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상을 해본 적이 없다. 아직도 너무 아기인 내 딸이 얼굴에 여드름이 듬성듬성 나고, "엄마 나 좀 내버려둬" 이런 말을 하는 그런 상상. 너무 먼 미래같아서 아예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한편으론 안일하게도 설마 내 자식에게 그런 날이 온다고? 이렇게 천사인데?
메이의 새빨간 거짓말? 포스터만 보고 동물이 거짓말하다가 몸뚱아리가 변하는 내용인줄 상상한건(피노키오에서 멈춘 상상력이지) 내가 아마도 너무 상상력이 부족한 인간이라서겠지
모범생 어린이 메이린(하지만 자긴 다컸다고 생각하는)이 엄마의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자신의 성장통을 겪는 내용. 메이린 덕에 메이린뿐아니라, 메이의 엄마와 엄마의 엄마까지도 여전히 성장통을 겪는 내용.
디즈니는 진짜 천재다. 사춘기는 지나가는 게 아니라 마음속 한곳에 간직하는 또다른 나라는 걸 팬더라는 메타포로 보여주는것. 어떻게 이런 상상을 하지.
감탄하는 건 둘째고, 문득 우리딸도 언젠가 나에게서 이렇게 성장통을 겪다가 독립하겠다고 생각하니까 왜이렇게 눈물이 나냐. 집에 와서 애 얼굴을 백번은 쓰다듬은거 같다. 좀만...천천히.......아니다....그래도 제때 자기만의 페이스로 그렇게 커야겠지. 너무 많이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