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여기에 있어
산을 넘는다.
동해바다로 가는 길
삼거리에서 갈라져
오른쪽으로는 한계령
왼쪽길은 미시령
바다로 가려면
필시 저 산 고개를 넘어야 한다.
들러야 할 곳
먼발치서 스치듯 뒤로 하고
센바람 몰아치는 가파른 고갯길
힘껏 악셀레이터를 밟으면서
힘겹게 오른 산마루에선
옷깃이 찟겨져 나갈 듯 거칠고 드센 바람이
몰인정하게 불어댔다.
눈조차 뜨기 힘들어도 피하지 않고 맞서서
건네다 보는 바위산
병풍같은 그 너머에
산성도 있었다.
시퍼렇게 날이 선 창검을 꽂고 수많은 군기를 펄럭이며
성난 병사들 바위산을 뒤흔드는 함성으로 기세를 올렸을 망국의 혼이 서린 곳
거대한 군진앞 우뚝 서서
구름처럼 몰려오는 적들을 향했던
열혈장수의 기백은
천년이 흐른 지금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다.
바위산 산돌림이 갑작스레 불어와
세차게 차창을 두둘겨대자
바람을 마주 한 젊은 장수가 산발이라도 만지듯
이리 저리 흩날리는 머리카락을 바로 세우고 부랴부랴 시동을 건다.
속살을 끄집어내고 파헤쳐 뚫어진
터널안에는 어둠이 가득하다.
동명항 포구의 등대불이 어둠을 가르고
광선처럼 빛나고 있다.
몸은 고단하다 해도
바다를 보고자
미시령 고개길을 넘는다.
아무도 아무것도
바다에 없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