한다. 대신 영화 보존을 위해 그가 설립한 비영리단체인 필름 파운데이션에 기부를 약속했다. 결국 마틴은 올랜도 블롬, 샬리즈 시어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그리고 피터 잭슨까지 디자인에 참여하게 만든다. 영화계의 주요 인사들이 넷플릭스의 봉투를 디자인하게 한 것은 굉장히 현명한 처사였다. 극장 고객이 아니라 넷플릭스의 고객들 또한 영화산업의 주요한 고객으로 인식되었고 넷플릭스 또한 비주류에서 주류 기업으로 우뚝 선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2013년 넷플릭스는 하우스 오브 카드는 시즌1에 해당하는 13편을 모조리 배포했다. 시청자들은 한번 시리즈를 보기 시작하면 몰아보기 한다는 것을 캐치하여 콘텐츠 소비의 시간을 모두 소비자에게 맡긴 것이다. 사람들은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를 보기 위해 넷플릭스 휴가를 내고 있다. 기존 케이블이 만들지 못했던 문화다. 그들은 볼지 안 볼지 모르는 방송을 구매해 시간대별 연령층과 성별에 부합하는 콘텐츠를 흩뿌렸다. 넷플릭스는 보기의 방식을 고객중심으로 바꿈으로 그 문화를 자신의 고유한 DNA로 만들었다.


<콘텐츠가 왕인가? 플랫폼이 왕인가?>

이 질문은 옳지 않다. 이 둘은 왕과 신하로서 군림하는 관계가 되어선 안된다. 이런 구도는 정치를 하며 싸우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든 소비적인 프레임일 뿐이다. 왕은 콘텐츠가 아니다. 왕은 플랫폼이 아니다. 왕은 소비의 주체인 고객이다. 기업 제 1의 목적이 이윤창출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윤창출은 팬 끝에서만 나올 수 없고 스크린 앞에서만 나올 수 없다. 콘텐츠와 플랫폼은 서로 으르렁거리며 싸울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고객에게 더욱 펀리하고 만족스럽게 다가갈 것인지에 대해 자신의 위치에서 고민해야 한다.


2013년 넷플릭스는 외부 저작권사의 빅타이틀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는 비용 대비 수익률이 좋고 콘텐츠 제작사의 결정에 흔들리지 않게 해준다. -플랫폼은 콘텐츠를 두려워한다.


2017년 콘텐츠 제국 디즈니는 계약이 종료되는 2019년 모든 디즈니 콘텐츠의 넷플릭스 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선언한다.  디즈니가 곧 오픈할 자체 플랫폼 비즈니스를 위한 결정이다. 디즈니가 다시 플랫폼에 뛰어든 이유는 그만한 체력과 자신이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플랫폼의 통제에서 벗어나 디즈니만의 DNA를 실험하고 퍼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는 플랫폼을 동경한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결국 이익 다툼이다. 서로가 서로의 이윤에 대해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다. 내가 하면 더 좋은 콘텐츠 더 좋은 플랫폼을 만들 수 있다는 착각을 너무 스스럼없이 하는 게 두 이권 단체의 문제다. 과연 그 다툼 속에 고객의 가치와 고객의 이익은 생각되고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오랜 과거부터 제작사들은 스스로 플랫폼이 되기 위한 많은 노력과 시도가 있었다. 물론 성공한 적은 거의 없다. 디즈니의 이번 도전도 벌써 두 번째이고 파라마운트를 비롯한 영화사들도 몇 번의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고객들이 스스로 서비스를 설치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큰 비용이 든다.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밑 빠진 독에 물을 들이붓듯이 마케팅 비용을 투자해야 하며 기존과 다른 의미의 고객만족을 관리해야 한다. 디즈니는 남은 기간 동안 더 현명한 방법을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어린이만을 위한 전용 플랫폼 이라던가)


넷플릭스도 마찬가지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얘기하면서 귀가 따갑게 하우스 오브 카드만 얘기한 이유는 (물론 나르코스와 지정생존자 등도 흥행한 편이다) 그 외에 딱히 큰 흥행을 이룬 콘텐츠가 없기 때문이다. 500억에서 1000억 가까운 제작비를 투자하는데 효율이 나오지 않으면 극심한 손해로 이어진다. 그들이 말하는 빅데이터도 운이 좋을 가능성을 높여줄 뿐이지 100% 흥행하는 콘텐츠만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체 제작비로 인한 급격한 수익률 저하는 이미 오래전부터 야기되어온 문제였다. 


