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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 중국 Jul 15. 2020

[중국기업열전 1] 그들이 자사주를  매각하는 이유

중국 IT 공룡의 창업자들, 자사주 매각의 이유

2020년 7월 현재, 중국 메인랜드에서 가장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중국의 커머스 플랫폼은 Alibaba의 Taobao나 Tencent의 어떤 계열사가 아니다. 오히려 Pinduoduo(이해 '핀둬둬')라는 신흥 다크호스가 BAT의 명성을 압박하고 있다. 핀둬둬는 2018년 8월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창업 후 3년 만에 일이다.


그래서일까? 지난 6월 말, 세계의 미디어들은 핀둬둬의 콜린 황 창업자의 폭탄선언에 대해 대서특필했다.


최근 주가가 급등한 상황에서 콜린 황 창업자가
자사 지분을 매각하고 CEO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도 그럴만한 것이, 콜린 황 회장은 당시 중국의 자산가 중 자산 가치 2위의 부호였다. 알리바바의 마윈 창업자보다 자산 가치가 높았다. 그런데, 최근 중국 IT 거부들이 연속적으로 자사주를 매각하고 있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링크 참조 : https://www.ajunews.com/view/20200713131117016)


무슨 꿍꿍이일까?
자료 출처 : 헤럴드경제. <중국증시 시가총액>  2020년 7월 13일 약 9조 7000억 달러 기록.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중국 정부의 양적 완화 정책 및 홍콩에 대한 견제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중국 증시의 장세는 5년 만에 불마켓에 진입하고 있다. 중국 증시의 시총 10조 달러(1경 2800조 원) 돌파도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을 정도다. 코로나19에도, 미국의 대중 압박에도 국내 자금은 물론 외국인 투자 자금까지 유입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외국인의 매도 추세가 더 강력한 데 말이다. 물론 중국 정부의 묻지 마 식 양적 완화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주요 인터넷 기업 수장들이 잇달아 자사주 매각을 진행하는 추세를 살펴보자.


핀둬둬의 '콜린 황'과 창업 멤버들


일단 핀둬둬의 콜린 황의 매각 상황을 보자. 콜린 황 창업자는 지난 7월 1일 7월 1일 자로 CEO에서 물러나고, 직위는 공동 창업자인 CTO 첸레이가 승계한다는 내부 서한을 공개했다. 7월 1일부터 며칠간 중국 미디어는 콜린 황의 결정이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지를 추측하는 기사와 평론들이 웹페이지 메인의 자리를 지켰다.


상황을 파악해 보니, 콜린 황 창업자는 창업 멤버들과 함께 자사주 지분 10.11%가량을 출연해 자선기금을 조성하고 기타 경영진을 격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공개된 SEC 문서에 따르면 콜린 황이 통제하는 주식투자의 비율은 2020년 4월 43.3%에서 최근 29.4%로 떨어졌다. 콜린 황은 지분율이 13.9% 하락해 당시 시가총액 1028억 달러(약 1009억 5000만 위안)를 기준으로 143억 달러(약 1009억 5000만 위안) 가치의 주식을 매각한 것이다. 자선기금과 경영진 격려 지분을 제외하면 콜린 황 창업자는 소유 지분을 약 1억 8000만 주 (약 38억 달러 가치) 정도 줄인 것이라고 봐야겠다.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 및 차이충신 등 창업 멤버


마 회장은 구체적인 본인의 알리바바 주식 보유량은 밝힌 적이 없다. 다만, 알리바바의 상장 이후 주식 평균 가격과 환율 추계를 추산해 볼 때, 마윈 보유분 주식의 누계 가치는 약 430억 위안(약 4조 3000억 원)에 이른다고 예상이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예측이다. 홍콩주 상장 이후 알리바바 주가는 45% 올랐고, 2020년의 상승률은 23.26%였다.


마윈뿐 아니라 알리바바의 또 다른 창시자인 차이충신(蔡崇信)도 최근 자사주 매각에 들어갔다. 차이충신의 지분은 4억 1100만 주에서 3억 4700만 주로 총 6400만 주를 매각했고, 지분 비율은 2%에서 1.6%로 낮아졌다. 이 같은 방법으로 차이숭신은 이 기간 약 120억 위안(약 1조 2000억 원)의 현금 보유고를 확보했다.


