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인터뷰와 환전과 출국 준비
서류 준비는 꽤 빠르게 진행했다. 어드미션이 일찍 나온 편이라, 3월에는 학교로부터 I-20을 받을 수 있었고, I-20이 나오자마자 바로 SEVIS 처리 웹사이트에 가서 fee을 납부했다. 이때가 탄핵 시국이라 환율이 하루가 다르게 날라다녔는데, fee 납부하기 전 한 1주일 가량 환율 증감 추이를 보다가 제일 낮아진 것 같은 날 냉큼 결제했다. 그러나 다음 주에 바로 저점을 돌파해 매우 아쉬웠다.
2025 기준 유학을 위해 필요한 서류는 여권과 I-20, SEVIS, DS-160 이렇게다.
우선 나는 매우 운이 좋은 편이었으며 부디 일찍 예약하기를 바란다.
I-20, SEVIS, DS-160은 진작 만들어 놓았는데, 게으른 나머지 인터뷰 예약을 미뤄왔었다. 5월 1일 쯤에 예약을 시도했는데, 5월 전체에서 비자 면접이 5/16일과 5/30일 이렇게 딱 2 시간대 남아있었다. 가장 빠른 시간인 5/16 8:15으로 예약한 뒤, 30분 전인 7시 45분에 도착하는 걸 목표로 했느나, 광화문역의 물품보관함이 “또타라커”라는 이상한 어플로만 열 수 있도록 변경되는 통에 어플 설치하고 짐을 밑기느라 약 8시 정도부터 줄을 설 수 있었다.
서울은 젊은 세대만 공공시설을 사용한다는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물품보관함마저도 전용 어플을 통해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 분명 중, 노년층은 소외될 텐데 말이다.
비자 인터뷰 후기를 보면 반입 금지 물품에 걸릴까 봐 휴대폰과 지갑만 들고 가라는 글을 심심찮게 보실 수 있었으나, 나는 이후 바로 출근을 해야 했기에 비자 인터뷰에 가방을 들고 갈 수밖에 없었다. 결국 물품보관함에 맡겼으나, 막상 대사관에 가보니 가방을 들고 온 사람들은 꽤 많았다. 반입금지 물품만 들어간 게 아니라면 가방 자체는 괜찮은 것 같다.
풀펀딩 박사과정생은 어지간하면 다 비자를 준다는 후기를 들었기에 마음을 조금 편히 먹고 갔으나, 생각보다 인터뷰가 더 짧았다.
물어본 질문으로는
1. 왜 박사를 하려 하냐 (연구 하고 싶은데 연구하려면 박사가 꼭 필요하다)
2. 유학 자금은 어디서 낼거냐 (i20 보면 학교가 내준다)
3. 긴가민가한데 학부 학교를 물어봤던 거 같다.
이게 끝이었다.
딱 1주일 후에 비자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비자를 가지러 갔다. 그리고 앞서 내가 매우 운이 좋았다는 말이 무슨 뜻이냐면… 수령 1주일 뒤 학생 비자 발급이 멈췄다. 말 그대로 막차를 탄 거다. 유학 준비를 하며 이 글을 읽고있는 사람이 있다면, 비자 신청을 미리미리 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여담으로, 계엄 직후 입시를 치르고 무정부 상태에서 비자를 받은 사람으로서 토요일 시위 참가와 같은 한국 정치 성향에 따라 비자 발급이 안 될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비자 인터뷰에는 그런 류의 질문이 전혀 없었으며, 대사관 측은 남의 나라 정치 성향에 관심이 없어 보였다. 비자 발급에 문제가 없는 것 같다. 물론 이건 내가 내 개인 sns에 사진을 올리지 않아서 그런 걸수도 있다. 혹시 걱정하는 사람이 있을까봐 기록을 남긴다.
대한민국에게 매우 롤러코스터같았던 6월이 지나자, 환율안정기가 찾아왔다. 7월 중 우리은행 환전주머니를 통해 한국 돈 100만원 정도를 미화 730달러로 환전했다.
100달러 1장, 20달러 20장, 10달러 31장, 1달러 20장으로 바꿨다. 비록 비자 카드를 하나 들고 가긴 하지만, 미국 계좌가 열리기 전까지 저게 내 수중의 모든 현금일 것 같다. 미국에서 월급을 받을 수 있는 계좌를 열기 위해선 ssn 발급 때까지 기다려야 하므로 약 두 달 정도 저걸로 버텨야 한다. 따라서 출국 직전, 한 50만원 정도만 더 가져갈까 고민 중이다.
준비물은 I-20과 신분증, 목적은 유학 자금. 이걸 지정해 놓아야 해외 송금이 가능하단다. 나 같은 경우, 유학 전 일을 하며 약 2000만원 정도를 모았는데, 이 중 비행기표와 이동비로 100 정도를 제하고 1900만원으로 초기 정착금을 쓰기로 했다. 미국 계좌 생성 후 이를 송금하기 위해 내 (전) 월급통장으로 지정했다.
그거 아는가? 집 주소 확보도 서류다.
나는 집 주소 확보가 단순히 거주공간 확보라고 생각했다. 아니다. 거주지 주소가 있어야 진행 가능한 여러 서류 작업이 있다. 물론 미국 비자 신청서에 학교 주소를 쓰거나, 입국심사 서류에 짐시 머물 호텔 이름만 써도 되는 것처럼 다르게 우회할 수 있긴 하지만, 거주지를 구해 놓으면 모든 게 훨씬 편해진다.
따라서 나는 학교 하우징에 5월부터 2주 간격으로 메일 공격을 하며 대학원생용 하우징 신청 폼이 언제 욜리냐고 물어보았고, 열리자마자 신청을 해 6월에 드디어 집주소 확보를 할 수 있었다.
내가 가게 될 대학교는 대학원생 기숙사 우선권이 없는 것 같았다. 학교 기숙사 예약 홈페이지에는 대학원생은 off campus housing 을 추천하며, 하우징이 제한되어 있으니 꼭 캠퍼스에서 살고 싶으면 6월에 다시 본 페이지에 방문하라고 되어 있었고, 이 화면은 6월 내내 바뀌지 않았다. 나는 6월 중순까지 기다리다가 결국 메일을 보냈는데, 내가 목표로 했던 1 순위 기숙사는 이미 다 찼다는 연락을 받았다. 여전히 홈페이지에는 하우징 폼이 아직 열리지 않았다는 창이 띄워진 상태였다.
결국 2순위 기숙사에 들어가게 되었다. 여기서의 교훈은? 얘네 일처리 못하니까 긴가민가하면 메일부터 보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