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M 중화 TV <차이나피디아> 녹화 스토리 (2)
CJ E&M 중화 TV에서 2020년 7월 26일 저녁 11시부터 방영되는 <차이나피디아> 의 녹화 후기글입니다. 준비과정, 경험담, 프로그램에 대한 광고, 후기 등등이 한 편의 글에 녹아있습니다. 맨날 틀에 박힌 중국 굴기론, 중국 위기론이 따분하셨던 분들께 꼭 시청을 권유드립니다. 중국에 대해서 나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을 계기로 정말 더 많이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을 합니다.
(1) 편에 이어 계속...
오후 12시 30분에 도착해서 메이크업을 하고, 대본 리딩을 하고 2시 정도가 되어서야 스튜디오로 진입합니다. 스튜디오엔 원탁이 하나 마련되어 있었고, 원탁 중간에는 중국의 지도가 크게 그려져 있었습니다. 아마 중국의 주요 성시 지역을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분석하자는 제작진의 의도가 내포되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제 자리는 조창완 작가님의 정 반대 맨 끝자리였습니다. 사실 6인 체제면 인문교양 토크쇼로는 적당한 규모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번 토크쇼 조합이 참 알짜입니다. 다들 어디 가서 빠질 게 없는 분들이네요. 든든합니다.
출연자 소개
한석준 : 중국 유학파 아나운서
한석준 아나운서는 KBS 공채 아나운서였다가 프리 선언을 한 대표적인 아나운서입니다. 현재 오상진 아나운서나 전현무 아나운서보다 앞서 프리 선언을 했다는 사실로 '프리 선언계'의 대선배님으로 불리는 분입니다. 사실 프로그램에도 소개가 되겠지만, 저와는 구면이십니다. 제가 작년 연말 진행하고자 하는 사업 관련해서 협조를 요청드리려고 뵌 적이 있죠. COVID-19 사태 때문에 그 사업은 무산되었지만, 친한 형님의 친구분이셔서 친근한 분이십니다. 사실 석준형 님은 있는 그대로가 '한석준'인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열정 넘치시고, 가식적인 부분이 없어 좋습니다. 직언도 꺼리지 않으시지만, 한 편으로는 후배들을 '츤데레'처럼 챙기는 분이시죠.
클라라 : 중국 활동파 배우
클라라 씨는 대한민국에서 방송 활동을 시작하셨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중국에서 인정받는 분입니다. 중국의 <팻 에이전트>, <신영웅문 : 천년의 비밀>, 중국 드라마 <한성>, <사도행자 : 특별수사대> 등과 같은 작품 활동을 하셨고, Tik Tok에서 무료 3,600만의 조회수를 올렸던 콘텐츠의 소유자이기도 합니다. 아쉽게도 중국에서는 작품 활동만 하시느라, 출장을 가셔서 숙소와 촬영장만 왕래하셨다고 하시네요. 하지만 남들과 다른 독특한 경험 (중국에서의 연예계 활동)을 했다는 점은 분명히 유니크한 자산이라고 보입니다.
이독실 : 중국 지식파 방송인
이독실 님은 누구 봐도 똑 소리 나는 이미지입니다. 카이스트 출신으로 알려져 있는 분이고요. 실제로 만났을 때의 분위기도 상당히 스마트해 보이시고, 실제로도 지성미 뿜 뿜인 방송인이셨습니다. 방송은 다양하게 하셨는데요. 거의 대부분의 이력이 '스마트함'과 연관이 있을 정도로 캐릭터를 잘 설정하신 것 같았습니다. 사실 똑똑해서 차가우실 줄 알았는데, 이번에 경험해 보니 게스트인 제가 긴장한 모습을 보시고 미소와 응원으로 긴장을 풀어주시는 모습에 많이 감동했었습니다.
고정 게스트 : 장위안
방송인 장위안 님은 '비정상회담'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인지도를 만드신 중국 출신의 방송인이십니다. '탑골 랩소디' 글로벌 싱어로 등장해 그동안 꽁꽁 감춰왔던 로커 본능을 발산하고 계시죠. 사실 사전 미팅 때 봤더니 완전히 타이완 아이돌 분위기를 분출하시더라고요. 지린성 창춘시 출신의 장위안 씨는 외국인으로서 정말 수준급의 한국어를 구사하셨습니다.
스페셜 토커 : 조창완
조창완 작가님은 희대의 로맨티시스트이십니다. C시 홍보관을 지내고 계신데, 1999년 톈진에서 유학하시는 현재의 사모님을 따라 '설거지 보조'(작가님 실제 표현)로 중국 유학을 떠나게 되신 분입니다. 사실 2000년대 초반부터 급속히 변하는 중국을 직접 체감하셨고, 한중 양국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신 분입니다. 이런 분과 마주 보고 있다니 새삼 흐뭇한 기분이 듭니다. 우선, 이 분께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 조창완 작가님은 중국 관련 스터디 모임 중에 가장 활발한 '중국 자본시장 연구회'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계십니다. (이 분의 저서 중에 중국 관련 참고할 내용들이 있는데, 해당 내용은 Appendix에 담아 놓겠습니다)
스튜디오의 분위기는?