고객들은 단지 왕좌의 게임을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넷플릭스에서 보고 싶을 뿐이다. 알지도 못하는 제 3세계 감독이 만든 영화를 내가 좋아할 만한 영화라고 마음대로 추천하지 않았으면 하는 게 바람이다. 앞으로의 콘텐츠 비즈니스는 누가 앞서갈 것인가? 아마 조금 더 강한 콘텐츠가 나오고 조금 더 강한 플랫폼이 나오면서 계속되는 엎치락뒤치락할 것이다. 결국 이들의 경쟁은 고객 서비스 퀄리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고군분투하는 이들을 조금 더 응원해보고자 한다.


넷플릭스 지금

미국의 수익률은 긍정적이지만 해마다 글로벌에 시장에 진출하여 사용하는 콘텐츠 수급 및 투자, 홍보 등으로 공헌이익률이 -1.1% 달하고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는 미래의 감가상각을 감안하여 단기적인 마이너스를 감수하고 있지만 장기간 마이너스 현금흐름을 보이고 있어 이익률이 썩 좋지 않다. 물론 넷플릭스는  90% 이상의 투자 비용은 취득 후 5년 내 회수하고 수익을 낼 것이라고 주장한다. 현재의 마이너스는 대규모 신규 가입자 확보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후 이를 만회한다는 전략인데 아마존과 동일한 전략이다. 넷플릭스는 아마존에 비해 다루는 상품이 한정되어있으므로 버티는데 한계가 있다. 효율이 나지 않는 콘텐츠 수급 비용을 대폭 줄이고 새로운 한방을 보여주거나 숨고르기를 해야 할 것으로 시장은 예측하고 있다.


현금 흐름은 불안정하지만 매년 증폭되는 가입자수와 주가의 성장은 아직도 많은 이들이 넷플릭스를 신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지난 10년간 790% 주가 성장을 기록했는데 넷플릭스는 7760% 즉 애플의 10배 성장을 달성했다. 결국 가입자의 증폭이 핵심이다. 넷플릭스의 마법은 모두 고객으로부터 나온다. 그들은 앞으로도 우리를 놀라게 할 저력이 있는 기업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아래의 히스토리는 연도별로 넷플릭스와 블록버스터의 주요 사건을 정리 한 부록입니다.

힘들게 읽지 않아도 됩니다.


<연대로 본 넷플릭스> 


1998년 넷플릭스 - 전설의 시작

- 1998년 4월 14일 넷플릭스 서비스 오픈 (DVD 대여 서비스)

- 넷플릭스 오픈 4개월 만에 2만 장의 DVD를 배송했으며 월 매출 10만 달러 달성

- 당시 블록버스터가 오프라인 비디오 대여시장을 장악하고 있었음

- DVD는 초장기 기술혁신이었고 시장 제반사항이 미미해 넷플릭스를 무시함

- 부족한 타이틀로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음으로 틈새시장부터 접근함

  *인도의 발리우드, 중국의 무협영화, 일본의 애니메이션

- 사용자 확장을 위해 DVD 제조사인 도시바, 소니 등 넷플릭스 쿠폰 마케팅 협약 체결

  *DVD 플레이어에 넷플릭스 무료 이용권 포함 (DVD 플레이어 부품 명세서의 필수 항목이 되었음)

  *연말까지 400만 대가 풀리며 무료쿠폰 또한 400만 장이 풀리며 수익성이 악화됨

- Divx라는 DVD와 유사한 표준이 나왔으나 결국 DVD에 시장을 넘겨주고 사장됨

-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와 미팅 후 1200만 달러 인수 제안 받음 : 거절

- 아마존과의 거래 DVD 판매 건은 아마존으로 연결시키고 수수료를 받기로 함

  * 이 거래로 인해 캐시 플로우는 더욱 악화되었지만 대여 서비스 집중하기로 함

- 창업 후 한 해동안 매출 140만 달러 적자 1,100만 달러 기록;;


1999년 넷플릭스 - 아직 적응 중입니다만...

- 급속한 마케팅 자금 소진으로 총 1억 달러의 펀드레이징 진행

- 새로운 요금제 테스트 돌입 (7월)

  *홈 렌털 라이브러리 : 한 달에 20달러 최대 6개의 DVD를 연체료 없이 원하는 날짜에 반납할 수 있음

  *연속 배송 : 먼저 빌린 영화를 반납하고 결제를 마치면 바로 다음 영화를 배송해주는 서비스

  *큐 : 고객이 스스로 희망 영화 목록을 웹상에서 관리할 수 있음 연속 배송 모델의 확장 서비스

- 월정액제 마키 요금제 탄생 (9월)

  *한 달 15.95달러에 4 편의 영화를 마음껏 골라볼 수 있는 월 정액제 도입으로 3달 만에 매출을 300% 올림)

- 매출 500만 달러 적자 2,980만 달러 기록 (이 정도 규모의 적자를 어떻게 버티지...)


