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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ulsum Jul 29. 2024

타이중 북부 허우펑 자전거도로

타이중 빈티지 여행 OLD & NOW, part.1

여행 기간 | 2024년 1월 23일 ~ 26일

여행 장소 | 타이완 타이중 근교


지어진 지 100년이 훌쩍 넘은 건축물에 청춘영화 같은 싱그러움을 불어넣는 타이중 사람들 사이에서 나흘동안 머물렀다. 오래된 건축물에서 과거 도시의 역할을 짐작할 수 있었고, 사람들이 머무는 공간에서 현재 타이중 시민들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여행하는 동안 어두운 색 실 없이 아름다운 양탄자의 무늬를 만들 수 없다던 어느 소설가의 말이 떠올랐다.

무조건 전기 자전거로 렌트할 것. 운전면허가 없어도 렌트 가능.

OLD & NOW 철길 따라 시간 여행, 허우펑 자전거도로

혼란한 근대를 보낸 건 대한민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조선에서 병인양요가 일어나고 약 20년 후 청나라와 프랑스 사이에서도 전쟁이 일어났다. 청나라는 1884년과 1885년 두 차례에 걸친 프랑스와의 전쟁에서 타이완을 지켜냈지만, 1894년 청일전쟁에서 패하면서 이듬해 시모노세키 조약을 통해 타이완을 일본에 양도했다. 그리고 1895년부터 1945년까지, 60년간 일본의 식민지배를 받았다. 타이완 중부의 타이중은 일본 식민통치 시기에 본격적으로 개발된 도시로, 당시의 흔적이 도시 곳곳에 남아 있다. 오랜 세월이 켜켜이 쌓인 시간의 단면을 볼 수 있는 북부로 향했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 보면 마을 사람들의 생활도 엿볼 수 있다

육해상 교통의 중심인 타이중에 정복자는 철도를 건설했다. 촘촘하게 도시를 연결하고 물류의 이동 통로이자 시민들의 발이 되어준 철로는 1백여 년이 지난 지금 자전거 도로로 변신했다. 타이중시는 타이완 종단선인 동쓰지선이 운행을 중단하자 기차가 지나던 12km 구간을 타이완 최초의 자전거 전용도로인 ‘동펑 자전거도로’로 바꿨고, 몇 해 전 동펑 자전거도로의 서쪽 끝을 찌우산 노선의 일부인 허우리 마장과 연결하는 ‘허우펑 자전거도로’를 추가했다. 전체 길이 4.5km의 짧은 루트지만, 허우펑 자전거길은 볼거리가 많다. 여러 갈래의 논두렁 길이 만들어내는 전원 풍경, 찌우산 노선의 최장 터널이었던 길이 1.2km에 달하는 9번 터널, 아찔한 높이의 허우펑 철길 등 생경한 풍경이 펼쳐진다. 동펑 자전거도로로 들어서면 과거 간이역으로 쓰였던 플랫폼과 철로, 기차 모형도 볼 수 있다. 여행자에겐 타이중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진귀한 경험의 길이지만, 주민들의 산책로이자 마을과 마을을 잇는 길이라 타이중 서민들의 삶에 한 걸음 가까이 들어간 기분이다.



다양한 농촌체험이 가능한 퍼스트 레일웨이 밸리 와이너리


퍼스트 레일웨이 밸리 와이너리

셔터만 누르면 인생 사진을 얻을 수 있을 만큼 싱그러움이 가득한 허우펑 자전고도로에서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퍼스트 레일웨이 밸리 와이너리’와 ‘허우리 마장’에 들러보자. 퍼스트 레일웨이 밸리 와이너리가 위치한 허우펑 철교 남쪽 마을은 타이완 최초의 와이너리가 있던 곳이다. 지하에서 용천수가 흘러나와 안정적으로 와인 저장고 온도를 유지해 오크배럴에서 좋은 와인을 숙성시킬 수 있기에 와이너리가 생겼다고 한다. 그때부터 마을 곳곳에서는 포도농사를 지었는데, WTO 체결 이후 포도의 판로가 막히자 마을 사람들이 의기투합해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주인 부부의 자녀는 보다 체계적인 공부를 위해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고, 현지에서 타이완제 기계로 와인을 만드는 모습을 발견하고 집으로 돌아와 2003년 타이완의 특색을 살린 와이너리를 열었다. ‘퍼스트 레일웨이 밸리 와이너리’는 유럽풍 정원에 와인 시음실과 와인 저장고, 피크닉 공간을 갖추고 있다. 와인셀러 투어를 예약할 수 있고, 1층은 와인을 시음하고 판매하는 공간으로, 2층은 식당으로 운영 중이다.


