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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 중국 Jul 07. 2020

[서평] 일과 육아로 지쳐있는 내가 나로 살아가는 법

신정철, "단 한 권을 읽어도 제대로 남는 메모 독서법"


어떤 일이 하고 싶다면, 일단 해보자. 해보고 나면 어떤 식으로든 우리는 달라져 있을 테니까. 결과가 아니라 그 변화에 집중하는 것, 여기에 핵심이 있다.

-《소설가의 일》 , 김연수




01.이 책을 접하게된 동기 Feat. <밀리의 서재>를 재구독하다.

나는 박사과정까지 꽤 오랫동안 책과 씨름하는 인생을 살았다. 그런데 2016년 아내의 임신 소식과 함께 나는 굉장히 빠르고 묵직한 인생의 변화를 겪어내게 된다. 스스로보단 가정에 힘을 더 실어내야 했던 그 변화는 어느샌가 스스로를 외면하거나 방치하게 되었던 계기였다.


그런데 며칠 전, 늘어나는 책 욕심에 나는 결국 첫 런칭 때 부터 즐겨보던 <밀리의 서재>라는 이북 APP를 다시 구독하게 된다. <밀리의 서재> 또한 나한테는 독서욕망을 자극하는 곳이었지만, 새로이 구독을 하게 되면서 독서에 대한 방법론과 의지를 다시금 불태우고 싶었다.


그래서 일단 독서법에 대한 책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신정철님의 "단 한 권을 읽어도 제대로 남는 메모 독서법"이라는 책을 발견하게 된다. 일과 육아에 항상 시간이 쫒기던 나는 순간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바로 이 책을 Pick하게 된다.



02.특별한 게 있을까? Feat. 책의 내용
얼마나 많이 읽느냐보다는 어떻게 읽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더 잘 읽는다는 것은 더 천천히 읽는다는 것이다.

-《느리게 읽기》 , 데이비드 미킥스



이 책은 "메모"나 "독서" 자체가 최종목적은 아니라고 이야기 한다.작자가 주장하는 메모독서법은 결국 글쓰기와 메모 독서 습관화를 통한 '새로운 인생살기'로 발전된다.


나는 상당부분 공감이 간다. 고등학교 시절 국어 교과서에서 배웠을 구양수의 '삼다(三多) : 다독, 다작, 다상량'과 비슷한 맥락 아닐까. 사실 워딩 자체의 특별함 보다는 이 글을 읽고 있는 나의 마음의 특별했다. 일과 육아에 치여 살아지는 대로 살지말고, 내 인생의 또다른 장막을 열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실 돌아보면 내가 독서를 게을리 하지는 않았다. 다만, 마음이 너무 급했다. 이젠 더 '잘' 읽고싶어졌다.


03. 독서노트
1단계: 책에 메모하기

밑줄을 친다.

색을 달리하여 중요도를 분류한다.

책의 여백에 질문하고, 답을 찾는다.


1단계는 '밑줄치기'와 '여백에 메모하기'로 구분된다. 사실 나 처럼 이북으로 독서하지 않으면 편리성과 접근성 때문에 독서가 힘든 사람들은, 요즘 나오는 거의 모든 이북의 '하이라이트'와 '메모하기' 기능을 활용하면 될 일이다. 사실 앱이 더 편리하다.


'밑줄치기'


각 장의 중요문장 (3~5개) , 저자의 의도파악 후 핵심문장도 요약하기 좋다. 나와 관련된, 그냥 멋진, 인용하고 싶은,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거부감 들지만 왠지 신경 쓰이는 등등 모든 문장이 다 좋다.


1. 저자의 핵심주장은?

2. 그 근거는?

3. 저자의 숨겨진 의도는?

4. 저자가 말하는 내용은 어떤 가치를 가지는가? (당연히 나에게)


'여백에 메모하기'


책 읽으며 떠오른 생각과 질문을 짧게 요약해서 적는다. 키워드를 뽑아내고, 도표를 만들어보고, 기호로 표시하고, 제일 중요한 건 나중에 '실천하고 싶은 행동'을 적는다.