1999년 블록버스터 - 거인 주식 거래소 입성

- 블록버스터 공개상장 공모가 15달러 (8월)


2000년 넷플릭스 - 날 사세요

- 1300만 대의 DVD 플레이어가 보급되었고 시장 표준으로 인정받아 모든 영화 콘텐츠가 구비됨

- 5,700만 달러라는 기록적인 적자가 예상되자 블록버스터와 미팅 진행

  *각 영역별 비즈니스 합작과 5,000만 달러 규모의 넷플릭스 인수 제안: 개무시

  *당시 블록버스터의 회원수 5,000만 명  / 넷플릭스 30만 명

  *블록버스터는 온라인 대여시장의 규모를 과소평가하고 있었음

  *미래를 봤다면 절호의 기회였지만 당시의 수치를 보면 무시할 수밖에 없는 제안

  *향후 이 둘의 싸움은 5억 달러 이상의 경쟁 비용이 투입되며 시장을 키우는 기폭제가 됨

- 영화 추천 서비스 "시네 매치" 도입 (1월)

- 개별 요금제 종료 선언 (2월 14일)

- 마키 요금제 -> 무제한 대여 서비스로 변경하며 요금 인상 (19.95달러)

  *기존 마키 요금제를 통해 월간 정액제 모델의 수익률 증명


2000년 블록버스터 - DVD 건너뛰자!

- 블록버스터는 동영상 전송 서비스를 하기 위해 합작 회사를 준비했으나 무산

  *엔론 브로드밴드와 5,000달러짜리 계약 타진 중 무산

  *엔론 브로드밴드는 자체 기술이 없었고 자회사 엔론의 부정회계 스캔들로 급속히 망가짐

- 메이저 영화 제작사들이 무비 플라이라는 다운로드 서비스를 출시

 *하나 다운로드하는데 한 시간이 걸리는 등 서비스 품질 악화로 질타를 받음


온라인 DVD 대여 서비스에서 안정적으로 스트리밍으로 넘어온 넷플릭스와 달리 블록버스터는 온라인 대여시장의 한계를 섣불리 판단하고 바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상한다. 비디오테이프에서 DVD 전환하려면 어차피 막대한 비용이 지불되어야 했다. 블록버스터는 그 비용을 조금 더 미래지향적으로 쓰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환경이 오기까지 10년 이상이 걸렸다. 블록버스터는 인터넷 TV 시대가 도래하기 전에 넷플릭스와의 싸움에서 무너지고 만다.


비즈니스는 너무 이상적이어서는 안 된다. 기술개발과 환경에는 단계가 있고 그 단계를 차근차근 빠르게 밟고 올라가야 한다. 물론 그 한계를 뛰어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때로는 시기와 운이 그를 선택하기도 한다. 말하자면 시대가 그의 편이어야 한다.


2001년 넷플릭스 - 블록버스터는 동네 구멍가게

- 상장 준비를 위한 간접비 절약 목적으로 직원의 40% 해고 (9월)

- 10년 안에 높은 수준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상용화 목표 천명함 (3월)

- 덩치 큰 시장의 강자와 경쟁구도를 보이기 위해 언론에서 블록버스터를 한방 먹임 (6월)

  *USA투데이와 헤이스팅의 인터뷰 "넷플릭스가 보유한 DVD 영화는 1만 편이나 됩니다. 이는 가장 큰 블록버스터 매장이 보유한 영화보다 10배나 많습니다. 누구나 연체료를 싫어합니다. 우리는 절대로 연체료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당시 블록버스터는 대여기간이 지나면 연체료를 받았고 꽤 큰 수익원이 됨)


2002년 넷플릭스 - 드디어 입성

- 넷플릭스 회원 50만 명 돌파 DVD 플레이어 보급 2,500만 대 돌파

- 공모가 15달러로 창업 4년 만에 상장 (5월 23일)

- 월마트 "온라인 DVD 대여 서비스 곧 런칭" 뉴스가 뜨자 넷플릭스 주가 5달러로 하락(8월)


2002년 블록버스터 - 5000원은 아깝고 짝퉁 100원에 살게

- 넷플릭스 대응 목적으로 "DVD 렌털 센트럴"이라는 온라인 대여업체 100만 달러에 인수

  *필름 캐디로 이름을 바꾼 후 소비자 행동, 고객 유치비용, 비용 회수기간을 검토하는 테스트 배드로 사용

  *온라인 대여를 하는 사람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여전히 좋아한다는 인사이트를 얻음