주말마다 승마 경기가 열리는 허우리 마장

허우리 마장

허우리 마장은 1912년에 세워진 타이완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공공 경마장이자 일제강점기 때 대만총독부의 말 사육장으로 사용되던 곳이다. 타이중현 말목장사무소로 불리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야전본부 역할을 했다. 타이완 해방 후 종마사육장과 국방 기병대 훈련장으로 사용되던 것을 관광과 레저 기능을 갖춘 마장으로 변신시켰다. 승마 체험을 할 수 있으며, 승마문화유산 박물관과 레스토랑, 카페 등이 있다. 1912년에 지어진 마장과 1938년에 지은 마구간, 1950~1960년대에 지어진 기숙사 건물 등 오래된 건축물이 형태를 보존하고 있다. 주말이면 종종 국제 규모의 마장마술 경기가 진행되니 방문 계획이 있다면, 홈페이지에서 일정을 체크하자. 공간이 넓은 편이니 자전거를 반납하기 전에 돌아보는 것이 좋다.


타이완 북부의 뉴 쇼핑 스폿 리파오랜드에는 아웃렛과 쇼핑몰, 테마파크, 호텔, F1경기장 등이 모여 있다.


NOW & NEW 마니아를 위한 리바오 랜드 & 홍딩구오즈 과자점

타이완에서 가장 높은 126m 대관람차가 있는 리바오랜드는 2개의 테마파크와 2개의 호텔, 2개의 아울렛과 G2트랙을 갖춘 리바오 국제 레이싱 파크가 더해진, 타이완 최대의 관광레저단지다. 지난해 말부터 리바오랜드에서는 라인 프렌즈 캐릭터와 협업한 다양한 공간을 선보이고 있다. 테마파크인 디스커버리 월드에는 다양한 역할 놀이를 할 수 있는 라인 프렌즈 타운이 더해졌고, 풀론 호텔에는 라인 프렌즈 객실을 운영 중이며, 대관람차 역시 라인프렌즈 칸이 추가됐다. 250여 개의 브랜드가 입점한 아울렛은 2개의 존으로 나뉜다. A존은 이탈리아 제노바의 항구 도시 포르토피노를 모델로, B존은 이탈리아 북부 레이크 꼬모의 산기슭 마을을 모델로 구성했다.



건강한 재료로 만든 타이중 대표 디저트. 틴 케이스에 담아 선물하기 좋다.

타이완은 아기가 태어나 1달이 지나면 손님들에게 아들일 경우 떡을 돌리고, 딸일 경우 과자를 선물하는 문화가 있다. 뿐만 아니라 결혼할 때도 신부가 신부측 하객들에게 쿠키를 주는 문화가 있어 디저트가 더욱 발달하게 됐다. 펑유엔 기차역 근처의 홍딩구오즈 과자점(idodo.com.tw)은 타이중 10대 기념품으로 뽑힐 정도로 최근 타이완에서 가장 핫한 디저트 가게다. 천연 재료를 사용해 건강한 디저트를 선보이는데, 설탕과 소금 사용량을 줄여 담백한 것이 특징이다. 타이중 고속철도역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버스부터 지하철, 공유자전거 등의 교통수단은 물론 편의점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이지카드

Tip. 대중교통으로 타이중 여행하기, 타이완 호행

타이완 호행은 여행자 전용으로 기획된 버스 서비스로, 타이완 철도역과 고속철도역에서 전국 주요 관광지를 연결하는 버스 노선을 제공한다. 각 지역 노선 1일권은 당일 무제한 승차가 가능하다. 타이중에는 펑유엔 기차역에서 허우펑 자전거도로, 허우리 마장, 리바오랜드 등을 연결하는 888번 풍원-후리 관광버스와 타이중 기차역과 타이중 공원, 이중제 상권, 국립자연과학박물관, 차오우 광장, 심계신촌 등 시내 주요 관광지를 순환하는 11번 미드타운 순환버스를 운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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