책 한 권과 독서노트만 있다면 그 곳이 나만의 휴식처인 케렌시아(Querencia)가 된다. 밑줄치기란 작자의 말을 겸손히 경청하는 과정이고, 비판적으로 작자의 말을 곱씹어 보는 계기이다. 이 과정에서 내 생각이 자연스레 정리된다. 떠 오르는 생각들을 여백 혹은 APP 내의 '메모하기' 기능을 통해 적어 놓으면 된다.


2단계: 독서 노트 쓰기

중요한 문장, 기억하고 싶은 문장을 필사한다.


작자의 말대로 독서 노트를 쓰고 필사를 하는 일은 참으로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든 일이다. 그런데 한 편으로는 글쓰기 연습도 되고 기억에도 오래 남으며, 글쓰기 재료를 모을 수 있는 아주 유용한 행위이다.


정약용 선생의 독서법도 이런 경향을 보여준다.

정독 : 정성 들여 자세히 읽는 것

질서 : 읽으면서 생각을 메모하는 것 (생각을 축적)

초서 : 책 구절을 옮겨 적는 것 (자료를 수집)

좋은 문장을 골라 세심하게 관찰하고, 옮겨 적고, 반복적으로 읽으면 글쓰기 실력이 늘어날 수 밖에 없긴하다.


사색하는 능력을 통해서 인간은 지속적인 것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획득한다

-《시간의 향기》 , 한병철



독서 노트 쓰기는 아날로그나 디지털 모두가 좋지만, 각각의 장단점은 존재한다. 나는 시간을 절약하고 OSMU 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쪽으로 보는 게 좋겠지만, 명구나 기억하고 싶은 글귀 및 변화에 대한 다짐은 아날로그도 좋겠다.


다만, 어떤 방법을 택하건 독서 노트에 필수 적인 요소는 있다.

쓴 날짜

책 제목, 저자명

핵심 내용을 담은 문장, 나와 관계있는 문장, 책을 읽으며 가져야 하는 질문에 답을 주는 문장

나의 고민, 문제와 관련된 내용, 나를 발견하게 하는 문장

내 삶에 적용하면 어떻게 될지 생각하고 (다른 색)으로 표현


이렇게 독서노트를 만들어 나가면,

기억에 오래 남는다

제대로 책의 내용을 음미할 수 있다

생각을 축적할 수 있다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다

실천하게 된다

독서 노트를 펼쳐 과거에 쓴 내용을 다시 읽으면 자아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인간은 물질적 현실 그 자체를 살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항상 언어라는 필터를 거치죠. 인간은 '언어적 가상 현실'속에서 살아갑니다. 그런데 언어 그 자체는 현실에서 분리되어 있습니다. 언어 그 자체는 현실적으로 무엇을 하는지와 상관없는 다른 세계에 속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언어의 해방적인 힘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 ....


그렇다. 내가 직접 과감하게 도전하고,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새롭고 복잡하고 중요한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나에게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삶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지금 속해있는 환경에는 없는 가능성을 상상을 통해 그릴 수 있는 언어의 힘이 있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언어의 힘'을 이용할 수 있는 사람, 언어를 가진 사람만이 자신이 워하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독서노트에 책 속 문장을 베껴 쓰고, 내 생각을 적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위한 언어를 수집하는 것...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언어의 힘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내가 이용할 수 있는 언어가 풍부해야 합니다.

저자의 말대로 독서 노트 쓰기는 새로운 삶과 변화를 얻기 위해, 새로운 언어를 찾기 위한 잠시 멈춤이다. 침묵이다.


3단계: 독서 마인드맵 작성하기

키워드를 뽑는다.

범주화를 통해 계층형 목록을 만든다.

색상이나 기호로 강조 표시한다.


읽는 사람의 과제는 창세기부터 묵시록 사이의 히스토리아 가운데 자신이 읽는 모든 것을 그것이 속하는 각각의 지점에 집어넣는 것이다. 오직 그렇게 함으로써만 읽는 사람은 읽기를 통하여 지혜를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 <텍스트의 포도밭>, 이반 일리치


마인드 맵이란?