  *가입과 탈퇴를 반복하는 고객들을 일반 탈퇴자로 규정하여 1인당 평균 수익을 잘못 계산하는 실수를 함


2003년 넷플릭스

- 넷플릭스 가입자 100만 명 달성 (3월)


2003년 블록버스터 - 제대로 붙어보자

- 블록버스터는 예산회의에서 온오프라인 통합 회원제를 위한 2500만 달러 예산 승인 (12월)


2004년 넷플릭스

- 넷플릭스의 주가는 2년 전 보다 400% 상승하여 75달러 달성

  *평균 100% 연매출 성장 / 일일 가입자 수 3,000명 / 미국 중소 도시 전체 주민의 5% 가입

- 첫 TV광고 집행으로 가입률이 사상 최대치로 상승

  *1개월 무료 서비스 제공으로 인해 적자액은 세 배로 늘어남

 - 블록버스터 온라인 서비스 오픈 후  넷플릭스 주가는 60퍼센트 가까이 하락

  *이후 4년 내내 매도라는 표기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님

- 신규 고객과 기존 고객을 차별한다는 소송이 제기됨 (12월)

  *넷플릭스는 재고가 부족할 경우 상대적으로 이용 횟수가 적은 고객들에게 우선권을 준다고 시인함


2004년 블록버스터 - 아이칸과 첫 만남

- 블록버스터 온라인 개발이 시작됨

  *오프라인 사업이 주축이었던 블록버스터는 내부 단결이 되지 않아 많은 고초를 겪음

  *모기업이 온라인 친화적이지 않아 온라인 IT 업계와의 협업 또한 신뢰받지 못함

- 모기업 바이어컴에서 블록버스터 분리 (2월)

  *바이어컴 주식 1주당 블록버스터 주식 5.15주와 5달러 특별 배당금 지급

  *기업 분리 후 블록버스터는 세 가지를 추친함

   1. 실적이 나쁜 매장을 줄여 디지털 시대 대비

   2. 연체료의 종말

   3. 디지털 퍼스트로 체질 개선

- 기업사냥꾼으로 유명한 투자자 아이컨이 블록버스터 주요 주주로 부상함

  *블록버스터 주식이 하락하자 대량으로 매수 후 주가 올려서 이익 남겨먹으려고 합류

  *아이컨과 블록버스터 CEO 안티오코의 잘못된 만남은 훗날 큰 파장을 불러일으킴

- 오프라인 대여 시장 2위 기업인 할리우드 비디오에 합병을 제안함(10월)

  *1999년에도 진행하려 했지만 독점법으로 인해  규제당국이 허용하지 않았음

  *블록버스터는 자사 매장 5200개, 할리우드 2000개, 게임 크레이지 700개를 전부 장악하길 원함

  *규제당국과 경쟁사의 압박으로 할리우드 비디오 인수 포기 / 포기 후 주가 하락

- 블록버스터 온라인 테스트 버전 공개 (7월 15일)

  *rhasting@netflix.com / bmccarthy@ netflix.com 블록버스터 온라인 가입

- 블록버스터 온라인 정식 서비스 오픈 (8월 20일)


2005년 월마트 - 내 것 빼고 다 못해

- 월마트의 DVD 대여 서비스 종료

  *월마트 DVD회원 넷플릭스에 인계

  *월마트는 2년 후 영화 다운로드 서비스에 다시 도전하고 망한다. (불굴의 월마트...)

  *월마트는 10년 후 전자책 서비스도 오픈했지만 곧 사라졌다. (의지의 월마트...)


2005년 넷플릭스

- 공동 창업자 랜돌프, 존 매카시 넷플릭스 퇴사


2005년 블록버스터 - 연체료 안녕

- 연체료의 종말 프로그램 가동 (1월)

  *75% 매장이 동참하면서 대대적인 홍보 진행

  *동참하지 않는 매장으로 인해 허위광고 소송당함

-  블록버스터 온라인 광고 슈퍼볼에 내보냄 (2월 6일)

  *방송 후 하루 만에 2만 명이 신규 가입하였고 매일같이 만 명 단위 가입자 유치

  *오픈 후 4개월 만에 75만 명 유치 넷플릭스가 4년이나 걸린 숫자

  *경쟁자가 나타나자 소비자들이 가입과 탈퇴를 병행하게 되었고 고객 유치 비용이 훨씬 늘어남

- 1999년 상장 이후 처음으로 주주에게 배당금 미지급


-2005년 결국 두 회사의 시가 총액은 역전했다. 넷플릭스의 가치는 약 15억 달러였고 10억 달러의 부채를 안고 있는 블록버스터의 시가 총액은 6억 8,400만 달러로 하락했다. 블록버스터 온라인은 나름 선방하고 있었지만 넷플릭스에 비해 초라한 성적이었고 오프라인 대여시장의 매출은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었다.

