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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경 Nov 16. 2019

우리의 결정적 순간을 설계하라

 <순간의 힘> 서평

이 책은 조직 행동론 전문가 칩 히스와 CEO들의 리더십 멘토인 댄 히스 형제의 4번째 책이다. 히스 형제는 앞서 책 [스틱], [스위치], [자신 있게 결정하라] 3권의 책이 모두 베스트셀러가 되며 세계 최고의 경제경영서 저자의 반열에 올랐다. 마치 출판계의 '워쇼스키 자매'를 보는 것 같다.


나는 이번에 히스 형제의 책 중 [순간의 힘]을 처음으로 보게 됐는데, 책을 읽으며 어떻게 나의 삶에 적용할지 어떻게 나만의 아이디어로 결정적 순간을 기획해야 할지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책을 읽다가 생각에 빠지는 순간이 많아져서 두껍지 않은 책인데도 읽는데 시간이 꽤나 오래 걸렸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761880


결정적 순간을 창조하는 4 가지


결정적 순간은 우연히 발생하는 것일까? 이 책의 저자들인 칩 히스·댄 히스 형제는 그 결정적 순간이 발생하기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 순간을 직접 고안하고 창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의미하는 결정적 순간은 오래 기억되고 깊은 의미를 지닌 짧은 경험을 말한다. 그리고 이 결정적 순간을 만드는 4가지 요소는 고양, 통찰, 긍지, 교감이다. 결정적 순간은 위에 4가지 요소 중 적어도 하나를 포함하지만, 반드시 4가지 모두를 포함할 필요는 없다. 아주 강력한 결정적 순간은 모든 요소를 포함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순간 중심적 사고 습관을 키우고 우리 인생의 구두점이 되는 3가지 상황, 전환점이정표, 구덩이가 무엇인지 배우게 되었다.


전환점이란 많은 문화권에 있는 '성인식'이나 결혼식 장례식처럼 자연스레 발생하는 결정적 순간이다. 이정표는 20살 50살 100살이나 1월 1일 새해 첫날처럼 일반적으로 경계점이라고 인식되는 특정한 날들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구덩이는 절정의 반대를 가리키며 고통과 괴로움, 시련의 순간이다. 우리는 위의 4가지 요소들을 배우고 터득한다면 삶의 전환점에서 절정의 순간을, 이정표에서 긍지의 순간을, 구덩이를 메우고 절정으로 뒤집는 순간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고양 - 각본을 깨트려라


<고양> 챕터에서는 힐스데일 공립학교의 '인간 본성 재판'이라는 학생들이 직접 재판에 참여해 단조로운 학교생활에 절정의 순간이 만들어지는 극적인 사례가 등장한다. 철저하게 기획되고 설계된 절정의 순간인 인간 본성 재판을 통해 학생들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마지막 줄에 히스 형제는 당신의 학교는 어땠는가?라고 묻는데 돌이켜보니 학교 안에서 했던 행사나 경험들은 거의 기억이 나질 않고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안타깝게도 야간 자율학습이라는 이름의 강제 자습 시간에 학교에서 도망쳐서 PC방에 간 일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위의 미국의 고등학교 학생들과는 참 반대되는 경험이다.


두 번째 이야기는 고객들에게 1점 아주 나쁨에서 7점 아주 좋음까지 점수를 표현하라고 한 뒤 1,2,3점의 부정적 고객을 4점으로 도약시키는 플랜과 4,5,6점의 긍정적 고객을 7점으로 승격시키는 플랜 둘 중 어떤 고객에게 더 투자를 해야 하나에 관한 질문이었다. 나는 이 질문에 부정적 고객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는 잘못된 선택이었다. 어떤 분야든 만족도가 가장 높은 고객들이 더 많은 돈을 소비하는 경향이 있었고, 그러므로 긍정적인 고객을 상향시키는 플랜이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으며 긍정적인 고객을 상향시키는 플랜이 부정적인 고객을 제거하는 플랜보다 매출을 약 9배나 상승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우리는 부정적인 피드백을 긍정적인 피드백보다 더 강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런 직관에 매달린다면 큰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라고 히스 형제는 말한다.


다음은 고양의 요소 중에 하나인 각본 깨트리기에 대해 알아보자. 각본 깨트리기란 전략적으로 고객 또는 사람들에게 뜻밖의 놀라움을 선사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각본 깨트리기도 같은 이들에게 반복된다면 그건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니게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각본을 지속적이되 고객들이 익숙해지지 않게 할 수 있을까?


