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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 중국 Aug 20. 2020

브랜드와 유통 채널의 전쟁, 결론은 브랜딩

: 테슬라 VS 핀둬둬 (Feat. YIAUTO)

브랜드와 유통 채널의 전쟁, 
결론은 브랜딩
 : 테슬라 VS 핀둬둬 (Feat. YIAUTO)


최근 며칠간, 글로벌 no.1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와 중국 Top-tier 커머스 플랫폼 핀둬둬(YIAUTO와 연합)가 공방전을 치르고 있습니다. 서로의 주장이 엇갈립니다.


핀둬둬의 주장 : Model 3에 대한 '5대 한정 공동구매' 할인 판매 모델에 당첨자는 Model 3 인수가 끝났다.

테슬라의 주장 : 테슬라는 직영 판매를 하는 브랜드다. 핀둬둬에서 판매된 내용에 대해서는 거래를 거절했다.



8월 18일부터 핀둬둬 측은 '핀둬둬의 유저가 테슬라 Model 3'를 인수했다는 주장으로 일관하고, 테슬라 측은 해당 인수 건은 핀둬둬 '공동구매'를 통한 구매 건이 아니라, 동일 차주가 가족의 명의로 공식 세일즈 채널을 통해 구매를 한 건이라는 주장이 오고 가고 있습니다.


기사를 읽기만 해도, 그냥 진흙탕 싸움 느낌입니다. 그들의 주장은 너무 신경 쓰실 필요 없어요. 우리는 본질을 봐야 합니다.


테슬라는 왜 공동구매 모델을 인정할 수 없나?

테슬라의 입장에서 이번 건은 돈을 배상해야 할지라도 반드시 기존 입장을 고수해야 하는 싸움입니다. 왜 나면, 외국계 브랜드인 테슬라가 현지 유통 채널에 입지를 내어 주는 순간, 테슬라에서 고수했던 '직영 판매' 모델은 깨지고 가격은 무너질 겁니다. 실제로 위에 첨부한 이미지를 보시면, 실제 가격인 291,800위안 보다 할인된 가격인 251,800위안에 공동구매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상황을 알아보니, 핀둬둬의 이번 공동구매는 다음과 같은 모델로 판매가 되었습니다.

1. 핀둬둬 앱 내 테슬라 Model 3 공동구매에 당첨된다.

2. 당첨자는 테슬라 공식 직영 판매 채널을 통해 구매 계약을 체결한다.

3. 구매 계약과 할인된 251,800위안을 이번 공동구매 건으로 핀둬둬와 협력하는 YIAUTO로 전달한다.

4. YIAUTO에서 테슬라로 291,800위안의 대금을 지불한다.


계약 당사자가 아닌 타인이 지불을 하고 차를 받는 구조네요. 사실 테슬라가 중국 시장을 처음 진출할 때부터, 테슬라에 대한 열광을 알고 있는 유통상들은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Pump & Dump'를 했습니다. 본인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가격을 조작하고 싶었던 거죠. 초기에는 중국 허베이성 탕산에 HQ를 두고 있는 중국 내 최대 완성차 수입상인 핑싱 모터스(平行汽车)와 분쟁의 소지가 있었더랬습니다.


테슬라의 궁극적 목적은 바로 "브랜딩"입니다. 테슬라는 출고 1년 후 중고차의 가치가 신차의 70%입니다. 하지만 중국 현지 전기차는 출고 1년 후 가치가 신차의 40% 남짓입니다. 이것이 브랜딩을 했냐 하지 않았냐의 차입니다.

그럼 핀둬둬는
왜 테슬라 판매 여부에 핏대를 세울까요?

핀둬둬는 우리 정서로 따지면, 최저가 공동구매로 나스닥 상장까지 일궈낸 기업입니다. 하지만, 상장을 했어도 로우앤드 이미지가 강하죠. 알리바바 혹은 JD.com 과는 좀 다른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핀둬둬가 '테슬라' 공동구매에 성공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누가 봐도 핀둬둬는 세계 최고의 상품 중의 하나인 테슬라도 소싱해서 팔 수 있는 Branded platform이 되는 것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려, 핀둬둬는 1대에 3만 위안씩 할인해 주고, 총 5대에 대해 15만 위안 (한화 약 2600만 원)의 프로모션 비용을 들여 가장 임팩트 있는 브랜딩을 하고 있었던 겁니다.


우린 뭘 배워야 할까?

테슬라와 핀둬둬의 공방에서 누가 법적 공방의 승자이냐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닙니다. 각자가 자사 브랜딩을 위해 싸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테슬라와 핀둬둬 모두에게 배울 점이 있겠지만, 저는 테슬라의 브랜딩 전략에 더 관심이 갑니다. 


우선 테슬라는 박리다매보다는 브랜딩을 통한 가격 안정과, 충성도 (혹은 팬덤) 높은 고객군에 대한 관리가 중요했을 겁니다. 중국 내 테슬러 오너가 멋져 보이는 모습을 유지할 수 있냐가 관건인 거죠. 안 그러면 XPeng, NIO 등 토종 전기차들에게 주도권을 뺏길 수밖에 없으니까요. 반대의 예를 생각해보면, 대표적으로 K-beauty만 봐도 팔레트로 현금 싸들고 오는 따이공이나 중국 바이어에게 주도권을 송두리째 뺏겨 버렸죠. 당시의 여파로 대부분의 한국 화장품 브랜드는 지속가능성을 잃고, 역으로 중국 수출용 물량이 한국에 풀려 내수 가격까지 무너져 버린 상황입니다. 


물론 테슬라의 브랜딩 전략을 무조건 답습하자는 뜻은 아닙니다. 어떤 브랜드 포지셔닝을 잡을지 고민이 되었으면, 그 포지션을 지속성 있게 가져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부분이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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