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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는여자 Oct 08. 2024

인도어해프닝

인도어를 배운다고? 책과 함께

어느 날, 아이가 학교 가정통신문을 가져왔다. 통신문의 제목은 "인도어 체험 안내'.

나는 제목을 보고는  '갑자기 인도어를 왜 배우는 거지? 인도여행이 계획되어 있는데 잘됐네'라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하지만 가만히 살펴보니 그 인도어가 그 인도어가 아니었다.


 실내골프연습장과 대조되는 인도어 골프연습장 체험을 간다는 뜻이었다. 골프를 치지 않는 나에게 인도어라는 개념은 언어로서의 '인도어' 만이 내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아는 것이 문해력을 높이는 힘이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이러한 오해를 관계에 대입했을 때 내가 한 말을 내가 의도한 대로 상대방이 이해를 못 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언어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광활한 세상에서 더 많이 보기 위해서는 알아야 하고, 더 많이 경험해야 하고 그것이 부족하다면 잘 소통하기 위해 질문하고 교감해야 다.  또한 상호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서 내가 전달한 의도가 상대의 앎과 세계관에 따라 다르게 전달될 수 있음도 알아야 한다.

 이것을  앎은 지식을 넘어  '사람이 더해서' 만들어지는 지혜가 필요함이다.


 수능시험을 치를 때 배경지식을 알고 글을 읽으면 상대가 의도한 바를 잘 파악할 수 있다.

 '읽음'은 사람의 글과 다른 사람의 읽음의 만남이다.  또한 '대화'는 사람의 말과  다른 사람의 말의 만남이며, '문자나 서신'은 사람의 글과 다른 사람의 글의 만남이다. 모든 만남에는  중간에 그것을 하는,  사람이 끼는 틈이 있다.

이렇듯 사람의 지식과 지혜는 모든 만남을 풍요롭게 한다.  

 그리고 사람의 지식과 지혜는 말의 본질에 더 가까이 다가가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식을 토대로 한 나의 경험과 철학 그리고 시간이 더해진 지혜는 대화의 본질을 찾게 하고 이는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


 더 나아가 말의 본질에 가까워지면 삶의 본질에도 가까워진다. 본질을 아는 삶을 살기 위해서도 지혜가 필요하다. 말은 수단일 뿐이고, 본질은 그 말을 뱉은 사람만이 알고 있다. 언어,   자체는 피상일뿐이다.

언어는 대상과 대상을 연결하는 매개체이고,  틀일 뿐이기 때문에 이로서 대상과 대상이 직접 만날 수는 없다.

그 매개체의 대표적인 것이  우리가 좋아하는 책이다.

책의 첫 만남에 감격하고,

아름다운 인사말에 기꺼이 몰입할 준비를 하고,

저자의 마음을 느낌에 감동한다.

가끔 사기 치는 책도 있고, 처음은 좋고 끝은 실망인 책도 있다. 또한 처음은 별로이지만 끝에 가서 찐한 감동을 선물하는 책도 있다.

 하지만 모든책은 한사람 한사람이 소중하듯,  가치있고 소중하다.


 책은  사람이다. 책은 그 매개체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 썼다. 얼굴을 보지 않고 그 사람이 느껴진다. 실망도, 감동도 각양각색의 감정을 상처 없이 전해주는 아름다운 책도 있고, 가끔은 읽기 힘든 책을 만나기도 한다.

직접 만날 수는 없지만 책을 읽으며 느끼는 모든 감정은 그 수단이 주는 풍요이고, 지혜가 주는 선물이다.


 인도어가 그 인도어가 아닌것을 소통을 통해 또는 살핌을 통해 알게 되는 것처럼, 책 또한 그 책을  읽음으로써 그 책을 쓴 사람을 그리고 그것을 읽고 있는 나를 알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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