그 답은 무작위성에 있다. 예를 들면 한 카페에서 직원들에게 마음에 드는 손님들에게 약간의 공짜 선물을 주게 하는 것이다. 이것은 직원들에게도 각본을 깨트리는 일이다. 뜻밖의 즐거움은 금전적 이익까지 가져다준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는 기내 안전 수칙 안내방송 중 기발하고 재미난 입담으로 승객들을 웃음을 선물한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는 이 기내방송을 통해 늘어나는 승객의 수를 데이터화해서 분석한 결과 수익을 약 1억 4천만 달러나 향상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재정적인 투자를 전혀 하지 않고도 이렇게 어마어마한 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통찰 - 확장을 통해 자기 통찰을 배우다


<통찰> 챕터에서는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채드웰이라는 여자의 사연이 나온다. 채드웰은 자신이 베이킹을 정말 좋아하고 자신 있기 때문에 베이커리 사업을 시작했지만 결말은 과도한 스트레스와 예전 같지 않은 열정 때문에 사업을 접게 된다. 사업은 실패했지만 그녀는 경험을 통해 통찰을 얻었다. 사업을 억지로 더 끌었다면 그녀는 더 큰 실패를 했을지도 모른다. 내가 훌륭한 베이커리 주인이 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상상만으로는 답할 수 없는 질문이다. 경험을 통해 대답을 뽑아내야 하며, 통찰이 행동으로 이어지기보다는 행동이 통찰로 이어지는 경우가 더 많다고 히스 형제는 말한다. 이 사연을 보면서 "직업을 선택할 때 열정만으로 정하지 마라"라고 한 고영성 작가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다음 글에서는 나를 지탱시키는 타인의 존재에 대하여 얘기하고 있다. 이들은 흔히 멘토라고 불리며 우리를 발전시키고 향상하고자 도와준다. 또한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스트레스를 부과한다. 멘토들은 독려하고, 멘티들은 확장한다. 건설적인 독려란 '높은 기준+확신'이다. "네게 큰 기대를 하고 있어. 네가 할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라는 말이 높은 기준+확신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여기에 두 가지 요소를 추가하면 더욱 좋다. 바로 방향 제시와 지지이다. "나는 당신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고,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니 이 새로운 일에 도전해봐라. 실패해도 극복할 수 있게 내가 도와주겠다" 이 문장이 진정한 멘토의 가르침이 담겨있는 말이다. 단순하지만 강력하다.


그러나 새로운 도전이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베이커리 운영에 실패한 채드웰 처럼 말이다. 자기 확장이 보장해주는 것은 성공이 아니라 배움이며 자기 통찰이다.



긍지 - 의미 있는 이정표들이 모여 긍지를 만든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이 직장을 그만두는 가장 큰 이유는 합당한 인정과 칭찬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업이나 여러 조직들은 이에 대해 기껏해야 대응책으로 '이달의 우수사원'이나 '최우수 직원 기념 축하'같은 프로그램을 고안하는 데 그친다. 히스 형제는 이 프로그램의 기준이 잘못되었다고 말한다. 한 달에 1명의 직원을 추켜세우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 칭찬하는 올바른 기준은 매주, 나아가 매일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맞춤화 보상 전략을 추천한다. 또한 방식도 중요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진실성이라고 말한다.


히스 형제는 의미 있는 이정표를 만들라고 얘기한다. 가령 '두 달 내에 5kg을 뺄 것이다'같은 조직형 목표를 경계하라고 말이다. 이런 목표는 숫자 중심적이고, 중간 이정표가 부족하다는 것을 지적한다. 이정표를 세워 차근차근 레벨을 쌓아야 한다. 예를 들면 '일주일간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계단으로 올라온다'등의 이정표를 세우는 것이다. 목표도 '5kg 감량' 이 아닌 감정적인 동기를 자극할 수 있는 목표를 선택해야 한다. '입기 힘들 정도로 딱 맞는 옷이 편해질 때까지' 같은 목표로 말이다.


이런 이정표 효과는 우리의 오기를 이끌어 낸다. 시카고 마라톤에서 베를린 마라톤에 이르기까지 마라톤 주자들의 완주 시간을 요약정리한 결과 많은 주자들이 4시간, 4시간 30분, 5시간 등의 임계점 직후가 아니라 직전에 결승점을 통과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을 '이정표 효과'라고 한다. 힘들고 지친 주자가 4시간 기록을 초과하는 것을 참을 수 없어 마지막에 힘을 쥐어짜 어떻게든 4시간 안에 들어오는 것이다. 3시간 59분 59초와 4시간은 실질적으로는 차이가 거의 없지만 우리 스스로 정해 놓은 이정표로 인해 우리는 마지막 한 걸음을 내딛는 오기를 이끌어낸다.


