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 vs. 예술가의 의무

조용한 나에게 주는 오늘의 문장 80 - 막스 브로트

by 박소연
카프카의 유언을 이행하지 않는 것은 불의를 저지르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나는 그에게 가능한 가장 큰 봉사를 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I am doing Kafka no injustice in not carrying out his wishes. On the contrary, I am convinced that I am doing him the greatest possible service.
- 막스 브로트 (작가, 카프카의 유언 집행인)


카프카는 성공한 작가이자 가장 가까운 친구인 막스 브로트에게 두 통의 쪽지를 남겼습니다. 자신의 일기, 원고, 편지를 모두 태워달라는 단호한 내용이었습니다. 카프카는 자신의 글이 읽히지 않은 채 파기되기를 원했습니다. 카프카는 자신의 작품에 가치가 있다고 믿지 않았고, 그는 자신의 글쓰기를 실패한 투쟁으로 보았다고 합니다.


막스 브로트는 일찍이 카프카의 천재성을 알아보았고, 이미 카프카에게 “나를 유언 집행인으로 지명한다면, 나는 네 소원을 들어주지 않을 거야.”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브로트는 친구의 불안감보다는 예술에 대한 더 높은 의무가 있다고 믿었고, 1924년 카프카가 사망한 후 브로트는 즉시 편집을 시작했습니다.


브로트는 <심판>, <성>, <아메리카>를 독일어로 출간했지만 초기 판매는 저조했습니다. 그러나 윌라와 에드윈 뮤어 부부가 이 작품들을 영어로 번역하면서, 영국과 미국의 지식인들을 사로잡게 됩니다. 1939년 나치가 프라하를 점령했을 때, 브로트는 팔레스타인으로 도주하면서 가방에 카프카의 원고를 담아갔습니다. 대부분이 미출간 된 메모와 일기, 스케치였는데, 덕분에 이 원본은 안전할 수 있었습니다. 1945년 이후, 전쟁의 트라우마를 겪은 유럽은 카프카가 묘사한 죄책감과 관료주의가 소름 끼칠 정도로 정확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종종 윤리적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있습니다. 비교적 안전한 선택을 할 수도 있고, 논란을 일으키는 어려운 선택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욕망을 걷어내고 본질과 핵심을 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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