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7일이라고 합니다.
제 첫 장편영화 “르네에게”가 12월 27일에 개봉을 합니다.
개봉 전 21일에는 용산 CGV에서 언론 시사회와 일반 시사회를 동시에 진행합니다. 이 기쁜 소식을 이렇게 알리기 전에 시사회 표가 전부 매진이 되어버려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알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사실 실실 웃고 있는 중입니다.)
시사회를 놓치신 분들은 영화의 개봉날 보러 와주시면 너무 감사드릴 것 같습니다.
올해 영화를 만드니 인터뷰를 하게 된다던지 GV를 하게 된다던지 하는 일이 많지 않지만 종종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그런 일이 생길 때마다 늘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무엇이냐는 질문은 꼭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 질문은 저를 종종 당황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왜냐하면 맨 정신에 말하거나 적어내기에는 저에게 너무 내밀한 이야기들이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 조금은 숙취에 시달리고 있고 현재 시간은 새벽 1시쯤이며 약간의 우울감에 젖어 있습니다. 그러니 영화의 “주제”를 설명하기 가장 좋은 상태인 것 같습니다.
“르네에게”는 누구나 보편적으로 겪었을 법한 상실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극 중 주인공들은 자신의 꿈과 이상을 잃고 헤매기도 하고 사랑과 우정을 잃고 슬퍼하기도 합니다.
제가 30대 중반이 되었을 때 저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많은 회의감에 빠져들었습니다.
물론 당시엔 저는 누구보다 치열했고 자신의 한계를 갈아내며 살아가는 삶이었지만 그렇게 얻어낸 내 삶이 내가 원하던 꿈과 이상이 아니었다는 것을 문득 깨달았을 때 전 다리에 힘이 풀려버렸습니다.
타인은 가까워지다가도 멀어집니다.
문득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가 남보다 못한 존재가 되어버리기도 합니다.
이 나이 되도록 저는 죽도록 사랑했던 누군가를 죽음이란 물리적인 수단으로 두 번 다시 만나볼 수 없게 되기도 하였고 때론 감정적인 이유로 다투고 서로의 밑바닥을 핥고 나서는 두 번 다시 보지 않겠다고 다짐하기도 했었습니다.
이렇게 내 손아귀에서 작은 모래알처럼 흘러나가 버린 전부를 주어 담을 순 없겠지만 이대로 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제 전부를 다시 걸고 “설령 그 끝에 아무것도 없다고 하더라도.” 다시금 저를 제가 생각하는 옳은 상황으로 던져놓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그래서 영화를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그 영화가 저와 같은 마음을 갖고 살아갈 사람들에게 공감과 위로가 되어주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영화의 시나리오를 적어 내려 가기 시작했습니다.
첫 장편 영화라서 부족하거나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영화는 막상 만들어보니 어려운 것 투성이었고 제 마음대로만 흘러가지 않는 것들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르네에게”가 누군가에게는 좋은 영화가 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왜냐하면 이런저런 하자로 가득한 제가 누군가에는 좋은 사람일 수도 있는 것과 마찬가지일 테니까요.
제 진심과 존재를 담아 만든 영화이기에 좋은 점도 나쁜 점도 저와 닮아 있지 않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를 함께 제작할 스태프들을 구할 당시 이 영화에 함께 녹아들만한 좋은 사람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들의 실력과 가능성을 신뢰하고 인간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을 하나둘씩 모아 영화를 시작했습니다.
“아케이드 비디오 워크숍”이라는 제가 운영하는 영상 아카데미를 통해 모은 스태프들은 자신들의 모든 것을 쥐어짜 내는 것도 모자라 “초심자의 행운”까지 긁어모아 열심히 작품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영화 제작에 참여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저희 영화에 출연해 주신 주인영 배우님, 오정훈 배우님께도 진심을 다해 감사드립니다. 두 분이 힘을 내어 애써주신 덕에 매력적인 영화가 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르네에게”라는 영화가 이 세상에 선 보일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주시고 지금 이 시간에도 애쓰고 계시는 Hug Itnl의 박상현 대표님과 박완 팀장님께도 깊은 감사의 인사 올립니다. 정말 진심입니다. 이렇게 진심으로 영화와 영화인을 사랑하는 분들과 첫 영화를 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고 생각하며 지내고 있는 요즘입니다.
만약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에 저의 영화를 보게 되시는 분들이 있다면 부탁 하나만 올리겠습니다.
마치 어떤 음식은 반드시 이렇게 먹어야 한다는 방법이 존재하는 것처럼 저희 영화는 이렇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저의 희망사항이 있습니다.
저는 저희 극 중 세진이 부르는 노래 가사가 시나리오의 빈 부분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인물의 감정 상태와 과거에 대한 서술, 영화의 주제 등이 설명되는 장치가 되었으면 하고 가사의 한 글자 한 문장 전부 예민하게 고르고 골라 배치했습니다.
흘러가는 노래의 무의미한 문장으로만 생각지 마시고 영화의 중요한 다이얼로그로 받아들여 주시면 조금은 영화의 주제와 인물의 감정선이 더욱 깊이감 있게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위 영상은 저희 영화의 트레일러입니다!!
저의 길고 지루한 영화 홍보글을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