이런 이정표 효과는 책을 읽을 때에도 도움이 된다. 책을 읽다가 지루해지고 읽기 싫어질 때 뒷장을 넘겨서 이 챕터의 마지막이 어딘지 확인하고 딱 여기까지만 참고 읽자고 다짐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다음에 읽을 때 아무 때나 끊어지지 않아서 다시 읽을 때 맥락 파악이 쉽고 독서량도 조금 더 끌어내는 장점이 있다.



교감 - 동일한 목적이 우리를 결속시킨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교수인 모튼 한센은 그의 저서 [최우수사원들]에서 고성과자의 비결을 이해하기 위한 일환으로 직원 및 관리자 5,000명을 대상으로 연구조사를 실시했다. 그에 따르면 17%의 직원들이 "나는 일터에서 일을 함으로써 돈을 버는 것 외에도 우리 사회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라는 문장에 전적으로 동의했고, 이처럼 자신이 하는 일에 강한 의미를 느끼는 직원이 상사로부터 높은 실적 평가를 받는 경향이 있었다.


한센 교수는 '사명감'과 '열정'의 차이에 대해서도 연구했다. 한센은 둘 중 무엇이 업무 성취도에 더 큰 영향을 끼치는지 궁금했고 조사 결과 사명감은 높지만 열정은 낮은 직원이 사명감은 낮지만 열정은 높은 직원보다 더 높은 업무 성과를 보여줬다. 사명감은 열정을 압도한다. 우리는 흔히 '열정을 따라라!'라는 말을 흔하게 들어왔고 당연하게 여기며 살아왔다. 나 역시 얼마 전까지 그렇게 생각했다. 열정은 개인적이고 우리를 고무시키지만 동시에 우리를 고립시킨다. 왜냐하면 내가 열정적이라고 해서 상대도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목적은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것이다. 같은 목적 아랫사람들은 하나로 결속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목적을 찾을 것인가? 히스 형제는 조직의 리더들이 각자 다른 열정을 따라 다양한 방향으로 흩어질 수 있는 사람들을 하나로 묶을 공통된 목적을 함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그 목적은 통찰과 교감의 순간에서 비롯된다.


목적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왜?'라고 묻다 보면 그 진정한 의미는 '기여'에 다다르고 우리는 누구를 위해 어떤 기여를 하는지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가족일 수도 환자일 수도 고객일 수도 있다. 어떤 일을 함으로써 환자들이 더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도록,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사람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기여할 수 있다는 거대한 사명에 참여한다는 마음은 곧 심오하고 친밀한 교감의 순간이다.


<교감>의 챕터를 읽으며 우리나라의 얼마나 많은 직장인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일할까 생각해봤다. 또 사명감은 직장인이 돼서 일을 한다고 갑자기 생겨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학생 때부터 '기여'의 가치를 책임감과 사명감의 중요함을 알려줄 수 있을지 잠시 고민해 보게 되었다.



우리의 소중한 순간을 위하여


이 서평에 전부 적지는 못했지만 책 안의 여러 사례를 통해 우리는 작고 사소한 행동이 얼마나 큰 힘을 지녔는지 알게 되었다. 순간의 힘은 수익을 증가시키고, 고객 만족도와 충성도가 증가하고, 직원들이 동기부여를 받고, 더욱 효율적으로 일하며, 개인은 행복감을 느끼고 사람들과 더 가까워지며 발전하고 변신한다. 순간의 힘은 비즈니스에서도 활용도가 굉장히 높을 뿐만 아니라 개인 삶의 질도 더욱 높일 수 있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위에서 배운 4가지 요소들을 잘 사용한다면 과거에 후회했던 사건과 비슷한 일이 미래에 벌어진다 해도 그 순간을 절정의 순간으로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책을 단 한 번 읽은 것으로 적재적소에 활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많은 연습을 필요로 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꾸준히 의식적으로 연습하다 보면 언젠가는 '그래 그때 그렇게 하길 잘했지'하며 행복한 추억을 되새기며 가슴 뿌듯해하는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한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0k_T4hM08Q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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