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이 많은 나라
영화 '사바하'에서는
이 세상을 구제할 미래의 부처 즉, 미륵이라고 할 만한 김제석이라는 인물이 나온다.
사바하란 불교에서 성취의 뜻으로 진언의 끝에 붙여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말로 기독교의 아멘과 비슷한 말이다.
영화에서 실제 티베트 예언가 네충쿠텐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 티베트의 대승 네충텐파가 한국을 방문하게 되면서 문제가 발생하다. 김제석을 만나 본 대승 네충텐파는 그에게
'당신은 진정한 미륵이지만, 당신이 태어난 지 100년이 된 시점에 당신을 죽일 존재가 당신의 고향에 태어나 그에 의해 당신은 죽게 된다.'
라고 예언을 한다. 그 예언에 김제석은 불안감을 느끼고 고아원에서 4명의 아이를 입양한다. 그들을 부처(자신)를 지키는 사천왕으로 교육하며 키운다. 그들은 미륵인 김제석을 지키는 것을 숙명으로 여기며 1999년에 김제석의 고향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사탄으로 몰아 죽인다.
격암유록 등 예언서에 의하면 말세에 정씨 성을 가진 구세주 정도령, 미륵이 나타나 이 세상을 구원한다는 예언들이 있다. 그러다 보니 수행을 하고 깨달음을 통해 어떤 능력을 부여받은 이들이 자신이 정도령이고 미륵이라는 사람들이 특히 우리나라에 많다.
능력이 있다한들 김제석과 같이 어떤 말에 흔들린다면 진정한 미륵이라고 할 수 있을까?
어떤 임무와 사명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하더라도 그들도 사람인지라 지속적으로 자신을 돌아보지 않는다면 그들 또한 예외가 없다. 아차 하는 순간에 길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을지도 모른다.
어떤 이는 정말 하늘의 뜻을 전하고 우리를 이끌어 줄 자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바른 길을 가는데 길잡이를 할 뿐 그들이 나 대신해주는 것은 아니다. 깨닫고 바른 길을 가는 것은 오로지 나 자신이고 내 몫이다. 우리보다 먼저 깨달은 선지식인으로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고 교육시켜주는 것이 그들의 할 일이고 그것이 진정한 종교이다.
빛을 가리키는 손이 있다면 우린 손을 보는 것이 아니라 빛을 봐야 한다. 그런데 자꾸 손을 보고, 손에 의지해, 손이 이끄는 대로 이리저리 끌려다닌다.
'내가 유일하게 선택받은 자'이고, '내 말만 따르면 구원받는다'라고 말하는 자는 진정한 인도자가 아니다. 진정 깨달은 자는 겸손과 존중이 기본으로 자리 잡게 되기 때문에 본인이 선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로 인해 저절로 인정받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