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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운용 Apr 17. 2024

(연작) 봄은 봄인가 보다

제비꽃 필 때,  수선화


제비꽃 필 때



이끼 낀 낡은 창틀아래

제비꽃 무리

얼마나 고운 지

꽃을 보며 눈을 씻는다


아침마다 지나치면서도

보이지 않았는데

비 그치고 난 뒤

으로 수를 놓았구나


보랏빛깔만 있는 줄 알았더니

하얀잎도 드문 드문

토끼풀 초록잎 사이로 

얼굴을 내밀고는


멀리 남쪽 하늘 너머로

제비도 날아올거라

고개를 흔드누나


제비꽃을 바라보며

무릎을 구부려본다


봄이 오니 널 만나고

제비가 물어다 줄

이름모를 꽃씨도 그리워지니

봄은 봄인가 보다

 

빗물이 흐르다만 유리창에

구불구불 빗물자욱 지우고

꽃을 그린다


제비꽃이 필 때면

봄볕이 좋구나



수선화


꽃말이 마지막 사랑일거야


노랗고 새하얀 꽃잎

입술을 글은

사월에 피는 꽃

수선화


열흘을 채 못 다 피고 

시들어 떨어지다

봄바람에 이리저리 날릴지라도


지금 이 봄날 잠시나마

가슴을 울리는 설레임에

사랑을 꿈꿀라치면

숲속으로 들어오라 웃는다


꽃말처럼 

봉오리가 밝그레 열리어 

빛이 좋을 때보다

시들어 떨어져가는 아쉬움에

눈길이 간다


그래

꽃피는 사월에 만나서 

수선화 가득한 꽃길을

한껏 걸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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