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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남기 Aug 08. 2021

어김없이 표현하라 - <발칙한 예술가들>


<발칙한 예술가들>은 BBC 아트 디렉터이자 예술 전문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윌 곰퍼츠가 집필한 도서이다. 책에서는 남다른 아이디어로 성공한 예술가의 삶과 작품을 소개하고 있으며, 예술만이 지닌 가치와 예술의 존재 의미를 되짚는다.

솔직히 말해 모든 예술가가 태어날 때부터 발칙함을 품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발칙한 예술가가 되기 위해서는, 애초에 예술가가 되려면 어떠한 능력이 있어야 할까?

이 책의 저자는 예술적 사고의 자양분이 되는 힘으로 ‘창조성’을 내세워 강조한다. 창조성이란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불씨와 같다. 나아가 자신을 비롯한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이는 비단 예술에만 적용되는 논리는 아니다. 열정을 갖고 각 분야에서 혁신을 이루어낸 운동선수, 요리사, 과학자 또한 남다른 창조성을 가진 이들이다. 그들은 자신 안에 존재하는 재능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창조적인 힘을 발휘하는 방법을 익혔으며, 결국에는 결실을 이루어내었다.

저자는 예술가의 삶과 작품을 들여다보는 일이 우리 안에 숨어 있는 창조성을 발견하는 일과 같다고 말한다. 예술적 사고가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현실을 헤쳐나가는 데 도움이 되는 이정표와 같은 역할로 기능하는 방법을 알려 준다.

책에는 여러 예술가의 일화가 주제에 맞게 정리되어 있다. 작은 호기심으로부터 비롯한 영감에 용기를 더해 끊임없이 시도하고, 마침내 놀라운 변화를 이끌었던 예술가들의 다사다난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나의 모습도 돌아볼 수 있었다. 그리고 나의 창조성 또한 점차 살아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낮은 자신감, 자격 부족 등을 이유로 들며 시작하기도 전에 포기하는 일은 – 솔직히 말해 – 용기 없는 행동이다. 인간은 누구나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지고 태어났을 뿐만 아니라, 창조성을 발휘해야만 하는 운명을 지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모두 우리 자신을 표현해야만 한다. 우리가 결정할 부분은 표현하고 싶은 내용, 그리고 표현할 수단뿐이다.
- 74p.


소크라테스부터 뱅크시에 이르기까지, 시공을 넘어 활약한 예술가들은 사고의 전환을 이루었고 세상을 뒤집었다. 캔버스에 물감을 칠하거나, 건반을 누르며 노래를 부르는 것만이 예술은 아니다.


주어진 삶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마음이 욕망하는 창조적 행위를 어김없이 표현하는 것이 예술의 본질이다.

창조성은 타인이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관한 것이 아니다. 나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관한 것이다. 이렇듯 책에서는 창조성의 중요함을 계속 강조한다. 동시에 창조적 인간에 가까워질 수 있는 길을 목차별로 나누어 제시한다.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말 것, 끊임없이 적절한 질문을 던지며 고찰할 것, 다른 관점으로 새로운 감각을 이끌 것 등이다. 이러한 지침은 기존 예술 서적에서도 많이 다루어졌던 것들이지만, <발칙한 예술가들>에서는 예술가들의 실제 사례를 덧입혀 설명하니 공감되는 부분도 있었으며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었다.

책의 후반부에서 저자는 실존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예술 교육의 가치를 역설한다. 그는 인간의 존재를 되짚어가며 진정한 가르침을 수행하는 교육 기관의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는 창조성을 북돋는 교육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장소가 예술 학교라고 주장한다. 예술을 배우는 것에는 무한한 창의력이 필요하며 이는 기성 교육 체계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창조성의 중요함은 잊어버린 한국 교육의 현실을 되돌아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예술 교육의 확대에 이어 저마다의 상상력과 재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야 할 것을 힘주어 말한다. 개인적 예술을 넘어, 사회적 예술을 이끌 수 있는 공론의 장을 활성화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힘이 아닌 생각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인간을 특별한 존재로 만들어주고 삶을 살 만한 가치가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은 힘이 아니라 생각이다. 예술가는 그것을 오래전에 알아낸 사람들이다.
- 295p.




최근의 나는 내가 예술을 해도 되는 사람인지에 의문을 가졌다. 예술을 하는 방법을 잘 모르겠다는 이유로 방황의 시간을 거치기도 했다. 아직도 그 방황은 현재 진행형이기에 <발칙한 예술가들> 속의 이야기가 남의 일 같지 않았다.

불안한 마음에서 비롯된 독서였지만, 그래도 책을 읽으니 나보다 앞서 고민하고 분투했던 이들의 솔직한 고백을 듣는 것 같아 기분이 나아졌다. 불안했던 마음이 정리되었고 한결 편안해졌다. 나의 진로를 더 자세히 계획할 자신감이 생겼다.

피카소가 말했듯 모든 아이는 예술가다. 그러므로 내 안의 아이에게 말을 건네어 내가 예술가였다는 사실을, 지금도 예술가라는 사실을 일깨우자. 이미 우리의 삶 자체는 예술이며, 우리는 예술가로서 충분하다. 그러니 자신의 발칙함을 잊지 말고 끊임없이 용기를 내자.

책의 마무리를 장식했던 로댕의 명언과 함께 글을 마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감동받는 것, 사랑하는 것, 희망하는 것,
떨리는 것, 사는 것이다.

* 본 리뷰는 아트인사이트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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