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봄, 나는 화려한 미디어 업계에서의 23년간의 직장생활을 접고 두 아이의 곁으로 돌아왔다.
사춘기 아들의 하루 저녁 반란을 통해, 신은 내 인생의 우선순위를 보여주었고, 그로부터 한 달 후, 나는 사직서를 제출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휴식 같은 시간이 좋았지만, 오래지 않아 상실감이 생겨났다. 내 존재가 지워져 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미 ‘엄마가 있는 삶’에 익숙해진 아이들을 두고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는 건 내키지가 않았다.
세계적인 미디어 회사 중국지사에서 중국인들과 일하던 경험, 화려한 잡지사 CEO로서의 경험을 책으로 내보라는 권유도 받았다. 그러나 그 이야기가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누구이며, 나는 세상에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까?
아이라는 퍼즐
큰 아이는 어릴 적부터 창의적이고 개성이 강한 편이었다. 좋아하는 일은, 하루 종일 배가 고픈지도 모르고 몰두했지만, 남이 시키는 일을 하는 건 영 내켜하지 않았다.
일기 쓰기 숙제가 있으면, 일기장을 펴 놓고 자신의 이야기가 정리될 때까지 돌아다니며 놀다가, 밤 시간 졸음이 밀려올 때가 돼 서야 조금씩 써나가기 시작했다. 기다리다 지친 나머지 불러주는 대로 쓰라고 하면, 그건 내 일기가 아니라며 울며불며 난리도 아니었다.
남다른 ‘창조 의지(?)’를 가진 아이가 행복할 수 있게,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다. 적성을 찾는다고 해도, 결국 성공을 위해서는 오랜 시간 집중하고 노력하며 버텨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이 아이가 열정을 갖게 할 수 있을지 고민이었다.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면서요?
2010년 2월, 친정아버지께서 뒤로 넘어지시며, 3.4번 경추가 골절되는 끔찍한 사고를 당하셨다. 그 이후 11년이란 세월을, 전신마비 장애인으로 몸을 거의 움직이지 못하고 누워서 생활하신다. 엄마는 그 아버지를 위해, 두 사람 이상의 몫을 살아내야 하는 힘든 삶을 버텨내고 계신다.
평생 법과 원칙을 지키시며 고지식하게 살아오신 아버지, 8남매 집안의 맏며느리로, 30년 넘게 시부모 잘 모시고, 자식, 형제들에게도 책임을 다 해오신 어머니에게, 인생 노년의 청천벽력은 신의 존재를 의심케 할 정도로 가혹했다.
착하게 살면 복을 받고, 죄가 있어 벌을 받는다고 하지 않았나? 왜 착하게 사신 우리 부모님께 이런 결말이 있어야 한다는 말인가?
질문이 생겼다. 경험해보지 못한 에너지가 생겼다.
나는 누구이며? 어떤 길을 가야 하고, 그 길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인생이란 여정에서 왜 신은 우리를 멈춰 세우며, 때로는 막다른 골목에 우리를 던져 놓는 걸까?
질문이 생기고 나니, 매일의 삶의 변화가 생겼다. 아침 일어날 때도, 사람을 만나 대화할 때도, 심지어 설거지를 하거나 빨래를 널면서도, 그 문제를 생각하고 있었다. 주제를 검색하여 찾아낸 책들을 읽고 또 읽었다. 힌트를 줄 만한 신문기사나 동영상도 보고, 강의도 열심히 찾아다녔다. 그렇게 3년이 흘렀다.
답을 찾았냐고? 어떤 답은 찾았고, 또 어떤 답은 실마리를 풀어갈 시작점을 찾은 것도 있다. 그런데 왜 이 설익은 열매를 벌써 꺼내려고 하는가? 그 이유는 내가 얻은 답 그 자체보다, 답을 구하는 과정에서 얻은 ‘행복’이란 열매가 너무나 귀하고 달콤하기 때문이다.
내가 있는 곳에서 책임을 다하며, 일상의 단조로운 일들을 반복하는 과정을 통해, 몸과 마음이 단련되었다. 책을 읽고 공부하면서 나와 내 주변, 그리고 지금까지의 모든 경험들의 의미를 되새기니, 시간이 흐르면서 모든 조각들이 마치 퍼즐처럼 하나의 그림을 만들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는 나를 멈춰 서게 한 막다른 골목이, 내가 서둘러 도망쳐야 할 장소가 아닌, 오히려 나를 가장 눈부시게 해주는 ‘신이 심혈을 기울여 고안해낸 마법의 장치’였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 과정을 통해, 나와 내 주변을 더 사랑하게 되었고,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가려낼 수 있는 지혜가 생겼다. 이전에는 없었던 여유와 에너지가 생겨났다. 내 이야기를 하고 싶어 졌다.
‘자신만의 고유한 빛’을 이야기하는 스토리텔러
40대 후반, 예기치 않게 다다른 막다른 골목에서, 나는 그 어느 때보다 눈부시게 빛나는 나와 만났다. 지천명(知天命)의 나이를 바로 앞둔 지금, 나는 내가 진정하고 싶은 일, 나이기에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그 일들로 세상을 좀 더 밝게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되는 일을 찾았다.
그 일은 바로 ‘자신만의 고유한 빛’이란 주제를 이야기하는 스토리텔러이다.
내가 찾아낸 이야기가, 아이를 어떻게 키울지 걱정인 부모,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하나 고민하는 청년들과 직장인, 은퇴를 앞두고 인생 2막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함을 느끼는 중. 장년의 사람들에게 ‘자신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줄 수 있다면 정말 멋질 것 같다.
세상 사람들은 한정판에도 열광한다. 한정판 정도가 아닌, ‘세상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나’라는 눈부신 마스터 피스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여정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부터 지난 3년간의 ‘나를 찾는 여정을 통해 내게 깨달음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온 그 이야기’의 두루마리를 펼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