알리바바 그룹은 2019년 11월 홍콩증권거래소에 2차 상장을 성사시켜 중국 IT 공룡 중 처음으로 홍콩과 뉴욕 동시 상장에 성공했다. 알리바바는 이번에 홍콩에서 176홍콩 달러(약 1조 7600억 원) 가치의 주식을 신규 발행해 875억 5700만 홍콩달러(약 1조 3000억 원)를 순 매수했고, 초과배정된 지분 확보로 131억 6600만 홍콩달러(약 1조 3000억 원)를 벌어들였다.


반면 소프트뱅크의 지분은 그동안 변하지 않았지만 지분율은 25.2%에서 24.9%로 소폭 하락해 여전히 알리바바 최대주주의 자리를 지켰다.


텐센트 그룹의 마화텅 : 중국 부호 1위

마윈뿐 아니라 마화텅도 자사주의 비율을 계속 줄이고 있다. 6월 30일과 7월 3일 사이 며칠간, 마화텅 회장은 텐센트 주식 50만 주를 매각해서 약 2억 5000만 홍콩달러(약 1조 5000억 원)의 현금을 추가 확보하게 되었다.



자사주를 매각한 뒤 중국의 부호 순위는 바뀌었을까?


포브스에 따르면, 텐센트 창업자인 마화텅은 최근 604억 달러(약 4227억 위안)의 자산 가치를 인정받으며 중국 최고 부자로 자리를 굳건히 했고, 알리바바 마윈의 최근 자산 가치는 489억 달러(3423억 위안)로 국내 부자 순위 2위에 올랐다. 흥미롭게도 최근 1000억 원 상당의 지분을 포기한 핀둬둬의 콜린 황 회장은 현재 자산 가치 308억 달러(약 2115억 위안)로 중국 부호 순위 5위에 올라 있다.



그들의 행보에는 어떤 이유가 있을까?

중국 유명 온라인 미디어인 iresearch는한두 명의 행동이 아니라, 중국 IT 대부들의 공통된 움직임이라면 우리가 주목해 볼 가치가 있다고 언급한다. 그리고 중국 IT 대부들의 공통된 행동을 "중국식 IT 기업의 특수성"으로 해석한다. 물론 모든 기업이 그런 것은 아니다. Tencent 계열의 마화텅 회장과 류시핑 등은 자신의 자사주 매각에 대해 공식 대응을 거부하는 물론, 개인적인 자산 관리의 한 방편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알리바바와 핀 둬둬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일단 알리바바 그룹 마윈과 차이충신의 자사주 매각은 마윈의 은퇴와 알리바바의 세대교체와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오래전부터 마윈의 실각 또는 경영권 이탈에 대해 거론한 의견들이 있다. 정확한 상황은 알 수 없지만, iResearch 측에서는 알리바바는 공공조직과 더 닮은 조직 구조를 가지기 때문에 창업 멤버들의 자사주 매각에 대해 은퇴와 권력 이양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알리바바 그룹 내의 대부분의 중역급 멤버들은 45세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 Stereotype(고정관념)이 형성되고, 경영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핀둬둬 콜린 황의 감자는 대주주 지분 중 상당 부분을 이전하는 것이어서 큰 조정으로 봐야 한다. 사실 핀둬둬는 너무 빨리 대형화된 IT기업이다. 핀둬둬의 지분은 아직 투자 기관에 희석되지 않아 콜린 황의 개인 지분 비율이 지나치게 큰 구조이다. 이는 마치 일본이나 한국의 가족식 기업과 닮아있다. 핀둬둬는 IT기업이기도 하지만 플랫폼 기업이다. iResearch의 분석에 따르면 기업의 기속 가능성을 위해 텐센트, 알리바바, 화웨이, 완커 등과 같이 여러 전략적 파트너와 핵심 임직원들에게 주식을 나눠줘야 한다고 분석한다.




결국 우리가 생각하는 기업의 형태와 중국의 기업 경영 및 생존방식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국내에도 재계 서열이 IT 부호들로 인해 많이 바뀌었지만, 중국처럼 전략적으로 권력을 이양하거나 다음 세대에게 경영권을 양보하는 전통이 있는지 고민이 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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