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7. 자신감
아오모리에서부터
기대보다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다.
비가 오면 우비를 꺼내 입어야 하고,
멋진 장면이 나오면 멈춰서
카메라 초점을 잡아야 하고,
햇빛이 강렬해지면 선크림을 발라야 하고,
사타구니와 엉덩이가 아파오면
쉴 곳을 찾아야 하고,
해가 지면 새벽 보낼 곳을 궁리해야 하는
귀찮고 지겨운 여행의 현실 앞에서
여행이라는 단어만으로도 들떴던 기분은
억지 노력과 인내로 바뀌어 갔다.
어디까지든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은 이미 없어진 지 오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