스튜디오의 분위기가 어떨지 여러 생각이 많았던 차였습니다. 다들 프로 방송인들이셔서 약간의 Chic 함이 있지 않으실까 생각은 했었습니다. 근데 실제로는 의의로 방송 경험도 부족하고 나이도 가장 어린 저를 모두들 포용해 주시는 분위기였습니다. 전문 방송인이 아니다 보니 표출될 수밖에 없는 어색함을 프로다움으로 잘 감싸주시고, 순간순간 많은 조언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제가 실수가 가장 많았는데도, 계속 '괜찮다', '힘내라'라는 응원 메시지도 아끼지 않으셨고요.
녹화 후 들었던 생각은?
사실 결혼식 때 누가 오셨고, 누구와 악수를 했는지 잘 기억이 안 납니다. 대부분의 신랑, 신부가 겪는 현상입니다. 그런데 오늘 녹화가 그랬습니다. 긴장과 반복되는 실수 때문에 그야말로 좌충우돌이었네요. 다행히 막내이자 가장 방송 경험이 적은 게스트를 포용해 주시는 선배님들과 제작진분들 덕분에 무사히 녹화를 끝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앞으로 더 잘하려면?
사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수가 반복이 되면 그 마저도 부족한 실력을 들춰내는 정도밖에 안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늘 몇 가지 큰 교훈을 얻게 됩니다.
우선, 방송에 대한 선입견을 버려야겠습니다.
저는 주로 경제방송이나 토론을 많이 했습니다. 사실 나이에 비해 학계에 있었던 시간도 길고, 스타일 자체가 차분함을 더 선호하는 스타일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예능에서 너무 '까부는' 분위기의 출연자들을 선호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제가 막상 녹화에 참여해보니, 시청자는 저처럼 점잖게 방송하는 사람을 때문에 채널을 돌리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들었던 하루였습니다. 방송은 무조건 진중해야 한다는 생각. 사실 꼰대스러운 것이었습니다.
둘째, 발성을 고쳐야겠습니다.
제 딴에는 목소릴 저음으로 내고 좋은 공명을 내면 상대방이 듣기에 좋게 다는 상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녹화의 경험은 제 생각이 여실히 틀렸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습니다. 제 목소리는 소위 말하는 '먹는 소리'라고 합니다. 목소리가 밖으로 발산되는 형태가 아니라, 말은 하지만 소리가 몸 쪽으로 수렴되는 형태라고 합니다. 발성법을 배워야 한다고 하는데요. 이 부분은 시간을 두고 바꿔봐야 하겠습니다.
셋째, 어려운 단어나 표현을 지양해야겠습니다.
오늘 발견했지만, 저는 문어체로 말을 하는 특징이 있었습니다. 문어체로 말을 하다 보니 말을 하면서 어색함을 느끼게 되고, 종국에 가서는 수미상응이 안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문용어를 써 보려고 노력하지만, 듣는 사람이 느끼기에는 그냥 '척'을 하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좀 쉽게 말하고,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어렵지 않게 말을 꺼내는 방법이 없을까요? 계속 고민해야 하겠습니다.
연극이 끝난 뒤
사실 녹화는 끝났고, 스튜디오에는 정적만이 남아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일생일대의 버벅거림이 난무했던 녹화가 끝난 후, 이불 킥을 피할 수가 없네요^^ 그런데 이 순간 알 수 없는 미소가 입가를 맴돌고 있습니다.
미소의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사실 언제부턴가 한국 생활에 적응을 넘어 안주하고 있습니다. 저는 자타가 공인하는 '신(新) 조선족'입니다. 다시 말해, 제 밥그릇은 중국에서 찾아야 할 숙명이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THAAD나 한한령 그리고 COVID-19까지 거시/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중국 관련 사업이 뜻한 대로 되지 않자, '탈중국 코스프레'를 생각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 행동들은 모두 부족한 자존감과 조급함을 여실히 드러냈었던 것 같습니다.
알 수 없는 미소는 내 부족함을 깨닫았다는 뜻이 아닐까요?. 앞서 언급했듯, 중국은 저에게 있어 숙명입니다.. 좀 더 적극적으로 중국을 배우고, 소통할 방법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포스팅을 정리하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녹화 때 실수했거나 아쉬웠던 부분은 포스팅으로 보충해보면 어떨까요? 사실 과정이 어떻듯 중국을 궁금해하시는 분들께 좀 더 생생하고 정확히 중국을 공유하면 됩니다. 내가 잘나고 많이 알아서 그렇게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남들이 할 수고를 내가 덜어준다는 마음으로 찾아보고 고민해서 정리하는 것으로도 원래 <차이나피디아> 출연의 목표와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보입니다.
마침 내가 출연했던 회차의 주제에 대해서는 글로써 다시 한번 생각을 정리해 보고, 내가 출연하지 않은 회차에 대해서는 출연자들의 논의 중 핵심과, 아쉽게도 시간 상 다루어지지 않은 내용들을 정리해봐야겠습니다. 넋두리가 길었습니다. 이제 자정이 넘어 26일이 되었습니다. 본방 사수해야겠습니다.
2020년 7월 26일 저녁 11시, 중화티비 <차이나피디아>에서 뵙겠습니다.
다시 한번 부족한 저를 출연자로 결정해 주시고, 더 나은 퍼포먼스를 위해 격려해 주셨던 제작진과 선배 방송인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Appendix. 조창완 작가님 서적 추천 (파트너스 활동을 통해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을 수 있음)
1. 달콤한 중국 : https://coupa.ng/bGPHYK
2. 베이징 네 멋대로 가라 : https://coupa.ng/bGPIGK
3. 신중년이 온다 : https://coupa.ng/bGPIN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