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 화장품 수분크림 추천, 시타 SIITA
점심시간마다 용기를 낸다. 34도의 폭염에도 도시락 통을 가지고 가서 음식을 받아온다. 플라스틱 쓰레기 하나 줄여보겠다고 '용기내챌린지'에 참여하는 것이다. 동료들은 멋지다며 한 마디씩 거들지만, 단단한 투명 플라스틱 용기에 든 배달 음식을 먹는 5,6명의 동료들과 함께 식사를 할 때면, 많은 생각이 든다. 내가 용기낼 땐가? 기업이 용기 낸다면 정말 달라질 텐데.
수분크림을 전자레인지에 돌려본 적도 있다. 1분도 부족해 2분, 3분, 수분크림 제형이 완전히 녹아 수상한 냄새가 나고 물로 뚝뚝 흐를 때까지 전자레인지에 돌려야 했다. 이유는 '분리배출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였다. 펌프형 크림이었는데, 아무리 안쪽을 긁어내고 거꾸로 뒤집어 놓아도 용기 안쪽에 있는 크림을 씻어내기가 어려웠던 탓이다. 깨끗이 씻고 난 후에도 문제는 있었다. 펌프만 일반쓰레기로 버리면 될 줄 알았는데, 성분이 다른 2겹 플라스틱인 본체 역시 '플라스틱'으로 분리배출하기 어려웠다. 결국 나는 씩씩대며 화장품 자체를 일반쓰레기로 버려야 했다.
그런데, 사람들이 다 쓴 화장품 용기마저 가져가고 돈까지 돌려주는 회사가 있다. 화장품 기업 시타 SIITA다. 시타 수분크림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멸종·기후위기 미디어 뉴스펭귄 기사에서였다. 일회용컵 해결을 위해 한 기업이 나섰는데, 정체가 '화장품 기업'이라길래 눈이 갔다.
제로웨이스트 기업 시타(Siita)는 지난해 플라스틱 제품 완전분해를 실현한 국내 기업으로 생분해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유일한 시설 '루프 스테이션'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 IBT 등 외신은 환경문제 해결 패러다임을 제시한 시타를 '화장품계의 애플'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시타 관계자는 21일 뉴스펭귄에 "꼭 자사 화장품 용기가 아니더라도 시타 자체 시설에서 분해가 가능하다고 검증된 원료를 사용해 만든 생분해성 제품이라면 일회용컵이든 도시락 용기든 분해가 가능하다"면서 "해당 업체가 어떤 원료를 쓰느냐에 달렸겠지만 제작 단계에서의 기술적인 검토 이후 어떠한 용기라도 분해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식을 접한 일부 소비자는 시타 공식 SNS에 특정 기업 플라스틱을 분해해 달라는 요청을 보내는 등 큰 지지를 보내고 있다. 출처 : 뉴스펭귄(https://www.newspenguin.com)
게다가 화장품 용기가 아닌 일회용 컵까지 생분해할 수 있게 검토해보겠다니?
궁금했다. '화장품계의 애플'이라는 별명이 붙은 시타에 대해 더 살펴봤다.
화장품 회사 '시타(Siita)'는 사실 창업 초기, 한 연예인이 즐겨 찾는 시타 수분크림이라고 소문나며 입소문이 타기 시작한 '평범한' 화장품 회사였다. 그런데 판매량이 늘어날수록 플라스틱 쓰레기가 늘어나고 환경을 해친다는 우려에 따라, 2021년 3월 생산을 중단했다. 그리고 2021년 9월, 6개월 만에 생분해 시타 플라스틱 용기, 크림통 5개 모아 돌려보내면 크림 1개값(무려 18000원)을 적립해주는 수거 프로그램, 자체 생분해&퇴비화 시설과 함께 돌아왔다. 용기 제작과 생분해 기술까지 외부에 무료로 공개 중이다.
'생분해 플라스틱'은 사실 친환경보다는 그린워싱에 더 가깝게 느껴질 정도다. 생분해 플라스틱이나 비닐은 특정한 온도 등 조건이 잘 맞은 곳에서만 분해되는데, 6개월 내에 생분해가 가능할 수 있는 환경은 자연에서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생분해 플라스틱만 따로 수거하지도 않는다. 따라서 '생분해'라는 이름의 플라스틱, 비닐은 역시 일회용품의 하나로 소비되며 그저 매립지나 소각장으로 향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시타가 단순히 '생분해 플라스틱'에 '비건 화장품'을 담아 판매하는 회사였다면, 이렇게까지 감탄하진 않았을 것 같다. 시타는 '화장품계 애플'이라는 별명이 있다는데, 사실 '화장품계의 파타고니아' 정도가 더 잘 어울리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 만큼 환경과 기후위기 문제에 진심이다. 용기를 직접 수거하고, 수거를 장려하기 위해 적립금까지 주고 있는 시타의 여러 제도 사이에서 시타의 철학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종이 완충재라고 둘둘 감아 보내는 경우가 있는데, 시타 수분크림을 받아볼 땐 딱 필요한 정도로만 사용돼있어 좋았다. 당연히 종이 테이프, 종이 완충재, 종이 박스로 포장!
총 4가지 제품 시타 수분크림
daily facial cream, intensive facial cream, daily facial toner, daily facial cleanser.
여름에도 수분크림, 영양크림, 립밤을 달고 살 정도로 건조한 편이라서 토너 + 인텐시브 크림 조합이 짱 좋다. 시어버터가 들어있지 않은, 비건이라 확실히 순한 느낌이다. 요것만 바르면 하루종일 촉촉한 느낌! 화장품을 잘못 쓰거나 외부 자극이 있으면 여드름이 나는 편인데, 시타 수분크림은 비건 + 무자극 인증 제품이라 그런지, 오히려 트러블을 잠재우는 느낌이었다.
데일리 크림의 놀라운 보습력보다 더 멋진 일은 당신이 바다와 해양동물을 돕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생분해 플라스틱을 직접 분해해 쓰레기를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 게 왜 바다와 해양동물을 돕는 것이냐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