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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hyun Dec 29. 2023

맥락을 읽는 안목의 소비자

#일상의 화보화 #브랜드에 대한 능동적 이해 #라이프스타일 편집샵의 등장


상품은 누군가의 삶 속에서 그 역할을 다하며
종합적인 정보로 우리에게 전달됩니다.

그렇게 우리는 제품의 일상 속 맥락을 읽는 눈을 가진 소비자가 되었습니다.


# 일상의 화보화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를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몇 장의 사진, 영상을 찍을까요? 간단한 토스트로 해결하는 아침식사, 안 꾸민 듯 차려입은 출근룩, 직원들과 함께하는 점심회식, 퇴근길 노을, 퇴근 후 오롯이 나만을 위한 시간 등. 핸드폰의 대부분의 용량은 하루하루의 기록으로 가득 차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인스타그램,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을 통해 우리는 이를 타인과 공유하며, 반대로 타인의 일상을 궁금해합니다.


사진, 영상, 숏폼, 스토어 등 콘텐츠의 모든 형태를 담고 있는 인스타그램 ©Instagram


이처럼 개개인의 삶의 모습은 이미지나 영상으로 화보화되어 타인에게 공유되며, 다양한 플랫폼의 탄생은 점점 그 확산의 속도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상 콘텐츠 확산을 통한 이미지 커뮤니케이션은 소비자들의 시각적 감각을 아주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려놓았습니다.


# 브랜드에 대한 능동적 이해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처음엔 스토리를 이해하고 다음 회차로 갈수록 세세한 디테일을 보게 되듯, 우리도 타인이 하루를 보내는 방식을 보는 것을 넘어 그들이 쓰는 가구, 소품, 패션, 화장품 등 아이템들을 궁금해하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가 매일 아침을 모닝커피로 시작한다는 것에 대한 공감을 넘어, 어떤 원두를 무슨 기계로 추출하였는지까지로 관심이 확장된 것입니다.


정보 공유의 장이 되는 플랫폼의 댓글창


이러한 정보공유 형태의 확장은 우리가 어떠한 정보를 얻을 때 포털사이트가 아닌 인스타나 유튜브 창을 켜는 것을 자연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매스 미디어 광고 같은 브랜드의 일방적 정보 전달이 아닌, 제품이 본인 역할을 다하며 누군가의 삶에 녹아있는 모습을 발견하며 자발적인 접근을 통해 능동적으로 브랜드를 이해하게 됩니다.


이는 제품과 아무 연관 없는 유명 연예인이 던지는 광고카피 한마디로 소비자의 마음을 살 수 있는 시대는 끝을 향해 가고 있음을 확고히 합니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대중매체를 통해 전달되는 브랜드의 목소리를 무지성으로 따르지 않고, 본인만의 기준으로 판단하고 그에 맞는 정보들을 선택적으로 찾아냅니다.


유명 연예인이 등장하지 않고 다양한 삶의 모습을 담은 뉴모닝 광고 ©KIA


# 라이프스타일 편집샵의 등장

이런 소비자들의 움직임에 맞춰 탄생한 시장의 형태가 바로 편집샵입니다. 그것도 기존엔 그냥 편집샵이라 불렸던 것들이 이제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샵이라는 이름으로 진화하였습니다.


소비자들은 매의 눈으로 제품을 파악해 내지만, 모든 것에 대해 날을 세운 감각으로 접근하기란 너무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감각적으로 뛰어남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시장의 수많은 제품들 중 그들의 눈에 띄는 브랜드의 제품들을 고르고 골라 매장에 담아냅니다.


디자인과 아트, 크래프트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공간을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샵 ⓒHPIX


시장의 흐름에 발맞춰 좋은 제품을 모으고, 브랜드를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했던 편집샵들은 이에 한 걸음 더 나아가 주제, 특징을 가진 큐레이션을 선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혹은 이런 큐레이션은 감각 있는 소비자에 의해 직접 형성되기도 합니다.


29cm에서 새롭게 선보인 프리미엄 리빙 셀렉샵 TTRS ©29cm
오늘의집 커뮤니티 페이지 '집들이'를 통해 소개하는 자신의 공간 및 아이템 ⓒ오늘의집 / MUULI



취향 좋은 사람

누군가가 올린 이미지와 영상 속 제품들이 최적의 선택들로 가득하면 우리는 그를 취향 좋은 사람이라고 부릅니다. 지금의 시장은 브랜드가 직접적으로 던지는 이야기보다 이 브랜드를 선택해서 사용하는 취향 좋은 전달자에게 많은 집중이 쏠리고 있습니다. 그들은 맹목적 브랜드 선택이 아닌, 그들이 추구하는 삶의 모습을 기준으로 그에 부합하는 브랜드를 탁월하게 발굴해내기에 소비자들의 더 많은 공감을 사게됩니다.


이는 어떠한 브랜드 혹은 제품이 시장에 독단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우리의 일상에 조화롭게 녹아들어 스스로가 그리는 이상적인 삶의 모습을 만들어줄 수 있는지에 대한 전체적 맥락을 고려하고 읽어내는 똑똑한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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