뇌가 생각하는 방식에 입각한 기록법이다. 생각이나 정보를 중심 주제에서 방사형으로 전개되는 형태로 기록하는 방법이다.



마인드 맵 기초 사용법

키워드 뽑기 : 핵심 내용 파악 / 키워드 도출

범주화 - 계층형 목록 만들기 : 일정기준으로 카테고라이징 (주가지 밑에 부가지)

강조처리 : 저자의 핵심 주장이나 나와 가장 관련이 높은 내용을 담은 가지에 강조 처리


잘 만드는 법

책의 내용을 제대로 복워할 수 있는가?

나의 생각을 담았는가?


좋은 점 :전체 흐름 파악 가능 / 이해 용이 / 기억 용이 / 한 장 요약 가능 / 필요한 내용 검색 용이 / 글쓰기, 강의, 발제에도 바로 활용 가능


독서노트가 '나무 한 그루 제대로 보기'라면, 마인드맵은 '숲 전체 들여다보기'에 해당.



4단계: 메모 독서로 글쓰기

질문을 찾는다.

핵심 문장을 쓴다.

글의 설계도를 그린다.


사실 이 블로그는 이 부분의 내용을 읽고 용기를 내서 쓰게 되었다. '굳이 글을 써야 하는 이유'에 대해 저자는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었다.



첫째,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전문가로 인정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해서 글을 써야 한다. 디지털 시대가 발전하면 할수록 글을 쓰는 사람이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오늘날 큰 성공을 거둔 사람들 모두는 말하기와 글쓰기에 탁월한 실력을 갖추고 있음을 우리는 어렵잖게 발견한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미래를 얻게 될 것이다


둘째, 나 자신을 알기 위해서

쓰기 연습을 통해 우리는 삶을 버텨낼 힘을 얻고, 경험한 것에 대해 자심감을 갖게 되며, 자기가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있다는 믿음을 키운다


셋째, 책을 제대로 소화하기 위해서

생각의 조각을 서로 결합하고, 빠진 부분을 메꾸어 하나의 완성된 형태, 결론이 있는 이야기로 만들어야 한다.


넷째, 자신의 경험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

글쓰기는 이기적이면서 동시에 이타적인 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 메모 독서를 활용한 글쓰기는 어떻게 진행하면 좋을까? 저자는 5단계로 설명한다.


1단계 : 질문 만들기

- 글쓰기의 시작은 질문

-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질문으로

- 좋은 질문이 좋은 글을


2단계 : 자료 조사, 글의 소재 메모하기

- 책을 읽다 내가 품던 질문에 연결되는 내용을 발견하면 독서 노트에 메모하고, 독서 마인드맵으로 요약정리


3단계 : 글의 설계도 작성하기 (개요)

- 이야기하고 싶은 바를 핵심 문장으로 쓰고, 글의 개용를 작성


4단계 : 설계도 따라 초안 작성하기


5단계 : 퇴고, 이미지 첨부하기



글의 내용부터 달라져야 합니다. 글의 주제를 정할 때 '나'의 관심사와 '세상(타인)'이 필요로 하는 것과의 교집합을 찾아야 합니다. 남을 위한 글쓰기가 되어야 독자가 늘고, 독자가 늘어야 글을 쓰는 사람이 계속해서 힘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요즘 1인기업 이야기 많이들한다. 유투브에 신사임당님 부터 자기개발에 힘쓰시고 누구나 관심가는 주제로 콘텐츠 만드는 분들 보면서 많이 배운다. 또, 한 편으로는 나도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이 생각은 벌써 2013년 칭화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서 미디어 커머스와 콘텐츠 산업에 대해 전공할 때부터 하던 생각이다. 그런데 게임 산업과 같이 '흥행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콘텐츠'를 다루는 일은 사실 시장의 수요를 파악하지 못하면 도태되고 만다.


