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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ulsum Jul 31. 2024

몽골 여행, 테를지 국립공원

몽골여행 part.3

TERELJ NATIONAL PARK 테를지 국립공원

울란바토르에서 동북쪽으로 70km정도 떨어진 곳에 몽골 최고의 휴양지가 있다. 강과 산, 나무와 초원이 어우러진 독특한 지형의 테를지 국립공원에서는 강가에서 텐트를 치고 캠핑하면서 낚시를 즐기거나 수영을 할 수 있고, 게르에 머물면서 승마와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공원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몽골 사람들은 가축을 친구라고 생각한다. 살아서는 우유와 털을, 죽어서는 고기와 가죽을 제공한다. 말, 소, 양, 염소, 낙타, 몽골인의 삶은 이 가축으로 시작되고 끝난다.
조립과 해체가 쉬운 게르에는 이동이 잦은 유목민의 지혜가 담겨 있다. 몽골 여행에서 반드시 체험해야 할 문화 중 하나

울란바토르 근교의 휴양지 테를지 국립공원

몽골은 인구밀도가 세계적으로 지극히 낮은 곳 중 하나다. 국토 면적은 156만km2가 넘지만 인구는 300만 명 정도, 1km2당 인구밀도가 2명이 채 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절반의 인구는 울란바토르에 모여 살고 있다. 울란바토르 동북쪽으로 70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테를지 국립공원은 울란바토르 시민들의 주말 여행지다. 바위산과 계곡, 푸른 초원이 어우러져 트레킹과 암벽등반, 수영, 래프팅, 승마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어 현지인은 물론 외국인 여행자도 즐겨 찾는다. 공원 곳곳에 자리 잡은 바위산의 정체는 중생대의 화강암으로, 원래 바다였던 곳이 융기하면서 언덕과 산이 됐고, 오랜 시간 비바람에 침식돼 현재와 같은 모습을 갖게 됐다. 사람들은 이곳 강가에서 캠핑을 하면서 낚시를 즐기거나 수영을 하고, 게르에 머물면서 승마와 트레킹을 즐긴다.

몽골에는 ‘세 걸음 이상 거리는 말을 타고 간다’는 말이 있다.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몽골인에게 말과 말 타기는 삶 그 자체다. 아이가 태어나 한 살이 되면 어른이 말에 태우고 다니면서 말과 친해지도록 한다. 걸음마를 익히기도 전에 말타는 법을 먼저 배우는 것. 승마는 몽골에서 즐기는 가장 흔한 액티비티 중 하나다. 동물원에서 만나는 동물과 달리 건강하고 활력 넘치는 게 특징. 승마 체험용 말은 관광객용으로 길들인 말이라 속도를 내지 않고 천천히 걷는 데 익숙해져 있다.

말을 타고 테를지 국립공원 내의 볼거리를 찾아 나섰다.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거북바위. 높이가 30m나 돼 멀리서도 눈에 띈다. 테를지 국립공원에서 가장 많은 여행자가 모이는 곳이라 그런지, 주변에는 독수리 체험, 승마 체험, 활쏘기 체험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경험할 수 있는 시설이 밀집해 있다. UB2호텔 뒤쪽으로 난 다리를 건너자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울창한 숲과 맑은 강, 나무는 하늘에 닿을 듯 키가 크고 강은 시원한 물소리를 내며 빠르게 흐른다. 웨딩 촬영하는 신혼부부, 캠핑을 즐기는 가족, 래프팅을 즐기는 사람들까지 주말을 즐기는 이들로 붐볐다.



새벽사원이란 별명을 가진 아리야발 사원을 둘러싸고 108개의 마니차가 있다. 모두 돌리면 전생의 죄가 사라진다고 한다.

몽골인을 지켜주는 수호신을 찾아서

몽골 사람 대부분은 티베트불교를 믿는다고 한다. 아리야발 사원으로 향했다. ‘새벽사원’으로 불리는 이곳은 부처님이 타고 다녔다는 코끼리를 형상화해 지었다. 마니차가 있는 정자를 지나 피안의 다리에 올라섰다. 이 출렁 다리는 속세를 떠나 피안으로 가는 길로 삶과 죽음을 의미하는데, 죄를 지은 이는 이 다리를 건너지 못한다고 한다. 다리를 건너자 가파른 경사의 계단108개가 나타난다. 그 번뇌의 끝에 관음보살을 모시는 사원이 있다. 사원을 둘러싸고 108개의 마니차를 모두 돌리면 전생의 죄가 사라진다고 한다.

공식적인 종교는 티베트불교지만, 몽골 사람들은 미신을 믿는다. 샤머니즘은 수천 년 동안 유목민들의 종교였다. 칭기즈칸 역시 하늘을 숭배했고, 무당을 보호했다. 불교가 몽골에 전파된 16세기 전후로 샤머니즘이 사라졌다지만, 여전히 불교와 공존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어워다. 몽골식 서낭당으로, 몽골에는 어워에 돌을 얹고 주위를 세 바퀴 돌며 소원을 비는 문화가 있다.

당연하게도 몽골을 여행하면서 다큐멘터리에서 본 소년은 만나지 못했다. 만났다고 한들 알아보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비슷한 표정으로 말을 달리는 소년들을 만났다. 언어가 달라 말을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수많은 갈색 눈동자가 반갑다고 인사를 건네는 것 같았다. ‘안녕, 솔롱고(무지개)의 나라에서 온 사람!’ 하고.

 바람은 형체가 없지만 바람에 흔들리는 것을 보면 존재를 알 수 있고, 시간은 형체가 없지만 시간을 따라 흘러가는 것을 보면 정체를 알 수 있다고 했다. 몽골에서는 오래된 바람 냄새가 났다. 척박한 땅에 뿌리내리는 대신 목초지를 찾아 바람처럼 이동하던 유목민의 낡은 게르에선 고된 삶의 시간이 읽혔다. 


2016년 8월, 몽골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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