넷플릭스가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데 1인당 38달러를 쓰고 있다면 블록버스터는 50달러를 사용함으로 빠르게 자금을 소진했다. 몇 년이고 이미 최적화를 실험한 넷플릭스와 후발주자가 된 블록버스터의 시행착오 비용은 생각보다 컸다. 또한 블록버스터의 신규 고객은 넷플릭스보다 더 빨리 플랫폼을 떠났다. 65%에 달하는 넷플릭스의 고객만족도를 따라잡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2006년 넷플릭스

- 정액제 스트리밍 서비스 개발 착수

  *디즈니와 영화사들의 신규 디지털 서비스가 망가지는 것을 보고 더 유연한 서비스를 기획함

  *디지털 전송 시장은 해마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오프라인 시장의 1~5% 규모로 협소했음

  *영화사들이 HBO, 스타즈 같은 채널에 10년짜리 방송권을 이미 팔아버려 콘텐츠 확보가 어려움

  *가입자수가 지금보다 더 많아져야 영화사들과 유리한 경쟁을 할 수 있는 시기가 됨

  *주요 콘텐츠 확보전까지 퀄리티 높은 독립영화의 제작을 지원해주며 넷플릭스 고객들에게 제공

  *당장 얻을 수 있는 콘텐츠로 우선 고객을 잡고 메이저 콘텐츠는 시간을 들여 유통 작업을 진행함

- 한 달에 두 편을 빌릴 수 있는 4.99달러 저가 상품 출시

  *가입자를  늘려 규모의 경제 실현과 협상력 강화

  *마진율 하락에 대한 시장의 우려와 반대로 저가 상품은 곧 많은 신규 가입자를 몰고 와 단점을 상쇄함

- 넷플릭스 프라이즈 개최 (100만 달러 상금)

  *2006년부터 3년간 진행된 사용자 추천 시스템 "시네 매치"정확도 모델 개발 공모전

  *1억 건에 달하는 영화 평점 데이터를 제공함 / 획기적인 내부 데이터 제공 사건

  *186개국에서 4만 개 이상의 팀 참여 / 추천 시스템의 정확도를 집단지성 공모전을 통해 10% 향상 


2006년 블록버스터 회심의 일격

- 블록버스터 통합 회원제(Total Access)라 불리는 온오프라인 통합 서비스 오픈 (6월)

  *온라인 서비스의 방대함과 오프라인 매장의 편리함이 더해지자 매장 방문객과 신규 가입자 폭증

  *통합 회원제는 고객에게 혁신적인 서비스지만 오프라인 매장의 수익률은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모델

  *오프라인을 희생하여 온라인으로 체질 개선하려는 용기 있는 결단

- 통합 회원제 서비스에 힘입어 두 달 만에 100만 명을 모았고 200만 회원을 달성 (12월)

  *만약 블록버스터가 2년간 통합 회원제를 유지한다면 넷플릭스가 흡수될 수 있을 거라는 전망

  *블록버스터가 통합 회원제를 홍보하는데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은 결과 1,000만 명에 달한 사람들이 온라인 대여 서비스를 받아 들기 시작함 시장의 공룡들이 마음먹고 체질을 개선하고자 하면 결국 규모의 시장이 탄생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사례

 

2007년 넷플릭스 - 후달리는데;;

- 넷플릭스는 온라인 스트리밍 VOD 서비스 "인스턴트 뷰잉"을 선보임 (1월)

  *서비스는 매끄럽고 유연했으나 작품이 1,000개 밖에 수급되지 않아 파장을 일으키기엔 부족했음

  *블록버스터의 통합 회원제의 위협으로 시장이 흔들리자 주주들을 안정시키기 위해 꺼내 든 카드임

-넷플릭스 헤이스팅스는 비밀리에 블록버스터의 CEO 안티오코와 미팅

헤이스팅스 : 통합 회원제는 확실한 한방이었소. 우선 프로젝트 성공을 축하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우리가 계산해보니 블록버스터 온라인의 무료쿠폰을 사용할 때마다 매장에서는 2달러의 손해를 볼 수밖에 없더군요. 이대로 서비스를 유지하는 건 결국 오프라인 매장을 고사시키는 것밖에 되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회원들을 넘기세요. 한 명 당 200달러 총 6억 달러에 회원들을 인수하겠습니다.

