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아들들에게 보내는 못난 아비의 편지

2. 누구보다 행복하길

by 배용현

2. 누구보다 행복하길


인간은 누구나 평온하고 행복한 삶을 희망한다. 이는 우리 인간뿐만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들의 공통적인 바람이자 본능으로 대한민국 헌법 전문과 제10조에 행복 추구권을 국민의 기본 권리로 명시한 것만 봐도 그 중요성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아비는 그 누구보다도 너희가 행복하기를 간절히 바라기에 우선은 그 행복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부터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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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삶이 무엇인지는 시대와 환경 그리고 개인의 생각과 성격에 따라 다르기에 아주 간단한 명제인 것 같아도 쉽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 해답을 찾기 위한 여정이 위대한 철학과 사상을 낳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심지어는 이를 과학적으로 계산하기 위해 공식까지 만들어 내는 것을 보면 그만큼 중요한 문제인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앞으로 너희들은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를 꾸준히 생각하고 스스로 그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곧 인생이기도 하니 인간의 본능이자 기본 권리인 ‘평온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기본 전제 조건이자 필요충분조건이 무엇인지부터 생각해 보도록 하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건강이다. 인간의 유한한 삶 속에서 안락함과 행복을 찾고 이를 즐기기 위해서는 건강이 기본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제아무리 수억 만금을 쌓아둔 재벌이라도 건강하지 않으면 그 많은 재산도 한낱 휴지 조각에 불과한 것이니 너희들은 늘 건강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인류가 절대 빈곤에서 탈피한 것은 고작 100년도 되지 않으며, 인간의 몸은 300만 년도 넘는 진화 과정 동안 굶주림을 극복하기 위해 에너지를 지방으로 비축하도록 설계되었다. 하지만 현재의 풍족한 삶은 이런 진화 과정을 역행하는 것으로 이에 따른 부작용이 바로 태만과 비만이다. 태만, 즉 게으름은 영혼을 녹슬하게 하고 비만은 신체 기능을 힘겹게 만들기 마련이니 항상 경계해야 할 것이다.

조선시대 최고의 명의로 꼽히는 허준은 병을 치유하기보다는 섭생(攝生), 즉 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 관리를 통해 장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사람은 건강한 신체와 정신에서 좋은 아이디어와 에너지가 만들어지기 마련이다. 그러하니 너희들 또한 술, 담배와 같이 백해무익한 것을 멀리하고 식탐을 자제하면서 온몸을 땀으로 흠뻑 적실 수 있는 스포츠나 레저를 주기적으로 즐기면서 잔병 없이 건강하게 살아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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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신체적인 건강은 물론이고 건강한 정신은 행복의 핵심 요소이다. 『동의보감(東醫寶鑑)』 내경편(內景篇) 券1에는 “심자일신지주(心者一身之主)”라는 말이 있다. 이는 마음이 곧 몸의 주인이라는 뜻으로 우리의 마음이 신체의 상태가 지배하는 것이 진정으로 건강한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처럼 정신이 건강하면, 신체 또한 건강하고 비록 경제적으로 빈곤하고 곤궁할지라도 너희 내면의 양식과 덕을 갖추었다면 충분히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정신이 건강하다는 것은 달리 말해 이성적인 사유체계와 실천력을 갖추었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임마누엘 칸트는 『순수이성비판』에서 이성이 의지를 통제할 때, 우리는 쾌락을 추구하고 고통을 피하려는 욕망에 내몰리지 않게 된다고 했다. 그리고 이성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은 자유롭게 행동하는 능력과 밀접하게 연관되는데 이 두 가지 능력이 합쳐져 인간은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존재가 된다고 했다. 굳이 칸트의 복잡하고 난해하기 짝이 없는 철학을 통하지 않더라도 합리적이고 도덕적인 이성, 즉 건강한 정신을 갖추는 것은 인간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 조건임을 잊지 말기 바란다.

너희는 항상 행동과 의지가 이성에 따르고 있는지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그렇지 못할 때는 통철 한 반성과 함께 다시 바르게 설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그 누구보다도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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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나는 인간을 망가뜨리는 본성 중 하나는 탐욕이라고 여긴다.

혹독한 자연환경 속에서 천둥벌거숭이로 태어난 태초의 인류는 훗날 도구와 불을 사용하기 이전까지는 장엄한 자연 앞에 한없이 작고 연약한 존재였을 것이다. 필사의 생존본능만이 지배했던 우리 조상들은 목숨을 걸고 어렵게 얻은 식량을 어떤 형태로든 독식하고 저장해야만 했을 것이다. 이러한 말초적인 본능이 지금까지 이어져 여전히 대부분의 인간들은 무엇이든 넘치도록 쌓아두는 습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적당한 욕망과 의지력은 삶을 풍요롭게 하고 무언가를 성취하는 동력이 되지만 동물적인 탐욕과 과도한 욕심은 인간성을 상실하는 지름길이 되기 마련이며, 결국 자신에게도 해가 될 뿐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했다. 인간의 탐욕은 구멍 난 모래주머니와 같아서 아무리 채워도 만족하지 못하기 마련이다. 무엇이든 지나침은 부족함만 못한 것이니 중용(中庸)의 자세로 늘 적당한 긴장감을 가지고 적절히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결국 그것이 너희를 더욱 풍족하고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이며, 주변 사람들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는 어른으로 성장하도록 인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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