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두 번째 방문한 청주의 숨겨진 디저트 카페

사랑스런 생명체와 함께한 순간은 참 선명하다

by 소 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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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년 전쯤 한 번 방문했던 이곳을 오랜만에 다시 찾았다. 이번에는 해 질 무렵, 동동이와 함께였다. 평소엔 카페인을 잘 못 마시는 편이라 오전에 카페에 가는 걸 더 선호하지만, 오늘은 동동이와의 산책 겸 조용한 저녁 시간에 방문했다.

카페 이름처럼, 시골길을 따라가다 보면 마주할 수 있는 공간이다. 전원주택을 개조해서 만든 디자인에, 밝은 우드 인테리어와 정면으로 들어오는 햇살로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을 오래도록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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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 후 카페로 들어가자마자 한적하고 조용한 정원 테라스가 먼저 맞이해 준다. 엄청 커다란 규모는 아니지만, 직사각형 형태의 분수와 아기자기한 야외 좌석이 있는 이 공간은, 그 자체로 기분을 환기시켜 줬다.

실내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쇼케이스에 정갈하게 진열된 케이크들이 눈을 사로잡는다. 하나하나 다 먹어 보고 싶은 그런 개인 카페 만의 비쥬얼. 옆쪽으로는 샌드위치를 포함한 직접 구운 베이커리들이 샘플 형태로 전시되어 있다. 사실 이 점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대부분 요즘 베이커리 카페에서는 오픈형으로 빵을 두는 경우가 많은데, 시각적으로는 참 좋지만 위생적으로는.. 그렇게 선호하지 않는다. 여기는 이와 달리 샘플을 보고 주문하면 실제 제품은 따로 보관된 곳에서 꺼내주는 구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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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구경하고 사진을 찍다가 주문을 마쳤다. 저녁 날씨가 선선해 야외 좌석에 앉기 딱 좋았다. 나는 얼그레이 체리 케이크와 자몽에이드를 주문했는데, 자몽에이드를 한 입 마시는 순간 ‘앗.. 이곳은 맛집인 게 분명하다!라고 확신했다. 아니나 다를까, 케이크도 달지 않은 부드러움에 쑥쑥 들어갔다. 저녁노을, 맛있는 디저트 그리고 동동이와 함께라니.. 그야말로 완벽했다. 동동이는 이 날따라 다른 사람들의 사랑을 유난히 듬뿍 받았다. 평소 사람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고 겁이 많은데, 낯선 사람을 따라가 보기도 하고, 아이들이 만질 때에는 가만히 있기도 했다. 그저 사랑스러운 생명체. 귀엽다고 말하기도 입 아플 지경이다.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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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공간에 대한 기억은 그곳에서 누구와,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떤 감정을 쌓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기대에 충족하는 맛, 조용한 분위기, 사랑스러운 동행까지. 이곳에 대한 내 기억은 두고두고 따뜻하게 남을 것 같다.

참고로 이 글을 쓰는 오늘, 바로 그다음 날인데… 다시 갈 생각이다. 테라스 좌석에 앉아 정면의 분수와 모던한 주택을 바라보며 조용히 앉아 있으면, 시간이 참 느리게 흘러간다. 언젠가 이곳에 들르게 된다면, 잠깐의 바쁜 일상들을 멈춰두고 일부러 멍을 때리고 대화를 나누며 쉬어갔으면 한다. 보다 더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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