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30. 라멘
시오라멘 하나 시키는데
면의 종류와 굵기, 삶은 정도를 정해야 한다.
토핑을 무엇을 추가할지, 밥은 먹을지 정해야 한다.
밥을 먹는다면 그 양도 정해야 한다.
복잡하다.
일본 식당 전부 그런 건 아니지만
확실히 한국 식당보다 주문하는 절차가 복잡하다.
그냥 시오라멘 국물 한입만으로도 만족할 텐데,
뭘 이렇게 정해야 할 사항들이 많은지.
반찬 하나 추가 주문하더라도 돈을 더 내야 한다.
김치를 먹고 싶지만
그 한 접시에 100엔 정도 하는 가격에
돈이 너무 아까워 먹지 못했다.
일본 사람들 입이 까다롭다기보다
그들은 뭐든 구체적으로 세분화하는 게
그냥 익숙한 거 같다.
그만큼 절차와 과정을 중요시하고,
절차와 과정이 따르는 명분을 중요시한다.
삿포로에서 어학공부를 하면서
편의점에 납품하는 푸딩 공장에서 일했었는데,
만들던 푸딩에 뭔지 모를
손톱보다 작은 이물질이 하나 발견돼
두 시간 가량 일이 중단된 적이 있었다.
한편으로 답답했지만,
라멘 하나시키는데도 이렇게 복잡한 나라에서
당연한 듯싶기도 했다.
아무튼 면 종류는 일반 면,
굵기는 보통, 삶은 정도도 보통,
별다른 도핑 추가 없이, 밥도 추가 주문 없이
시오라멘을 시켰다.
시오라멘의 시원, 칼칼, 짭짤, 담백한 맛은
언제 먹어도 일품이다.
지친 여행 중 먹는 시오라멘은
또 그 맛이 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