안티오코 : 우리 첫 만남을 기억하시오? 내가 그때 당신들을 5,000만 달러에 샀어야 했는데... 이 싸움을 위해 이미 천문학적인(5억 달러) 비용이 들어갔습니다. 제안은 고맙지만 이번에도 받아들일 만한 가치가 전혀 없군요. 우리가 뭐가 아쉬워서 그런 금액에 고객을 넘기겠소?


2007년 무너지는 블록버스터

- 넷플릭스의 헤이스팅스와 미팅 회원을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받음 : 거절 (1월)

- 블록버스터 이사회 진행 (2월)

  *안티오코의 경영성과 달성에 따른 성과급 지급을 두고 주주인 아이컨과 대립

  *안티오코는 자신의 경영을 증명한 것에 만족하며 회사를 떠나기로 함 

- 새로운 블록버스터 CEO 짐 키스 취임 (7월)

  *세븐일레븐 출신의 소매점 전문 전략가

  *온라인과 IT 비즈니스에 약하고 현장과 매장 비즈니스 경험이 많은 인물임 


2007년 초 블록버스터는 모든 게 순탄했다. 통합 회원제는 성공적이었고 연체료 폐지는 매장 방문률와 매출을 높였다. 블록버스터의 CEO 안티오코는 자신이 약속한 목적을 달성하였고 약속한 성과급을 받기만 하면 됐다. 이를 결정하는 2월 주주 이사회에서 결국 모든 운명이 뒤집어졌다. 안티오코가 받기로 한 성과급의 액수는 760만 달러(한화 약 85억 원)였다. 이사회에서 성과급을 주요 안건으로 올렸을 때 핵심 주주인 아이컨은 과도한 성과급 금액에 분노하며 200만 달러로 줄여 버린다. 이를 계기로 블록버스터 상장부터 지금까지 으르렁 거리던 둘은 곧 결별을 선언하고 안티오코는 성공을 목전에 둔 블록버스터를 떠난다. 


아이컨은 이때다 싶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세븐일레븐 출신의 전문 경영인 "키스"를 바로 채용한다. 그는 매장 관리를 전문으로 한 경영인이었고 IT 비즈니스에 대해서는 어린아이와 다름없었다. 그는 안티오코의 흔적을 지우기에 여념이 없었다. 기껏 자리 잡아둔 블록버스터 온라인의 홍보를 대폭 줄여 성장 동력을 꺼트렸다.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매장 중심 비즈니스를 재개하기 위해 비디오 대여뿐만 아니라 전자 제품 판매를 시도한다. 그가 한 거의 모든 시도가 실패도 돌아가고 있었고 블록버스터는 샴페인을 터트리기도 전에 무너지고 있었다.


2007년 7월 30일 키스는 취임 후 첫 경영진 워크숍을 열고 오프라인 회생 전략을 발표한다.

대여점의 매장에서 피자와 탄산음료를 팔고 아이팟과 DVD 플레이어 같은 전자제품도 체험 및 판매하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이런 전략은 이미 안티오코 이전의 CEO가 시행했다가 실패한 전략이었다. 전문 경영인 3명이 바뀔 때보다 오래 있었던 직원들은 똑같은 재앙을 두 번 맞고 싶지 않아 줄줄이 회사를 떠난다. 한마디로 그 워크숍은 블록버스터의 재난을 예고하는 자리였다. 퇴사하는 직원들은 블록버스터의 주식을 팔고 넷플릭스의 주식을 사들였다.


안티오코의 입장에서는 그의 결정이 옳았음을 증명했고 통합 회원제는 남아있는 사람들이 알아서 잘 운영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안티오코의 오만이었다. 무책임한 전문 경영인과 창업자의 차이는 바로 여기서 나온다. 전문 경영인은 자신의 뛰어남을 선보이려고 하지만 창업자는 자신의 업을 증명하고자 뛰어든다. 기업을 자기 통장의 지폐로 치부하는 주주 아이컨과 전문 경영인 안티오코의 만용으로 결국 블록버스터는 침몰하고 만다.  


2008년 말 결국 블록버스터는 파산신청을 했고 2010년 최종 파산된다. 같은 해 비디오 대여업체 무비 갤러리도 파산한다. 비디오는 2010년을 기점으로 시대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1998년 넷플릭스 창업 후 10년 만의 일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저장매체인 비디오는 상용화 30년 만에 DVD에 자료를 내어주었다. 그리고 DVD는 10년이 채 못되어 스트리밍 서비스에 그 자리를 넘겨주고 있다.