히트 상품의 비밀은 MAYA (Most Advanced Yet Accptable)에 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친숙하면서도 놀라운 것에 반응합니다. 이야기의 내용이 독자 자신의 삶과 신념 체계를 반영하고 있을 때 독자는 이야기에 더욱 더 몰입하게 됩니다. 친숙함과 놀라움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대중성과 진정성 입니다.



결국 콘텐츠도 '시장의 원리'인 '필요한 사람에서 필요한 것을 주거나, 필요하다는 걸 깨닫게 해준다'를 적극 반영해야 하겠다.


5단계: 메모 독서 습관 만들기


매일 읽는 사람으로 거듭나는 전략 (습관화 시키는 법 - 한 3개워은 걸릴 듯)

1) 습관 목표 세우기 : 독서량 (권수 혹은 매일 책 읽는 시간의 총량) - "매일 꾸준히"가 더 중요함.

2) 책 읽는 시간 고정하기 : 다른 일 때문에 방해받지 않을 수 있는 시간 (나의 경우엔 매일 새벽 / 출퇴근시)

3) 자투리 시간 활용하기 : 언제나 밀리의 서재 혹은 YES24 이북, 그리고 도처에 산재한 블로그 포스트 들

4) 독서 목록 만들기 : 책 제목, 읽은 기간, 저자, 페이지 수, 별점 평가, 메모 독서/서평 작성 여부

- 이렇게 하면 정량 확인 / 성취감 / 관심 분야 확인 / 재독 혹은 추천 가능 / 습관화

5) 자랑하기 : 인스타 계정, 블로그 등 활성화


독서 모임으로 강제성을 부여하는 방법도 추천

1) 다양한 책 접근 가능하고

2) 삶이 더 행복해 지며

3) 독서 습관이 만들어진다


'발제'를 준비하면 책을 소화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발제 해야하는 책은 밑줄을 치며 빠르게 한 번 읽고, 밑줄 친 문장 중심으로 다시 읽으며 마인드 맵 요약 정리를 한다. 그리고 발표자료를 만들거나 그대로 발표한다. 독서 노트를 꾸준히 쓰는 비결은 지나친 의욕을 버리고, 완벽하게 정리하고자 하는 생각을 버리고 단 한줄이라도 자주 쓰는 정성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정해진 시간이 되면 끝내버리는 것도 중요하다. 안 그러면 지겨워진다. 어차피 효과를 보면 습관은 저절로 만들어 진다.


03. 그래서 나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이 책을 읽은지 2주 정도가 지났다. 작자의 권유대로 하루에 한 챕터씩 읽었다. 그리고 읽으면서 밑줄치고 메모하였고, 밤 마다 아이를 재우고 독서노트를 썼다. A4 용지에 쓰다가 답답해서 독서토느도 샀다 (너무 작은 크기의 노트가 와서 실망. 안 쓰고 있음). 1주일 동만 매일 조금씩 읽었고, 독서노트도 써봤다. 그러는 동안 나는 뭐가 달라졌을까?


1) 일단 독서를 틈이 나는대로 하는 습관이 생겼다. 밑줄치고 메모하고, 그 내용을 자꾸만 반복해서 읽고 있다.

2) 밀리의 서재를 엄청 자주 들어가게 되었고, 내가 좋아하는 매거진도 많아서 PC 버전까지 다운로드 받아 틈만 나면 들여다본다.

3) 밑줄을 많이치고 메모를 많이 하니까 정말 글을 쓰고 싶어졌다. 거참 신기하다.

4) 며칠간 심신이 너무 힘들어 바로 포스팅을 못한다는 사실이 죄악처럼 느껴질 정도로 글이 쓰고 싶어졌다.

5)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읽고 싶은 책과, 책에서 읽은 기억하고 싶은 글귀들, 쓰고 싶은 글들이 떠오른다.


그런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독서를 하면서 독서노트를 블로그에 쓰는 방법도 생각중이다. 아무튼 나의 새로운 인생 장막은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 어떤 새로운 라이프가 날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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