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5. 펑크
여행 중 총 네 번 펑크가 났다.
첫 번째 펑크는 여행 출발도 전에 나 있었다.
살던 기숙사에서 짐까지 다 챙기고 나와
출발하려고 보니 펑크가 나있었다.
분명 여행 시작 전날 자전거 점검도 받았다.
펑크 난 이유를 모르겠다.
지인에게 물어 가까운 자전거 수리점에 찾아갔다.
이른 아침이라 수리점은
아직 영업하고 있지 않았다.
1시간을 기다렸다.
수리를 맡기고 나서도 또 2시간을 기다렸다.
여행을 시작하고 3시간 동안
살던 동네조차 벗어나지 못했다.
수리점으로부터 걸어서 불과 5분 거리에
생활하던 기숙사가 있었다.
돌아가 편하게 기다려도 됐지만
기숙사 사람들과 마지막 인사까지 다 하고
나온 터라 다시 돌아갈 수 없었다.
수리점 건너편 라멘 집에서
여행 첫 식사를 하며 2시간을 보냈다.
여행 시작하는 기분에 분명 들떠 있었지만
묘하게 불안하고 내가 너무 바보 같이 느껴졌다.
누군가에게 놀림받는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