-주가는 아이칸이 2004년 취득 이후 계속해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었음

(나름 하한가에 샀다고 좋아했을 텐데....)


2008년 넷플릭스 - 스트리밍 전력투구

- 기존 DVD 대여 서비스 고객들에게 스트리밍 무료 제공 / 스트리밍 온리 신규회원은 7.99달러 부과

- 넷플릭스 셋톱박스를 이용한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완성 

  *출시 2년 만에 넷플릭스의 가입자 절반을 DVD 대여에서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전환 성공

-디즈니 / 유료 케이블 채널 스타즈 등과 공급 계약 체결

  *당시 스타즈와 2,500만 달러 스트리밍 계약 진행

- 파라마운트, 라이온스게이트, MGM 소유의 채널 에픽스와 5년짜리 콘텐츠 사용권 8억 달러에 계약

  * 넷플릭스가 방송권에 10억 달러를 배팅한 것이 알려지자 저작권자들이 앞다투어 넷플릭스와 협상을 시작함

- 스타즈, 디즈니, NBC 등 재계약이 도래하자 계약금을 전보다 몇 배를 요구했고 갖가지 옵션으로 이익 수비함

- 스트리밍 되는 영화 10편 중 6편은 넷플릭스의 콘텐츠였고 미국 광대역 망의 20% 트래픽을 발생시킴

- 셋톱박스에 넷플릭스 전용 스트리밍 서비스 탑재

  *엑스박스, 노트북, TV, 휴대폰 등 이후 3년간 200개 이상의 전자제품이 넷플릭스를 탑재함

  *넷플릭스 표준 인터페이스(API) 외부 공개를 통해 서비스 가능한 단말기 확대 (1500종이 넘는 디바이스)


헤이스팅스는 투자자들에게 현재 디지털 전송 서비스에는 크게 세 가지 시장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넷플릭스의 회원제 스트리밍 / 애플 아이튠즈의 다운로드 / 유튜브의 무료 스트리밍 이렇게 셋이다. 

넷플릭스는 유료 스트리밍을 장악해 810억 달러 규모의 유선방송시장까지 정복하겠다고 천명한다.

하지만 당시 스트리밍 서비스로 시장을 평정하려면 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 넷플릭스가 보유한 DVD 타이틀 7만 5,000편의 스트리밍 판권을 전부 사들이려면 적어도 그 정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당시 영화사는 2006년 총수입의 41%를 DVD 판매로 거두었다. DVD 판매는 자신들의 안정적인 캐시카우이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지키기 위해 노력했고 넷플릭스와 번번이 부딪칠 수밖에 없었다.

2008년 말 경제 불황은 다시 한번 넷플릭스를 부각시켰다. 사람들은 밖에서 많은 돈을 쓰기보다 가볍게 집에서 즐기는 홈 엔터테인먼트를 즐겼다. 넷플릭스는 역설적으로 경제가 좋지 않은 2008년부터 2009년까지 하루에 1만 명의 신규 고객을 받을 수 있었다.


2008년 블록버스터 - 망함

- 블록버스터 온디맨드 출시 (11월)

  * 넷플릭스와 유사한 서비스 / 셋톱박스를 통해 다운로드하는 형식

  * 한 편당  1.99달러 / 재생 후 24시간 안에 영화를 감상해야 함 / 30일 안에 감상하지 않으면 소멸

  * 고객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서비스 설계로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함

- 회생을 위한 블록버스터의 모든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고 이때부터 파산 준비에 들어감


2009년 넷플릭스

- 넷플릭스 가입자 1,000만 돌파

- 넷플릭스 사용자 추천 알고리즘 공모전 최종 우승자 선정

  *우승팀 : "벨코어의 실용적 혼돈 (Bellkor's Pragmatic Chaos)" (7월 25일)

- 프로필, 친구 맺기 기능 등을 예고 없이 삭제

  *수치적으로 이용률이 적은 서비스들을 종료했으나 강한 고객의 반발로 회귀함

  *이후 고객이 수용 가능한 선에서 불필요한 서비스를 하나씩 제거해나감


20010년 블록버스터 - 진짜 망함

- 블록버스터 파산 (9월 23일)

- 할리우드 비디오를 인수한 무비 갤러리 파산으로 비디오 대여 시대는 막을 내림


2011년 위기의 넷플릭스

플릭스팩(Flixpac) 창설 : 넷플릭스 정치활동위원회를 조직하여 망 중립성, 해외 저작권 관리, 대여 기록 공유 등 자사의 이익과 첨예한 부분에 대한 관련 법안을 관리하기 시작함

