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1일 밤새 클럽에서 놀고 새벽에 들어왔지만, 우리는 새해 첫날을 집에만 있기 아쉬웠다. 그리하여 벤 스틸러 감독, 주연의 <월터 미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라는 영화를 보러 나갔다. 영화의 내용은 16년간 한 잡지사에서 사진 편집자로 일한 매우 평범한 노총각 ‘월터’이야기로, 그의 유일한 취미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그의 평범한 일상 속에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을 상상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었다. 영화는 잡지사 전체가 구조조정의 절박한 위기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를 다음 호 표지 사진을 작업하던 중 사라진 필름을 찾으러 떠나기로 결정하면서 관객의 심장을 뛰게 한다. 사실 우리 모두는 생각만하고 여러 가지 이유로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바로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다. 그렇기에 이 영화가 실행에 옮기지 못하거나 혹은 잊고 지냈던 수많은 꿈과 모험, 도전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함을 아주 잘 보여주고 있다. 보통의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일탈의 로망을 채워주는 짜릿한 경험을 하게 하는 영화였고 그야말로 새해벽두에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영화는 없을 만큼 굿 초이스였다! 나는 늘 새해를 맞이하면 습관적으로 올해하면 좋을 일, 하고 싶은 것들의 리스트를 작성하고, 해가 마감될 때 항상 그것을 했는지 안 했는지 비교하는 시간을 가졌었다. 계획만 거창하고 실행에 옮기지 않으면 안 되기에 그런 나에게 긴장감을 주기 위해 반드시 어느 정도 이뤄냈는지 체크하는 시간은 정말 나에게 중요했다.
아무튼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영화관을 나와 나는 올리비에에게 물었다. “월터처럼 당신 인생의 가장 큰 모험은 뭐였어? 그러자 그는 “아마도 2008년 한국에 간 것, 내 인생에서 단 한 번도 한국에 갈거란 생각은 해 보지 않았어” 라고 답하더니 곧이어, 그는 나에게도 똑 같은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나는 대답했다. “내 인생에서 가장 큰 모험은 ... 2012년부터 당신과 프랑스에서 사는 것” 이라고 답하자 작은 미소를 보이며 내게 다가와 입을 맞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