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적해서 떠난 콩국수학여행

슬플 때 먹는 콩국수 맛은...

by 콩국수박사

인생이 너무 안 풀린다

시킨 지 1시간 된 수타 콩국수면 같다

꼬불꼬불 얽히고설킨 데다가 팅팅 불어 덩어리 졌다

이런 중생을 불쌍히 여긴 친구가

근교 콩국수투어를 제안했다

히키코모리를 꼬드기는 방법을 정확히 알다니......





11시 10분에 가게 도착

(초보 블로거라

식당 입구 사진은 찍을 생각도 안 한다)


아무리 토요일이지만 점심시간은 한참 전인데

사람들이 좀 있었다

세상에 나 같은 콩미새가 이렇게 많나 싶다


아묻따 콩국수 2 주문하고 가게를 둘러보는데

신기한 버튼들이 눈에 들어왔다

인공지능을 남양주 콩국수집에서 마주하다니.....



금세 나왔다


묽은 게 싫어 호다닥 얼음 빼고 콩물 맛을 봤다


-콩맛 : 우수한 품질. 특별한 단맛이나 감칠맛은 없다


-점도 : 꽤 묽다


-간 : 적당 (매우 심심한 내 입에 간간하게 잘 맞는 정도)


-토핑 : 오이 조금, 방울토마토 한 알, 국물 속에 숨겨진 잣 두 알?


-면 : 노란색(쫄면st.) 중면 굵기. 찰기 적당한 공장면 (친구는 라멘면 같단다).


-양 : 면도 국물도 적당히 많다


-반찬 : 보리물, 훌륭한 열무김치(단맛보단 짠맛이 강했다), 달달한 볶은 김치, 수제맛손두부!!


-가격 : 8천 원


-특징 1 : 오이 토핑은 보통 국물 맛을 헤치는 데 그러지 않은 점이 신기했다. 애초에 워낙 묽어서 그런 듯하다


-특징 2 : 갈린 콩이 그릇 바닥에 좀 가라앉아 있다. 잘 섞어 먹으면 조금 더 되직한 맛을 살릴 수 있을 것도 같다


-특징 3 : 다 먹고 난 후에 목에 껄끄러운 콩맛이 남지 않았다



-특징 4 : 거뭇한 것들이 조금씩 있는데 가게 직원께 여쭈니 콩눈이라고 한다


-기타 : 식당 내부 퍽 널찍. 주차장도 널찍. 위생 준수. 청국장, 돈가스 등 여러 메뉴 구비. 친절도 준수. (오브코스 친구돈친구산)


슬플 때 먹은 콩국수 맛은,


좋았다

(만병통치약인가 싶다)

슬픔을 나눌 친구가 있다는 게 감사했다

1분 1초도 내 거라면 아까운 게 인지상정이다

그럼에도 친구는 시간과 돈과 에너지를 건네며

인류애를 몸소 증명했다

사회에선 마이너스인 나도 누군가에게는 기본값을 넘어선 인류가 될 수 있을까

깊고 걸쭉한 콩물 같은 엑기스가 되고 싶다


-콩국수로 배우는 인생의 맛

첫 콩국수학여행 수기-


*총평 : 평범하지만 괜찮은 콩국수. 묽어서 아쉽다. 가성비 동네 식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