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의 강박에서 벗어는 법

by 서이

인생은 숫자다!

나이도, 학력도, 경제력도 모든게 숫자로 표현이 된다. 다다익선이라고, 많을수록 좋은 것 같다. 하지만 나이와 체중과 체지방은 높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러다보니 강박에 시달리게 되었다.


일주일, 이주일, 이제 삼주일째 나름의 갓생을 살아보니 매일 눈을 떠 인바디를 재고, 오늘은 몇그람이 빠졌는지, 체지방률은 얼마나 떨어졌는지를 확인한다. 무언가 먹을 때마다 기록을 해 몇 칼로리를 섭취했는지 따지며 하루 먹을 수 있는 한계를 정한다. 배가 고프더라도 이미 점심을 거하게 먹어 하루 칼로리를 모두 섭취했다면, 저녁은 아무것도 먹지 않은 채로 거른다.


그렇게 삼주째. 내 체중은 1kg이 빠졌으며, 체지방률은 그대로다. 무언가 잘못된 것이 틀림없다. 이정도로 안하던 운동을 하고 간식을 끊고 매일 하루 한끼 또는 한끼와 야식을 거하게 먹고 술을 들이키던 몸을 정상범주로 바꿔놨으면 뭐든 줄어야 하는게 아닌가?


하루 400칼로리를 채 먹지 않던 몸을 1200칼로리로 맞춰서 그런지, 유산소를 해도 별 효과없이 20분만 해서 그런지 몰라도 몸의 변화는 그대로다. 아, 물론 배는 조금 들어간 것 같은데 숫자는 그대로니 뭐가 뭔지 모르겠다.


결국 이렇게 갓생을 살아 내게 남은 것은 숫자 강박이다. 오늘은 꼭 1200칼로리만 먹어야지. 오늘은 단백질이 23g 모자라니 저녁엔 단백질바를 먹어야지. 점심에 짬뽕을 먹었으니 저녁엔 블루베리 한줌만 먹어야겠다. 매일 같이 인바디 체중계로 한번, 갤럭시워치로 한번, 헬스장에 가서 인바디를 한번 더 잰다. 그런다고 하루아침에 이 무거운 몸이 가벼워질리 없겠다만 나는 이미 강박에 시달리게 된 것이다.


사실 몸무게가 많이 나간다 한들 내가 건강하면 그만이고, 체지방률이 높으면 식단만 살짝 조정하면 될 일이다. 하지만 하루하루 수치로만 내 몸을 보고 있으니 이게 뭔가 싶은 생각이 든다. 아마 인바디 체중계의 기록을 보면 약 5년 전의 체중과 체지방률까지 기록이 되는데, 그때보다 몸무게는 15kg가, 체지방률은 10%가 더 상승해서 벌어진 일일 것이다. 나름 보는 사람마다 삐쩍 말라서 어떻게 사냐고 물어보던 내가 이제는 건장해지다 못해 아저씨 배처럼 배불뚝이가 되었으니 나 스스로 인정을 못하는 걸 수도 있다.


조금 더 건강하고자 시작했던 갓생인데 이렇게 숫자 하나에 일희일비하는 모습이 참으로 웃기다. 그냥 내가 단 1g이라도 사라지는게 싫어! 라고 생각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그렇게 건강해지는 것도 아닌 것 같고, 스트레스는 나름 더 쌓이는 것 같고 과연 이게 맞는 일인가?


그동안 많은 억압에서 벗어나고 인식이 달라졌다고 생각을 하지만 아직도 나는 코르셋을 차고 있는가보다. 내 배가 많이 나왔으면 어떻고, 팔뚝살이 두툼하면 어떨까. 물론 건강이 멀쩡하다는 전재하에 말이다. 그렇다면 나는 굴러다니는 돼지가 되어도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누가 뭐라고 해도 나는 나대로 살아갈 수 있을까? 내 신체에서 모두 관심 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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