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를 알게 된 건 남편 덕분이다.
남편 회사 대표님은 매일같이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그 글을 임원 단톡방에 공유한다고 했다.
남편은 아침에 그 글을 꼼꼼히 읽고, 마치 좋은 책 한 구절을 들려주듯 내게 말했다.
“모든 싸움은 피하는 게 상책이다. 싸워서 이겨야 할 이유가 분명한 싸움은 자신의 나태와 나쁜 습성과의 싸움뿐이다.”
그렇게 남편의 목소리를 따라 듣던 문장들이, 어느새 내 마음에 잔잔히 남았다.
처음엔 솔직히 어려웠다. 문장마다 철학이 담겨 있고, 은유와 비유가 가득해서 한 줄 읽고 나면 한참 생각해야 했다. 하지만 그 문장을 내 삶에, 이웃의 이야기나 아이의 얼굴에 대입해 보면 그 철학이란 게 그렇게 먼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그리고 문득, 나도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글이 아니라, 그저 내 하루를 담담히 기록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시간이 지나 다시 그 페이지를 넘길 때, 그때의 나를 떠올리며 부끄럽거나 어색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그날의 공기와 마음을 잊지 않고 싶었다.
사진첩 속 사진들처럼, 글로 남겨두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브런치의 빈 페이지를 연다.
손끝이 키보드를 따라 움직일 때마다 내 마음 한켠이 따뜻해진다.
아직 올린 글은 많지 않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내가 쓴 글을 읽다 보면 언제나 가족이 등장한다.
사랑하는 남편, 아이, 그리고 우리가 함께한 일상.
그 속에서 나는 행복과 감사의 마음을 자주 발견한다.
때로는 힘들고 지치는 날도 있지만, 억지로라도 행복을 찾아보려 애쓴다.
그건 단순한 자기 위로나 긍정 훈련이 아니다.
삶을 조금 더 단단하게, 그리고 부드럽게 만드는 연습이다.
감사하는 마음은 내가 기독교인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다 더 깊은 이유는, 감사라는 감정이 나를 살게 하기 때문이다.
어떤 날은 그저 가족과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 하나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걸 나는 이제 안다.
글을 쓰며, 나는 조금씩 달라졌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한결 느려지고, 당연하다고 여겼던 일상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창밖의 햇살, 남편의 표현, 아이의 손끝 같은 것들이 새삼스레 마음에 들어와 자리를 잡는다.
오늘의 기록이 내일의 나를 위로할 수 있기를 바란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라면 어제보다 오늘이 더 행복하고,
오늘보다 내일이 더 따뜻할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언젠가, 누군가 내 글을 읽으며
“이 사람의 하루도 내 하루 같구나” 하고 느껴준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그날이 오기 전까지, 나는 오늘도
브런치에 나의 하루를 천천히, 정성껏 써 내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