- 미국 최대 케이블채널 컴캐스트 가입자 추월 (2280만 명)

-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릴리 해머" 오픈

- 캐나다를 비롯 브라질 멕시코 등 남미로 글로벌 서비스 확장 서비스 1년 만에 100만 회원 확보

- 기획 중인 가격 인상 내용이 새어나가 100만 회원을 잃고 언론과 미디어에 공격당함 (7월 14일)

  *실물 DVD 대여는 수익 대비 비용이 큰 비즈니스였고 이를 줄이기 위해 실물 서비스는 60% 가격을 인상하고 스트리밍은 20% 할인하는 방향이 논의되고 있었음

  *가격 인상 폭에 대한 코멘트가 "라떼 한 잔 값 정도니까 별로 부담되지 않을 거야"라는 뉘앙스로 노출되었고 웹 커뮤니티와 SNS에서 아주 몰래를 맞음

  *항상 고객을 사랑하는 기업이라는 브랜드로 기억되는 곳에서 이런 스캔들이 터지자 큰 실망감을 품은 고객들이 대거 이탈함 (약 100만 명)

(http://www.ibtimes.com/netflix-price-increase-just-latte-or-two-298597)

-넷플릭스 DVD 대여 서비스를 "퀵스터"라는 자회사로 서비스 분리 (9 월 18일)

  *다시 재앙 같은 고객 항의와 반발 시작 

  *고객들의 강한 불만에 퀵스터를 중단하고 재 검토에 들어갔으나 결국 분리함

  * 당시 350달러에 달했던 주가는 65달러로 폭싹 내려앉음

당시 마케팅 담당자였던 로스는 이렇게 말했다.

"골프 챔피언 타이거 우즈는 성추문으로 인해 결혼생활과 커리어가 무너지기 전까지 그는 만인의 추앙을 받았다. 너무나 존경을 받은 탓에 다른 유명인가 보다 더 고통스럽고 빠르게 추락했다. 넷플릭스도 마찬가지다. 너무나 사랑을 받아왔지만 지금은 다른 기업이 되었다."


"사람들에게 넷플릭스는 단순히 영화를 보여주는 회사가 아니었다. 보고 싶은 영화를 찾을 수 있는 가장 편리한 방법이었고, 무엇이 자신을 진짜 즐겁게 만드는지 아는, 다시 말해 자신의 가장 은밀한 비밀을 공유하는 친구였고, 다음번에는 더 큰 감동을 선사하리라 믿을 수 있는 존재였다. 그 모든 것들이 그저 수많은 알고리즘의 집합체였다고 깨달았을 때 너무나 가슴이 아팠던 것이다. 그들은 조금 다른 의미로 해낸 것이다. 고객의 생활 속에서 고유한 양식으로 친구로 문화로 자리 잡은 것이다. 넷플릭스의 빨간 봉투에 설레었던 그 순간들을 모두가 가슴 깊이 공유하고 있었던 것이다." 넷플릭스 스타트업의 전설, 지나 키팅-참조


2013년 이후 넷플릭스

2013년 :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하우스 오브 카드" 런칭

  *2013년 에미상 3관왕 달성

2016년 : 한국 진출 (1월 7일)

2017년 : 미국 내 넷플릭스 가입자 수가 유료 케이블 TV 가입자 수 추월

2017년 : "옥자" 개봉 / 칸 국제 영화제 초청

2017년 : 디즈니 자체 플랫폼 구축을 위해 넷플릭스와 결별 선언

2017년 : 미국 6000만 명 / 한국 10만 명 / 전 세계 가입자 1억 명 돌파

  *미국 내 신규 가입자가 둔화되고 시장이 포화상태가 되자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

  *2010년 캐나다, 2011년 남미, 2012년 유럽, 2015년 일본, 2016년 한국

  *중국 북한 시리아 등을 제외한 190여 개국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

  *50%에 달하는 5,000만 명의 해외 가입자 유치




본 브런치는 아래의 참고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각각의 인사이트를 잘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자료

1. 넷플릭스 스타트업의 전설, 지나 키팅

2. 넷플릭스하다, 문성길

3. 넷플릭스 - 리디북스 헬로월드 시리즈

4. Netflix 2Q 실적 살펴보기 http://4wonderland.tistory.com/m/28

5. 넷플릭스 주식 : 성장의 역사 http://toozajournal.tistory.com/508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