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ら카 : 0232

by 남은

0232. 기억


음식 사진을 찍지 않게 됐다.

언젠가부터 그랬다.

이제 일본어로 막힘없이 주문할 수 있게 됐고,

점원들과 이런저런 이야기하는 게 익숙해졌다.

식당에 들어가 세심하게 관찰하는 버릇도 생겼다.

워낙 식당마다 주문 방식이 제각각이라

들어가면 우선 연구부터 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그 식당 안 손님들을

관찰하는 버릇도 생겼다.

손님들 한 명, 한 명 보고 있다 보면 재밌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면 지도를 보기도 하고,

인터넷 뉴스를 보기도 하고,

간혹 엎드려 낮잠을 자기도 하면서

차분히 시간을 보냈다.


식당에서 겪은 일들이 참 많은데,

사진도 기록도 없이 기억에만

어렴풋이 남아있는 것들이 많다.


언젠가부터 사진이나 기록으로 남기기보다

그냥 머릿속에만 대충 담아두는 게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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