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형들의 한 가지 노래
심보 버리기 이전에 마음 가지기
신(神)이 우리를 만들 때도 신과 비슷하게 만들었을까? 우리 인간이 만들어낸 것들에는 꼭 인간 무리와 닮은 속성을 숨겨놓았다. 이는 도형에서도 찾을 수 있다.
(그림 by 그라폴리오_보리꼬리)도형은 동그라미, 세모, 네모, 뿔, 기둥.. 등 모양이 가지각색이나 '도형'이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엮인다. 우리 사람들도 저마다 성향이 모두 다 다르지만 하나로 엮어보면 '우리'라는 이름으로 묶인다는 점에서 도형과 인간의 공통 속성을 찾을 수 있다.
내가 입원했었을 때 병동에서는 하루에 두 번씩 차(茶) 모임을 가졌었다.
모임 내용은 간단하다. 율무차, 대추차, 커피, 녹차 중 마시고 싶은 차 한 잔을 준비하여 차를 마시며 다 함께 노래를 부르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 준비된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대화를 같이 나누면 된다.
폐쇄병동 특성상 24시간 생활이 보호사나 간호사로부터 모니터링되어 기록되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탈출하고 싶다면 꾀 좀 내어 모든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는 좋은 것 같다.
한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성향이 제각기 다른만큼 좋아하는 노래도 다 다른데, "왜 그 노래를 좋아하세요?"라고 물으면 보통 "가사가 좋아서요"라고 얘기한다. 웃긴 건 노래 부르기를 마다하던 사람도 쭈뼛대던 사람도 한 가지 노래를 지정해서 누구 한 사람이 일어나 부르기 시작하면 다 같이 따라 부른다는 것인데, 한 노래 속에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성이 다 묻어 나온다는 것이다.
(그림 by 그라폴리오_키큰나무)한 노래 속 여러 사람의 가락 사이로 숨어든 수많은 이야기들은 결국 우리네 인생살이로 정리되는 듯했다.
그곳은 아팠다.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
사람들은 정신질환자라며 색안경을 쓰고 보기도 하지만 오히려 한 커플 열고 들어가 보면 맑고 깨끗한 사람들이었다. 소위 심보를 더럽게 쓴다는 범주에 넣을 사람이 적어도 그곳에는 없어 보였다.
우리가 버려야 할 것은 심보가 아닌 듯했다.
내가 생각하는 심보란 마음을 감춰두는 곳에 불과하다. (심보: 心 마음, 賲 보유하다, 감추다)
우리는 심보를 버리기 이전에 심보 속 마음을 가져야 한다. 심보만 가진 자는 인간에 불과하다. 사람이란 본디 마음을 지녀야 하는 것.
마음이 곧 사람의 기틀이 되기 때문이다.
이로써 또 한 번 나를 다진다.
늘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되겠다고.
가진 마음을 베풀 줄 아는 사람이 되겠다고.
이 마음 잃지 않게 해 달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