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안목을 높여 주는 공간 큐레이션 #팔로우#갬성#핫플
유현준 교수의 「공간이 만든 공간」을 찾다가 함께 골라든 「내가 사랑한 공간들」.
뜬금없이 공간에 대한 책을 선택한 계기는 단순하다. 재미있을 것 같아서.
공간, 정확히는 도시에 대한 관심은 사소한 것에서 싹텄다. 평소 업무나 논문을 썼던 주제가 지역 또는 도시와 연관이 되어 기회가 되면 도시정책에 대해 알아둬야겠다 생각했다. 그 무렵 매일 퇴근길을 함께 하던 라디오에서 김진애 작가의 「도시 이야기」 소개하는 것을 듣고 도시라는 공간에 대한 흥미가 생겼다. 그때까지만 해도 도시는 경제적 목적에 의해서 설계되는, 정적인 삶의 터전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라디오 패널들이 이야기하는 도시는 철학에 의해 만들어지고 운영되는 살아있는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궁금했다. 도시란 공간에서 내가 어떤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지. 이런 호기심에 도시계획 수업을 들었고 도시 이론과 사례들에 대해 배우고 생각해보았다. 연구주제와는 거리가 있어 힘들었지만 꽤 보람찬 시간이었다.
이 책을 고른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사실 특정 도시의 상징적 공간과 그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기대했지만 제목 그대로 작가가 사랑하는 공간에 대한 스토리텔링이었다. 뭐랄까, 잘 정리된 <한 번은 가봐야 하는 숨은 핫플> 같았다. 맥시멀리스트라 많이 보고, 많이 하고, 많이 다니는 내가 모르는 공간이 절반 이상이었다. 그래서 새로운 공간을 아는 재미도 있었고 유려한 묘사를 읽고 나서 사진으로 그 감정을 답습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체험이었다. 오드 메종이나 풍월당은 꼭 한 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했고 보안1942, 피크닉은 나도 도시의 일원으로써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언젠가는 꼭 실현해보고 싶다는 인사이트를 주었다.
그러나 여기까지. 흥미롭게 구성된 지역 안내도와 같은 느낌의 책은 더디게 읽혔고 그 공간에 가보지 않고서야 감동의 깊이가 얕을 수밖에 없다. 또한 코로나19 사태로 집 밖에 나서기가 힘든 요즘에 읽기는 괴로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그저 감상만 나누면 되는 책임에도 완독 하는 데 참으로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주 가볍게, 내 상상 속에서 작가와 손 잡고 총총 뛰어다닐 수 있다면 추천.
그렇지 않다면 친절하게 쓰인 도록을 보는 느낌으로 속독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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