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금산은 왜 금해남산이 아닌가
2008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대략 15년도 더 전에
나는 자전거를 고속버스에 싣고 홀로 남해 여행을 왔었다
하도 오래전 일이어서 잊고 있었는데
남해에 홀린 듯 카페를 차리고 보니
이곳이 바로 08년도에 여행하며 머물렀던 곳이었다
그것은 사진으로 흔적들이 남아있었다
선구리, 항촌마을...
바로 지금 카페 자리다.
나는 그때 여기 바닷가 민박집에서 하루를 묵었는데
그 때 묵었던 방에는 민박집 주인 어르신의
손녀들 것으로 보이는
인형과 장난감이 곳곳에 있었고
그 인형과 장난감들과 함께
남해에서의 잊지 못할 하룻밤을 보냈다
그때의 기억과 느낌은 사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
오후의 마지막 잔디밭을 읽을때마다 다시 떠오르곤 했다.
15년 전에, 아마 이성복을 자주 읽었던 것 같다.
그의 시 중에는 남해금산이 유독 좋았고,
남해금산의 독특한 감성은 가천다랭이마을에서도
동일하게 느낄 수 있었다.
가끔 시간은 어떤 것일까?
우연일까? 아니면 우연이 아닐까?
왜 남해금산은
금해남산이 아니고, 남해금산인가
남해 바닷가 허물어져가는 오래된 집들은
한 때 북적였던 과거의 시간들을 간직한 채
어떻게 찬란히 녹슬어가고 있는가
그런 생각들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