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ら카 : 0184

by 남은

0184. 도롱뇽


도로변 수로에 도롱뇽 한 마리가 있었다.

빛깔이 알록달록 신기해 사진을 찍었는데

도롱뇽이 셔터 소리에 놀랐는지

갑자기 잽싸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카메라를 가방에 넣고

자전거를 끌며 언덕길을 오르는데,

도롱뇽은 멍청하게도 나와 같은 방향으로

또 같은 속도로 날 피해 도망쳤다.

그러니 아무리 도망쳐도

계속 내 바로 옆에 있었다.


그렇게 한참 도롱뇽과 동행했다.

먼저 앞서가면 걸음 폭을 넓혀보고,

뒤쳐지면 잠깐 기다려 보기도 했다.

뭐. 괴롭힌 거다.


가파르지 않은 언덕길에 이르러

이제 자전거를 타려 할 때까지도

도롱뇽은 내 옆에 있었다.


페달을 밟고 속도를 내니

도롱뇽도 같이 잽싸게 움직였지만

몇 초 만에 내가 저 멀리 앞서가 버렸다.


에이 멍청한 놈.

무심결에 도롱뇽한테 한마디 던지고

다시 한번 페달을 세차게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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