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코타일을 붙이며 배운 우리 부부 이야기
학원을 확장하기로 결정했을 때, 마음 한구석은 설렘으로 가득했지만 동시에 걱정도 함께 밀려왔다.
더 넓어진 공간만큼 채워야 할 것들도 많고, 손길이 닿아야 할 부분들도 많았다.
인테리어 업체에 맡기면 편했겠지만, 작은 부분이라도 우리가 직접 해보자는 마음이 생겼다.
새로운 공간을 단장하는 과정 자체가 또 하나의 추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렇게 해서 시작된 것이 바로 바닥 타일 붙이기였다.
쿠팡에서 타일을 주문했다. 화면 속 사진으로만 보던 타일들이 택배 상자에 담겨 도착했을 때,
괜히 가슴이 두근거렸다. ‘내 손으로 직접 무언가를 만든다’는 생각은 늘 사람을 설레게 한다.
상자를 열고 하나하나 꺼내며 바닥에 대어보니, 머릿속에 그려두었던 그림이 조금씩 현실이 되는 듯했다.
하지만 막상 작업에 들어가니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았다.
나는 성격이 급한 편이라 대충 맞는 것 같으면 바로 붙이려는 습관이 있는데,
그 덕분에 첫 줄부터 삐뚤어졌다.
붙이고 보니 이게 아닌 것 같아 결국 뜯어내고 다시 붙여야 했다.
타일은 한 번 잘못 붙이면 떼어내는 과정에서 자국이 남기 때문에 더 조심스러워야 했다.
그런데 그 순간 옆에서 묵묵히 작업하던 남편이 내 실수를 말없이 정리해주었다.
남편은 의외로 이런 일에 꼼꼼한 면모를 보였다.
나는 힘과 속도로 밀어붙이는 타입이라면, 남편은 시간을 들여 세세하게 맞추는 걸 좋아한다.
테두리를 따라 실리콘으로 마감을 하는데, 그 손길이 얼마나 섬세한지 감탄이 나올 정도였다.
줄눈을 맞추고 마감을 깔끔하게 해놓으니, 작업이 완전히 다른 수준으로 보였다.
사실 나는 금세 지치기도 하고 대충 하고 넘어가려는 성향이 있는데, 남편 덕분에 결과물이 훨씬 완성도 있게 마무리되었다.
돌이켜보면, 우리의 부부 관계도 이런 모습과 닮아 있다.
보통 집안일이라고 하면 아내가 더 많이 한다고들 생각하지만, 우리 집은 조금 다르다.
요리는 남편의 취미라 내가 굳이 나설 일이 거의 없다.
하루의 피로를 풀기 위해 요리하는 시간이 오히려 남편에겐 즐거움인 듯하다.
식사 후 설거지도 자청해서 한다.
빨래 역시 내가 하는 일은 그저 빨래감을 걷어서 모아두는 것뿐, 세탁기 돌리고 널고 걷는 건 모두 남편 몫이다. 나는 고작 개어놓는 정도. 청소기도 남편이 더 자주 돌린다.
처음에는 이런 역할 분담이 어색했다. ‘내가 게으른 건 아닐까?’ 하는 죄책감이 밀려오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알게 되었다. 꼭 정해진 틀대로 해야만 좋은 부부는 아니라는 걸.
우리는 서로 잘할 수 있는 부분을 맡고, 부족한 부분은 채워주는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그렇게 하다 보니 갈등은 줄어들고, 오히려 서로에 대한 존중은 깊어졌다.
이번에 학원 확장을 준비하며 함께 타일을 붙인 경험은 그런 깨달음을 더 선명하게 만들어주었다.
나는 거칠게 시작하고 남편은 섬세하게 마무리했다.
내가 붙였다가 잘못된 건 다시 떼어내고, 남편이 꼼꼼히 손질하며 완성을 만들어갔다.
그 과정에서 서로 짜증도 내고 웃음도 터뜨렸지만,
결국 둘이 힘을 합쳐 하나의 공간을 완성했다는 사실이 남았다.
타일 한 장 한 장을 붙이는 일이 마치 결혼 생활과 닮아 있다고 느껴졌다.
결혼도 처음엔 설렘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삐뚤어지기도 하고, 계획대로 되지 않아 다시 고쳐야 하는 순간도 생긴다.
혼자였다면 포기했을 일도, 둘이라서 끝까지 해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어느 한쪽이 지칠 때 다른 한쪽이 더 힘을 내고, 서로의 성향이 다르기에 오히려 균형이 맞춰진다.
이번 작업을 통해 그런 삶의 진리를 몸으로 다시 배운 셈이다.
무엇보다 DIY의 매력은 ‘불완전함을 받아들이는 것’에 있는 것 같다.
전문가처럼 완벽하지는 않지만, 내가 직접 손을 대고 시간을 들인 만큼 애착이 생긴다.
작은 흠집이나 비뚤어진 부분조차도 우리의 흔적이 된다.
그 불완전함을 함께 지켜보며 웃을 수 있다는 건,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서로의 부족함을 탓하기보다 그 자체로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야말로 오래 가는 부부의 힘이 아닐까.
작업을 끝낸 후, 바닥에 깔린 새 타일 위에 서 있으니 참 묘한 감정이 들었다.
‘우리가 해냈다’는 성취감과 함께 앞으로 이 공간을 채워갈 아이들의 웃음소리, 학부모들의 대화, 그리고 나와 남편의 또 다른 도전들이 떠올랐다.
단순히 바닥을 새로 단장한 게 아니라, 우리 삶의 또 다른 시작점을 마련한 것 같았다.
돌아보면 이번 학원 확장은 단순한 사업적 선택이 아니라 우리 부부의 관계를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역할이 다르고 방식이 달라도, 결국 함께할 때 가장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단순한 진리를 몸소 체험했다.
앞으로 학원을 운영하며 크고 작은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오늘 타일을 붙이며 느낀 것들을 기억하고 싶다.
타일 한 장 한 장이 우리의 삶을 비추는 거울처럼 다가온다.
대충 붙였다가 다시 고치기도 하고, 엉성하게 보이는 부분은 서로의 손길로 다듬는다.
완벽하지 않지만, 그래서 더 따뜻한 결과물이 나온다.
학원을 확장하면서 생긴 물리적인 변화보다,
그 과정을 통해 우리 사이가 더 단단해졌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