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유일한 탁월함으로 승부한다!
중국 보그에서 일할 때, 컨데나스트 본사 회장님을 위해, 중국시장 관련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만들곤 했다. 그 때마다, 리뷰를 해주던 영국인 아시아 지사장은 폰트와 컬러 하나하나 작은 부분까지도 심혈을 기울이도록 주문하곤 했다. ‘충분한 것(Good enough)으로는 모자라다. 세계 최고의 매체로서, 늘 탁월함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럴 때 마다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생각할 때도 있었지만, 인상적인 자료들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었다. 그리고 좋은 평가를 받으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이제는 SNS와 동영상 매체로 세계가 하나인 시대가 됐다. 소비자의 눈높이는 이미 전 세계가 글로벌 최고 수준에 맞춰져 있다. 그 전에는 동네에서 1등, 한국에서 1등이면 충분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동네서 잘 되기 위해서도 Good enough is not enough! 충분한 것만으로는 모자란 시대이다.
코로나로 모두가 패닉 해 있을 때, 혹자는 ‘자영업자 종말의 시대’를 논했지만, 1년 가까이 지나 뚜껑을 열어보면, 빈익빈 부익부의 현상이 눈에 보인다. 여기서 부자는 “진짜”다. 진짜만 살아남는 분위기이다. 맛있는 집, 청결한 집, 가성비가 좋은 집들이다. 오히려 배달 포장이 늘면서 매장이 작아도 줄을 서고, 평소보다 일찍 문을 닫으며 “죄송합니다. 오늘은 재료가 떨어져 영업을 종료합니다.”라는 간판을 내 걸기도 한다.
일본에 가서 보면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진데, 맛집으로 알려진 집에 줄서는 게 보통 2시간. 그저 일본인들은 인내심이 많아 그렇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 우리나라에도 맛집이나 핫플레이스 앞에는 어김없이 긴 줄이 늘어서 있다.
‘생활의 달인’ 같은 맛집을 소개하는 TV프로그램을 보거나, 실제 맛집 사장님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게 있다. ‘꼭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다. 김밥 속 밥에 넣을 식초를 만들기 위해 감과 콩을 발효시켜 2년을 숙성시킨다는 김밥집, 프랑스제 고급 밀가루와 버터를 넣어 만드는 와플 등 줄서기를 하는 집은 재료 하나하나를 준비하기 위해 거의 ‘성스러울’ 정도의 정성을 들여 준비를 한다.
왜 그렇게까지 열심히 하는 가를 물으면, 언제나 '좋아서 시작했다'는 답이 돌아온다. 처음부터 돈 벌기가 목적인 경우는 드물다. 그도 그럴 것이, 최고의 맛을 내기 위해서는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많은 시간이 들고, 사업에서 시간은 곧 돈이기 때문이다. 부모와 자식이 대를 이어 같은 일을 하고 있는 경우라면, 이 시행착오로 인한 시간을 버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값진 것이기도 하다.
그저 좋아서 또는 사람들에게 좋은 것을 먹이겠다는 일념으로, 자신의 일에 몰두하다 보면, 흉내낼 수 없는 ‘탁월한’ 음식이 만들어지고, 몫 좋은 곳에 있는 넓은 매장이 아니어도, 맛있는 것을 먹기 위해 먼 곳까지 찾아오고, 줄서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요즘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것이다.
단지, 요식업만이 아니다. 코로나 이후 언택트 시대에 사람들은 집에 앉아 교육, 문화, 심지어 종교활동까지, 여러가지 다양한 서비스를 찾게 되었다. 이제는 미국 유수 대학의 강의도 세계적인 옥션하우스의 예술품 경매도 집에 앉아 온라인으로 얼마든지 접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한마디로 어느 나라에 있건 무슨일을 하건 ‘탁월함을 가진 진짜’만이 살아 남는 시대가 된 것이다. 대신 오프라인에서는 디지털이 줄 수 없는 아나로그적인 감성과 가장 인간적인 인간미를 지닌 제품과 서비스들이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 일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매일매일의 힘든 시간을 견디고 나면, 진짜가 되고, 그러면 진짜를 찾는 사람들의 사랑을 얻게 됨은 진리일 듯하다. 이것이 앞으로 우리 모두가 가져야 할 삶의 자세이며 아이들을 교육시켜야 할 방향이라는 생각이 든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성공 전략을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굳이 어려운 책이나 비싼 세미나를 찾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이 시대 최고의 스토리텔러들인 트로트 가수들의 유행곡에 이미 답이 나와 있기 때문이다. 나훈아님의 <테스형>을 들으며 자신이 어떤 사람이며 어떤 것들에 열정을 가지고 있는 지 고민하고, 김연자님의 <아포르파티>를 들으며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어려운 순간을 견디면 영탁님의 <찐이야>를 찾는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것. 그 이상의 답은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